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맨큐의 설명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모르지만, 수도는 클럽재(club goods)의 예로서 그리 바람직하지 않네.

클럽재라는 것은 비경합성이 완벽하지 않은 상품, 즉 혼잡이 일어날 수 있는 상품(congestible goods)를 가리키는 말일세.
즉 비경합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사용재처럼 완전하게 경합적이지도 않은 상품에 적용되는 이론이 바로 클럽재의 이론이지.

수도는 일정한 용량이 있다고 할 때 그 용량 안에서는 내가 얼마간의 물을 써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물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비경합성을 가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
그러나 개념적으로는 내가 쓴 물의 양만큼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의 양이 줄어드는 것 아니겠어?
그렇다면 소비에서의 경합성이 있다고 봐야지.
그렇기 때문에 수도를 클럽재의 전형적인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지.

클럽재를 배제성은 있으나 경합성은 없는 상품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일세.
클럽재에서 핵심적인 사항은 비경합성의 여부이지 배제가능성의 여부가 아니네.
그리고 경합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말해 비경합성이 불완전하게 존재하는 경우에서만 클럽재가 될 수 있는 것일세.

수도의 경우에 경합성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어진 용량 안에서만 경합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인데, 이런 경우를 가리켜 "경합성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이지.
"비경합성이 불완전하다"라는 표현만이 옳은 것이고 그렇다면 맨큐는 클럽재의 정의를 잘못 내리고 있는 셈이네.

그리고 공공재는 규모의 경제와 전혀 관련을 갖지 않는 개념일세.
따라서 자연독점의 여부도 공공재 혹은 클럽재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바로 그 부분에서 맨큐의 설명이 많은 사람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따라서 자네와 같이 잘못된 이해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네.
내 생각에 이 부분은 명백히 잘못된 설명이라고 보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수험생이라는데 만약 대입 수험생을 뜻한다면 클럽재라는 건 아예 머리에서 지우는 게 좋다고 생각하네.
만약 대입과 관련해 그런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출제를 할 자격이 원천적으로 없는 사람이야.

저도 선생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만약 고시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아셔야 겠지만... 대입 수험생이라면 머리에서 지우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면접에서 클럽재 운운하며 대답해 봤자 사교육 티가 나서 교수님들은 오히려 싫어하실 것이구요... 그리고 학원 같은 데서 어설프게 잘못 배우는 것보다 아예 이런 거 모르고 기본기 탄탄한 게 훨씬 나아요... 프로야구 선수들 스카우트할 때 기본기 없이 고교 성적 좋은 선수들 나쁜 버릇 가지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은데 이런 거 고치기가 너무 힘들어서 스카우트 못 되는 거랑 같은 이치...

일단 교수님과 윤준현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장문의 댓글을 시간을 들이셔서 정성스럽게 남겨주셔서 그렇습니다. 학부 시절 교수님의 <경제학원론> 제3판, 제4판과 <미시경제학> 제4판, 제5판으로 공부해서 그나마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중등교원임용시험(일반사회)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우리 시험에는 경제학원론이 출제됩니다. 기출문제의 출전을 따져보면 교수님과 이창용 선생님의 <경제학원론>과 맨큐 교수의 <맨큐의 경제학>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번씩 출제자가 작심하고 어렵게 출제하면 교수님의 <미시경제학>에 나오는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어진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수험생으로서의 '을'인지라 <맨큐의 경제학>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아무래도 사범대학 커리큘럼상 <맨큐의 경제학>으로 수업하는 곳이 많아서 출제 빈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클럽재'라는 개념도 그냥 넘어가기가 힘든 상황이고요.

저는 사범대학 학부 전공 수업에서 교수님의 <미시경제학>까지만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재정학>에 나오는 부캐넌의 클럽의 이론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오개념을 바로잡았으니 기쁩니다.

마침 교수님의 <재정학>을 도서관에서 찾아 상세한 내용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위에 써 주신 댓글과 책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D

교사 임용시험 준비생이었구만.
맨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은 충분히 이해가 가네.
그런데 만약 자네가 말한 그 문제가 출제된다면 맨큐의 설명대로 정답 처리가 될 가능성이 크네.
따라서 그의 설명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대로 머릿속에 입력해 두는 게 안전할 것일세.
과거 경험에 따르면 정답에 문제가 있어도 제대로 시정되는 경우가 아주 드물더군.
하여튼 행운을 비네.

임고 준비하고 계신다면 클럽재 반드시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아닌가요??;;; 시험 범위를 몰라서;;;

교수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윤준현 님/ 학부 시절에 구입했던 <맨큐의 경제학> 제4판에는 클럽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제6판에는 클럽재가 포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맨큐의 경제학>에만 나오는 내용이나 사례가 빈번하게 출제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