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곳에서 들려오는 소식 중 희망적인 것은 거의 없고 모두 우울한 것들뿐입니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세상이 달라질 거라고 큰소리치던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서 1년이란 세월이 흘러갔지만 내가 보기에는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뉴스를 보기가 아주 싫어졌습니다.

오직 예외적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다리는 뉴스는 해외에 진출한 우리 축구 스타들의 활약상입니다.
주말, 주초가 되면 이들이 유럽의 빅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소식을 듣는 게 유일한 낙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손흥민, 이강인 선수의 활약에 특히 많은 관심을 쏟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손 선수는 이제 나이도 점차 들어가고 특히 요즈음 컨디션이 최상이 아닌 것 같아 예전처럼 멋진 소식들만 들려오는 게 아니라 좀 아쉽지요.
이에 비해 한창 나이인 이 선수의 활약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더욱 눈부셔지기 때문에 좋은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게 됩니다.
난 이제 주저하지 않고 이 선수의 ‘광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어제 이 선수가 대 헤타페 전에서 라리가 진출 후 드디어 최초의 멀티골을 작렬시켰다는 희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습니다.
특히 볼을 몰고 70미터나 질주해 날린 원더골을 보며 이제 그가 손 선수에 버금가는 대선수로 커가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어제 날린 그의 골은 2019년 손 선수가 대 번리전에서 보여줬던 원더골과 무척 닮아있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해 나는 지난 월드컵 때 이 선수를 중용하지 않은 벤투 감독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어느 정도 활용을 한 셈이지만 준비과정 중 상당한 냉대를 했던 것이 사실 아닙니까?
첫 번째 대 우루과이 전에서 거의 막판에 교체선수로 들어간 것도 당시에는 상당히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나는 축구에 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선수가 무슨 강점과 단점을 갖고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공을 잘 차기는 하지만 이런 저런 단점을 꽤 많이 갖고 있는 설명을 해 주더군요.
그런데 그가 라리가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그런 단점들이 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론 보도에서도 나왔지만 최근에 그가 단점을 많이 극복했다고 하던데, 하여튼 월드컵 직전의 상황에서 내가 보기에는 당연히 선발로 나오고도 남을 정도의 뛰어난 실력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선수를 마지못해 시험해 보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벤투 감독의 생각은 크게 다른 것 같았습니다.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나지만 나름대로 짐작을 해보면, 이 선수의 단점에 대한 벤투 감독의 확신편향(confirmation bias)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22년도에 들어오면서 하루가 다르게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이 선수의 모습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짐작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축구에 완전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뻔한 사실을 전문가인 그가 몰랐을 리 없지 않습니까?

다행히 월드컵을 통해 그의 진가가 명백하게 드러났고 최근 라리가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어 이제 우리 국가대표팀에서의 그의 입지는 확고한 것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현란한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수를 농락하고 자로 잰 듯한 키패스로 멋진 찬스를 만들어내는 이 선수의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다니 여간 기분이 좋은 게 아닙니다.
그가 손 선수를 이어 우리 국가대표팀의 주축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최근 그의 이적설이 많이 나돌고 있는데, 아마도 이것이 그의 축구 커리어에서 최대의 전환점이 되리라고 봅니다.
그가 하기에 따라 세계적인 수퍼스타로 발돋움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그런 선수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습니다.
박지성, 손흥민 선수가 전자에 해당되는 케이스고 박주영, 황의조 선수가 후자에 해당되는 케이스라고 봅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로의 이적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한 마디 한다면 라리가를 떠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주변 환경에도 익숙한데 갑자기 영국으로 옮겨가면 나름대로 적응이 힘들지 않을까요?
이런 측면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하여튼 이 선수가 계속 정진해 차세대의 메시 그리고 지단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꿈이 아니고 우리 축구팬 모두의 꿈이겠지요.
아직 어린 나이의 이 선수가 지금처럼 일취월장의 기세로 성장해 간다면 그 꿈은 멀지 않은 장래에 현실이 될지 모릅니다.

이준구

2023/04/25

자네 말에 공감이 가네

중상모략의 달인

2023/04/25

아주 잘 알려져있듯이 이강인 선수의 첫 스승이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고 유상철 감독이죠. 원래 축구 모를 때는 유상철 감독이 왜 대단한 선수인지 몰랐다가,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 등으로 축구 좀 알고 나니까 “아니 한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돼?” (K리그에서는 스트라이커까지) 싶더라구요. 나중에 TV 보니까 이강인 선수가 홍명보 감독 사인볼도 갖고 있고 그러길래 “홍명보 감독 같은 분들 입장에서는 이강인 선수가 절친한 옛 동료의 제자이자 한국 축구의 동량 같은 존재라 애착이 갈 수밖에 없겠다” 싶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요즘 고등학생들이 입시용으로 논문 쓰는 거 가리켜서 “가짜 천재를 낳고 있다”고 질타하셨었는데, 진짜 천재는 유상철-이강인 사례처럼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권위자가 인정한 사람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