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리 4대강에는 어김없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수많은 댐으로 물길을 꽁꽁 틀어막은 4대강에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녹조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 여름은 장마도 길지 않았던데다가 날씨도 유독 더워 녹조가 더욱 창궐하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MB정부가 그 사업을 추진할 때도 그랬지만 그 후에도 보수언론은 꿋꿋이 그 사업을 지지해 왔습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데 보수와 진보가 의견이 갈려야 할 이유가 하등 없는데도, 그들만은 웬일인지 한사코 그 사업을 싸고 도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온 것입니다.
편견에서 벗어나 녹조로 뒤덮인 4대강을 한 번이라도 보면 자신이 틀렸다는 걸 바로 깨달을 수 있을 텐데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 J일보에서 뜻하지 않은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녹조 독소가 미세먼지처럼 콧속으로 쏙? ... 환경부 조사 나선다"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그 동안 이 신문이 견지해온 자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기사여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 기사는 녹조가 우리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여러 가지 학술적 분석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녹조가 단지 강에 서식하는 생물에게 악영향을 주고 상수도원이나 농사용 물로 사용할 때 문제를 일으킨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문제도 그리 사소한 것은 아니고 아직 우리가 그 위해의 정도를 잘 몰라서 그렇지 상당히 심각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기사를 보면 녹조의 문제가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녹조에 있는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독소가 공기를 통해 확산해 주변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군요.
(녹조는 남조류라고도 불리는 시아노박테리아가 대대적으로 번식한 결과 발생한다고 합니다.)
즉 시아노박테리아 독소의 에어로졸화가 이루어져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환경부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답니다.

해외에서는 시아노박테리아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 같은 독소를 생성하고 이것이 미세먼지처럼 공기중에 떠다니다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호흡기로 들어가 건강 피해를 준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의 독성이 사람과 동물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은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녹조가 핀 연못 물을 먹은 소가 죽었다거나, 녹조로 오염된 수초를 먹은 새를 잡아먹은 독수리가 죽었다는 등의 사례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람에게도 위장염과 비알코홀성 간 질환, 근 위축성 측상경화증 같은 질환을 일으킨다고도 하구요.

미국의 한 연구는 호수에서 발생한 녹조와 이에 포함된 마이크로시스틴 그리고 (주변 주민들의) 간 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밝혀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한 연구자가 "유해 조류 대발생 강도와 4대강 인근 시군구 지역 주민의 간 질환 발생률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있었고, 특히 4대강사업 완료 후 연관 정도가 의미있게 증기했다."는 분석결과를 낸 바 있습니다.

엄밀하게 말해 이 두 연구결과가 녹조가 간 질환을 일으킨 원인이 되었다는 식으로 인과관계를 명백하게 밝혀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인과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황증거는 분명 있다는 것이고, 추후 좀 더 엄밀한 분석을 통해 인과관계의 존재 여부가 밝혀질 것입니다.

이 기사에는 시아노박테리아와 마이크로시스틴이 이에 노출된 사람에게 건강상의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세계 여러 나라의 수많은 연구결과가 소상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읽으면 그 동안 우리가 4대강의 녹조의 위협을 너무나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 사태를 일으킨 자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다시금 끓어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아직은 녹조의 독소에 의한 해독이 잘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실이 속속 드러날 것입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녹조라테의 독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어느날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입고 땅을 치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타날지 모릅니다.
그 날이 오기 전에 하루 빨리 적절한 대책을 세워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기사를 직접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4대강 녹조라테

ps. 이 좋은 기사를 써준 J일보의 강 기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양종훈

2021/08/18

흔히들 4대강사업을 현 정부 일자리예산과 비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대강 2번 할 돈을 1년도 안 돼서 탕진했다고요. 게다가 4대강은 그나마 보라도 남았지 일자리예산은 아예 흔적도 안 남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앱클론

2021/08/18

양종훈님의 말에 더해, 4대강 사업의 득실 크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정말 난감합니다. 득보다 실이 더 크다면 4대강 사업은 대한민국 토목공사 역사상 최악일 것이며 지금 당장이라도 갈아 엎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찬반이 팽팽한 걸 보면 뭐가 진실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이준구

2021/08/18

양종훈 씨
일자리 예산에 쓴 돈이 전부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건 아니잖아요?
가난한 사람들 살림자금으로 쓰였을 텐데 그렇다면 얼마를 썼던 그게 무슨 큰 문제가 되겠어요?

반면에 4대강사업에 쓴 돈은 국토와 환경을 파괴하는 데 쓴 거 잖아요?
그러니 애당초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거죠
둘 사이의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무식함을 드러내는 겁니다

이준구

2021/08/18

앱클론 씨
양심을 팔아먹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 이곳저곳에 자리잡고 진실이 알려지는 걸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헛갈리시는 겁니다
정답은 오직 하나입니다
우리의 국토와 환경을 무지막지하게 파괴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토목공사입니다
내 학자적 양심을 걸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넋두리

2021/08/23

문재인 정부에서도 하지 못한 것을 다음 정부, 어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영주댐 건설 이후 내성천의 금모래 은모래는 옛 사진 속에서나 찾을 수 있으니,,,,오통 통재라

이준구

2021/08/23

내성천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무슨 부귀영화 누리자고 그런 야만스런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네요

넋두리

2021/08/26

나고 자란 곳이라 지금은 어쩌다 한번씩 방문해 보면 이명박씨가 참으로 못할 짓을 했구나, 우리는 왜 그런 짓을 못막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더 늦기전에 댐을 허물고 재자연화해야 하는데,,이미 지역의 정서는 그것이라도 있는게 어디냐는 사람들이 많고, 정치적 색깔에 따라 편이 갈려있고, 그쪽은 보수색이 워낙 강한 곳이라 다시 되돌리는 것이 가능할지 솔직히 의문스러운 상황입니다..

이준구

2021/08/26

정치적 색깔에 따라 편이 갈려 있고 그래서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말이 절대적으로 맞습니다.
그러나 녹조에 의한 인체 피해 사례가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 그 사람들도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새벽사자

2021/08/27

흉악범도 다쳐서 생명이 위급하면 그사람이 어떤사람이건 시민들은 병원부터 갈수있게 할것입니다.
하물며 대자연을 파괴해서 그로인한 폐해가 막심한데 그 보에 들어간 돈이 아깝다고
갑논을박하고 있으면 골든타임은 영원히 놓칠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환경전문가들이 눈치보지말고 하나로뭉쳐 지금이라도 보를 허물자고 해야됩니다.
그리고 강력한 행정력을 겸비한 리더가 좌고우면없이 추진해야 되구요
그래서 더이상 후손들에게 돈에 눈이 어두워 자연을 인위적으로 파괴시킨
부끄러운 조상들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준구

2021/08/27

미안하지만 환경전문가들에게 기대 걸 필요 없습니다.
4대강사업 밀어붙일 때 찍소리 한 마디 못하고 납짝 엎드려 있던 사람들이 무엇을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