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성동구갑 후보가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를 지으려던 부지에 특목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합니다.

후보 측에서는 특수학교 건립에 찬성하지만 교통 등의 문제로 다른 부지가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예전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특수학교 부지에 병원을 짓겠다고 공약했던 사건이 오버랩 되더군요.

솔직히 특수학교가 지역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시설은 아닙니다. 집값, 땅값이 떨어진다고 항의시위 하는 모습을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요. 지역구에서 당선되어야 하는 국회의원 후보가 저런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런 님비 현상을 부추기는 것이 정치인으로 올바른 처신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해명에서는 교통 체증 문제를 들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특목고를 세우면 그 문제가 사라지거나 별 일 아니게 된답니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접근성 문제를 거론하기도 하던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특수학교나 그와 비슷한 시설은 죄다 오지로 내려보내야 합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할 일은 특수학교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지 부지 재선정이나 지역 주민 의견 청취 따위로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가만 보면 정치인들의 친인척 중에서도 장애를 가진 이들이 제법 많습니다. 장애인의 몸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그런 이들이, 동료 정치인이 저런 공약을 내건다면 '그러지 말라'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말이지요. 그런 말을 못 들은건지 듣고도 흘려넘기는건지 알 도리는 없습니다만 반인륜적 행태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뉴스를 보니 장애인 학부모들이 여당 당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하소연했다더군요. 이런 참람한 광경을 2024년 대한민국에서 봐야 한다는것이 참람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