오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으로 폭등한 집값과 전세값을 안정시켰다는 것을 들었다네요.
이 정부가 집값과 전세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그런 뜬금없기 짝이 없는 자랑을 늘어놓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 이 정부가 해온 언동은 집값과 전세값 안정과는 반대되는 방향 아니었나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대폭 줄여 계속 다주택상태를 유지해도 되게 만들어 줬다든가, 투기를 억제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시킨다는 등의 조처 말입니다.

내가 늘 말하는 거지만, 투기수요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때는 백약이 무효인 경우가 많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후반기 3년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구요.
그래서 사상 초유의 주택가격 상승이 일어났고 그 결과 정권까지 잃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주택시장의 사이클도 언제나 정점에 머물 수는 없고 주택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꺼질 줄 모르고 불붙던 투기수요도 주춤하게 되는 법입니다.
내 생각으로는 윤 대통령의 취임 직전이 바로 정점에서 내려와 아래쪽으로 하락이 시작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MB정부 초기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고, 따라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주택가격이 주춤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급격한 금리 상승까지 일어나 갭투자를 통한 주택투기가 더 이상 수지맞는 장사가 아니게 되는 상황 변화까지 일어났습니다.
이 금리 상승은 윤석열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취한 조처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요약해 말하자면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세의 진정은 시장이 정점을 찍었고 금리 상승까지 일어나 생긴 결과일 뿐입니다.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 게 뻔한데 이걸 자신의 치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보기에 이 정부가 제일 능사로 하는 일은 'MB 정부 따라하기'입니다.
부자감세며 부동산 규제 완화 등 MB 정부가 했던 일을 그대로 따라만 하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따져보면 MB 정부 5년은 결코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MB 정부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판에 맹목적인 따라하기를 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네요.

여러분이 잘 기억하시겠지만, 부동산 경기가 조금 식어가는 기세가 보이자 MB 정부는 곧바로 투기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들을 완화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자신이 약속한 7% 성장률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겠지요.
긴 안목에서 보면 주택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지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급함을 참지 못하고 근시안적인 대응을 했던 것이지요.

MB 정부에 이은 박근혜 정부도 계속 주택투기를 부추기는 기조로 일관했습니다.
갭투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대문을 활짝 열어줘 전국을 투기판으로 만든 '임대사업등록제'를 도입한 것도 바로 그때였구요.
최근의 주택가격 폭등의 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바로 이 MB-박근혜 정부의 주택투기 조장정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주택투기를 하라고 부채질을 해댔어도 주택가격은 상당 기간 동안 안정세를 유지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정책은 시차(time lag)를 두고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고, 따라서 MB-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아직은 별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도 국민의 힘 당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주택가격이 안정되어 있었다고 염치없는 자가발전을 해온 것입니다.

만약 자신들의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더라면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정책들이 효과를 내지 못해 주택가격이 상당 기간 동안 안정세를 유지했는데, 그걸 갖고 자신의 공으로 돌린다는 게 웃기는 일 아닙니까?
사람들이 갭투자 등을 통한 주택투기가 짭짤한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주택시장은 그 밑바닥에서 심하게 끓어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 주택가격이 폭등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고 각종 규제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다가 MB가 집권하자마자 주택가격이 안정세로 돌아가는 기미가 보이자, 곧바로 U턴을 해 주택투기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를 이은 박근혜 정부도 계속 투기조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주택가격은 크게 뛰어오르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주택투기가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는데, 불행히도 취임 초기에 그 불을 끄는 데 실패해 오늘의 비극을 불러왔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안고 있는 비극의 핵심은 바로 이와 같은 냉탕-온탕 정책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조금만 더 긴 안목으로 일관성 있는 주택시장 정책을 펴왔다면 이런 비극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몹시 아쉽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MB정부가 했던 것처럼 주택투기를 조장하는 기조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면 다시 주택시장을 부양하려는 근시안적 충동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또 다시 악순환의 새로운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고,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주거비용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은 참기 힘든 수준까지 극심해질 것이 너무나도 뻔합니다.

Elon

2022/08/17

가계부채가 천정부지인 상황에서 이번엔 뭘 건드릴지 가늠이 잘 안가네요
14년도쯤에 이대로 가다가 건설사들 다 망하고 경제 박살난다며 가계를 이용하여 수요를 일으켜보자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이 참에 건설사들과 부동산들을 경제성장률에서 배제하고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시행해야 나라에 미래가 있을텐 데 아쉽습니다 이런 경제학에 문외한인 저로서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계산하기가 어려워서 그건 학자들이 맡아야 되겠지만 적어도 중국이 성장률 5.5%를 유지하려고 억지로 부실부동산들을 만들어 국가부채만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게되는 그런 참사는 막아야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나라가 이젠 저출산으로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단 말도 나오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많은 신사업들과 새로운 원자재로 등장하는 반도체등 성장 동력은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가정이지만 로봇이 전면적으로 등장하면 저출산도 새로운 국면이 될 수 있겠죠(사회적 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그런데 부동산에 의존하는 성장률은 이제는 그만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그렇게 올린 성장률이 서민들에게 무슨 이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건설사들이 정치권에 무슨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는 모르겠지만(야당여당 할꺼 없이 다 관련있는 거 같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넋두리

2022/08/17

아직도 4년 8개월이나 남았다는 현실이 암울합니다,,,,,,,,,얼마나 더 추락하게 될지 가늠이 안됩니다,,,

양종훈

2022/08/18

저희 부모님들이 뉴스 보면서 하는 말씀이, 윤 정부 잘하고 있는데 왜 지지율이 저렇게 낮은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십니다....

애그

2022/08/18

저도 정말 열받았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잡히려는 찰나에 부동산 가격 띄우는 정책을 해놓고 무슨 낯짝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켰다고 하는지...불난집에 휘발유 부었는데 마침 하늘에서 비가와서 불이 좀 수그러들자 "내가 휘발유 부어서 불기운이 잡혔다."고 자랑하는 꼴입니다.

이석기

2022/08/18

교수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거센 투기바람에는 백약이 무효 입니다.
교수님의 의견을 국토부 장관등 관계자들이 참고해서 부동산 정책입안에 꼭 참고
했으면 합니다.

눙눙눙

2022/08/22

정말 진보 정권은 하늘이 외면하고, 보수 정권은 하늘이 돕는 것 같습니다.

보수 정권에서 부동산 투기의 발판을 완벽하게 만들어주었고, 부동산 세력들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진보 정권이 들어섰는데 하늘도 무심한지...
하필 이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되어 유동성이 확대되었죠.

게다가 코인의 부흥으로 주식이나 코인은 같은 돈 놀음 도박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더더욱 부동산에 돈이 몰린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엔 유사 언론만이 존재했고, 모든 언론이 부동산값 폭등의 탓을 문재인 정부로 돌리더군요.
그리고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참담합니다.

모든 상황이 거짓으로 점철되어 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