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의 열린경제학

  • 저자 이준구
  • 출판사 문우사
  • 출판일 2017년 11월
이제는 일상의 대화에서도 ‘기회비용’이니 ‘도덕적 해이’ 같은 경제학 용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경제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경제학까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끼어드는 결과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에게 경제학은 여전히 난해하고 가까이 하기 힘든 학문이다. 경제학자는 걸핏하면 수식을 들이대고, 그림이 없으면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그림과 수식을 보고 자기네들끼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을지 몰라도 보통 사람들 눈에는 생소하기만 할 뿐이다.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경제학자들은 그 동안 경제학을 쉽게 풀어쓴 많은 책을 펴냈다. 그 중에는 기발한 접근법으로 경제학과 보통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한 것도 많다. 예를 들어 동화를 이용한 설명을 시도한 사람도 있고, 영화를 이용한 설명을 시도한 사람도 있다. 혹은 소설을 통해 경제학의 기본원리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사례도 있다. 그런 접근법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두었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 노력과 발상만은 높이 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이준구 교수의 열린경제학』은 일종의 정공법으로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즉 경제학의 기본 개념 혹은 이론을 있는 그대로, 그러나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는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수식과 그림은 우선적으로 배제 대상이 되었다. 말에 의한 설명의 경우에도 전문 용어의 사용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될 수 있으면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로 설명하도록 노력했다. 나아가 현실의 예를 풍부하게 들어 이론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줄이려고 노력한 점도 들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그 이전에 나온 『새 열린경제학』의 개정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왕 손질을 할 바에야 새로운 출발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이준구 교수의 열린경제학』으로 이름을 바꿨던 것이다.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던 간에 애당초 『열린경제학』을 썼을 때의 정신은 그대로 살아남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경제학의 대문을 활짝 열어 그 밖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들을 경제학의 멋진 세계로 불러들이자는 것이다. 경제학을 경제학자들만의 폐쇄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그 밑에 깔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 책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독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전공을 선택했든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면 이 책을 읽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경제학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학과에만 매달리지 않고 좀더 많은 것을 배워보려고 하는 고등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 중에는 고등학교에서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열린경제학』이 나온 직후 시중 서점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턱걸이를 하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서점에서는 일반 서적의 베스트셀러 제2위까지 오른 바 있었다. 나를 흐뭇하게 만든 일화가 하나 있는데, 학생이 읽으려고 이 책을 사갔는데 부모님이 읽으시고 더 좋아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애독자를 만나 큰 기쁨을 느낀 적도 있었는데, 책을 쓰는 재미가 바로 이런 데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욕심이 많은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