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두 달 동안 봉쇄되었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약 3천만에 이르는 상하이 사람들이 무수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갑자기 이루어진 봉쇄 이후 식자재 및 생활용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 공급이 시작되었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고 무상 공급품 중에는 상한 것도 많아서 상하이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봉쇄가 풀린 뒤에도 상하이 사람들은 또 봉쇄될 것에 대비하여 식료품과 휴지 등을 사두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다른 도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조금씩은 사두니까요.

이런 가운데, 며칠 전부터 개인 미디어를 통해 상하이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의 빵을 앞다투어 구매하고 있다는 소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됩니다. 상하이 봉쇄 초기, 한국계 파리바게트 한 지점에서 미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직원들을 트레이닝센터 숙소에 머물게 했습니다. 당시 그 지점은 폐쇄된 상태였으나 상하이 사람들의 주문이 이어졌으므로 트레이닝센터의 기기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든 뒤 나흘 동안 판매했다고 합니다. 원자재 공급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만들어 팔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판매액은 한국돈 약 1천만원이었고, 가격 인상은 없었다고 합니다.
4월에 있었던 그 일에 대해 8월 중순에 상하이시 시장감독기구에서 판매액의 10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겼습니다. 허가 받은 영업장이 아닌 곳에서 상품을 제조하고 판매한 것에 대한 벌금이었습니다. 지난 9월 초, 이 사실이 시민들에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상하이 사람들은 이제부터 빵은 파리바게트 빵을 사겠다, 벌금은 광고비라고 생각하라, 다른 자유는 모르겠지만 빵 살 자유는 누려 보겠다... 라고 하면서 파리바게트 빵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상하이 여러 군데에 있는 파리바게트 빵이 동이 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상하이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게 된 데에는 첫째, 식품이 떨어졌을 때, 가격 인상 없이 빵을 먹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둘째, 트레이닝센터의 원자재와 기기가 영업점과 다르지 않을 텐데 과도하게 법을 적용했고, 2019년부터 동일 브랜드라면 하나의 영업허가로 여러 군데에서 영업할 수 있게 한 상하이시의 조례(?)와 상충되는 점이 불공정하다는 판단, 셋째, 무엇보다도 봉쇄 기간 중 여러 가지 횡포를 부렸던 공무원이나 다른 사업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이 작용한 거 같습니다.

상하이시 시장감독기구에서는 불공정하다고 생각될 경우 60일 이내에 제소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습니다.

사진은 상하이 사람이 올린 영상 중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그 사람은 저녁 먹고 근처 파리바게트 지점에 가서 빵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남아 있지 않으면 안심하고 돌아가지만 남아 있다면 종류에 상관없이 사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