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제 이 음성파일을 들었는데 불편하더군요. 인터넷에 유출되면 결국 귀가 어두운 이 60대 추정 노인을 희화화의 대상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요? 도대체 기업에 조용히 보관되어 있어야 하는 이 음성파일이 어떻게 인터넷으로 유출되었지요? 요즘 대부분의 기업 고객센터 상담내용은 자동녹음이 되는 것으로 압니다. 사용용도는 나중에 계약내용, 상담내역 분쟁시 증거자료로 쓰려는 것입니다. 물론 고객에게도 이익이고, 기업에게도 이익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기업 서버에 조용히 비밀스럽게 보관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그렇습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가 일부러 녹음해서 인터넷에 올렸을 확률은 매우 희박하고.... 이런 음성파일 자체가 어떻게 인터넷에 유출되었을까요? 사람들이 음성파일을 듣고 악의 없이 웃든, 악의적으로 비웃든, 이 목소리의 주인공의 가족들은 분명히 이 목소리를 알아들을 텐데,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웃는 것이 가족들에게 유쾌한 일일까요? 아마 모욕을 당한 느낌일 겁니다.

LG U+측에서는 고객센터 녹취록이 나온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하더군요.

요즘 감정노동자들을 좀 돌아봐주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려고 하니까 이런 기가 막힌 유출도 일어나는군요. 제가 항공사의 세칭 ‘기내일지’ 유출에 그토록 비판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런 연쇄유출 현상을 우려했던 것입니다. 이건 절대로 합리적인 해결방법이 아니거든요.

그와 같은 인식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크게 웃고 끝냈습니다. 아침에 크게 웃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했으니까요. 유감이지만 제 수준이 이렇습니다.

길게 써주셨는데 동영상 링크를 삭제하길 권유하시는 건지, 저에 대한 계몽의 차원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후자라면 저는 초목님을 잘 몰라서 기꺼이 그럴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지 않아서요.

저는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강요 같은 거 안합니다. 동영상 링크는 전적으로 님의 소관이며 자유입니다. 저는 동영상 링크의 이 게시판 게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동영상의 최초 유출 경위에 대한 제 의견을 개진한 것 뿐입니다.

나도 이거 보고 크게 웃었어요.
그저 웃자고 한 거니까 보고 웃으면 그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