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다주택자에게 중과세를 하면 결국 영세 임차인에게 세금의 전가가 일어나게 된다. 다주택자 과세를 경감해서 시장에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임차인들이 저가의 임차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드리려 한다. .... 다주택자 대한 중과세가 경제 약자인 임차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게 시장의 법칙이다.”

마치 경제 전문가라도 되는 양 다주택자에게 부과된 세금이 모두 임차인에게 전가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솔직히 말해 어이가 없어 혼자 웃었습니다.
실제로 전가가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전가가 이루어지면 어떤 비율로 전가가 이루어지는지는 재정학을 전공하는 나도 답을 모르는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엄밀한 분석이 이루어진 사례가 별로 없기 때문에 어떤 경제학자라도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다주택자 대한 중과세가 경제 약자인 임차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게 시장의 법칙이다."라고 마치 진리라도 되는 양 잘라 말하니 우습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단지 잘못된 경제지식을 갖고 있는 데서 문제가 그치지 않고, 이것이 정책의 기초로 사용되고 있다면 그건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된 경제지식에 기초한 정책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리 만무하니까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택가격 폭등과 더불어 임대가격까지 덩달아 뛰어오르는 바람에 가난한 임차인의 허리가 부러질 지경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잘 아시듯 최근에는 주택가격이 내려가면서 임대가격도 함께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임대가격의 널뛰기가 세금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만한 하등의 근거가 있나요?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말이 나오기는 했어도 아직은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임대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다주택자 임대인이 세금 경감을 미리 예상하고 임대가격을 낮춰줬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바보 천치가 아니라면 그것이 그럴듯한 시나리오라고 믿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내가 이 게시판을 통해 이미 여러 번 설명 드렸지만, 다주택자에게 부과된 세금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지의 여부는 엄밀한 실증분석을 통해 밝혀져야 할 문제입니다.
이것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론적인 추측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전가되는지의 여부 그리고 얼마나 전가되는지는 수요와 공급의 상황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오게 됩니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 얼마 전까지 임대가격이 계속 뛰어오른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무거운 세금 부담 탓이 아니라 주택가격 폭등의 후유증이었습니다.
주택가격이 뛰어오르니까 임대가격도 덩달아 뛰어 올랐다고 보는 게 상식이지요.
갭투자의 성행은 주택가격과 임대가격 사이의 끈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전세보증금을 최대한으로 올려야 적은 돈을 갖고서도 갭투자가 가능한 구도였으니까요.

이론적 관점에서 볼 때 주택가격과 임대가격 사이의 격차는 주택가격의 변화에 대한 예상에 영향을 받습니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사려들 것이기 때문에 임대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형성될 것입니다.
반면에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일단 임대주택에 살다 나중에 사려 들 것이기 때문에 임대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형성될 것이구요.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얼마 전처럼 갭투자로 온 국토가 투기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이론적 관계가 깨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적은 돈으로 전세를 낀 집을 사재기하는 과정에서 주택가격과 임대가격이 동시에 뛰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으니까요.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내야 갭투자가 가능한 상황에서 집값이 오르는데 임대가격을 올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다가 최근 주택가격이 떨어지자 상황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집값이 몇 억씩 떨어져 자칫하면 전세보증금보다도 더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높은 임대가격을 흔쾌히 지불하려는 임차인은 어디에도 없겠지요?
그러니 임차인이 임대보증금을 내려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다주택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처럼 주택가격의 등락에 따라 다주택자와 임차인 사이에서 어느 쪽의 교섭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느냐에 따라 임대가격이 널뛰기를 해온 것입니다.
이 구도에서 세금이 영향을 줄 공간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다주택자에게 지워진 무거운 세금 부담이 임대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이 (부자를 위한) 정부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허황된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경감에 그치지 않고 양도소득세까지 깎아 주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이 양도소득세야 말로 임대가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세금이고, 이것을 깎아주면 영세 세입자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말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위에 불과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경감은 그 동안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택 사재기에 열중한 사람들에게 상을 내려주는 효과 이외의 그 어떤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혹시라도 양도세 감면이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독려해 주택가격이 떨어지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 윤석열 정부가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주택가격의 상승이 아니라 하락을 막는 일 아닙니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양도세 감면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정책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서민들을 위한답시고 이런 엉망진창의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는 정부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언코 말하지만 가난한 서민에게 도움을 주는 유일한 방법은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것밖에 없습니다.
주택가격이 안정되면 임대가격도 따라서 안정되게 됩니다.
임대사업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세제상 특혜를 주지 않아도, 구태여 보유세를 깎아 주지 않아도 주택가격만 안정되면 임대가격도 함께 안정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가 하는 일 보면 모두가 주택가격 오르라고 고사를 지내는 성격의 것들뿐입니다.
누가 봐도 친부자인 정책을 친서민 정책으로 교묘하게 위장해 팔아 먹으려 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겠다는 말까지 합니다.
이제 마음대로 돈을 빌려 집을 사재기해도 된다고 등을 떠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로 돌아가자는 것 아닙니까?
주택가격 폭등의 악몽에서 벗어난 지 도대체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주택투기의 군불을 때려 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주택시장의 경착륙은 나 자신도 무척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겨우 안정세를 찾아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경착륙 운운하며 서둘러 주택투기를 부추기려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태도입니다.
더군다나 부자를 위한 정책들을 가난한 서민들을 위한 정책으로 위장해 밀어붙이는 위선적인 태도는 나를 더욱 분노하게 만듭니다.

83눈팅

2022/12/16

저도 뉴스 보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의아해 했습니다

넋두리

2022/12/16

왜곡을 전달하는 언론,,,,,그 언론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으니,,,,,,마구 나오는대로 질러대는 거겠지요,,,,

양종훈

2022/12/16

솔직히 주택시장이 경창륙해도 무슨 할 말들이 있겠습니까? 전부 자신들 업보일 뿐입니다.

신아랑

2022/12/19

언론이 받아주니까요...

이석기

2022/12/22

주택금액은 30% 정도 하락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향 후 10년정도 주택가격이 상승하지 않도록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지 않고 경제성장과 국민소득이 점차적으로 증가하
도록 해야합니다. 50% 정도 하락하면 일본처럼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때문입니다.

이준구

2022/12/22

이 정부는 30%는커녕 3% 하락도 허락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벌써부터 갖가지 투기억제 장치를 줄줄이 풀어 나가려는 걸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