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스웨덴에서는 커피가 사치품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국왕이던 구스타프 3세는 그게 못마땅했는지 커피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당시에 성분분석이나 화학반응 같은 방법을 쓸 수는 없었으니 왕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 사형수 A와 B를 골라 A에게는 홍차를, B에게는 커피를 하루에 두 잔 씩 마시게 한 것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실험을 명했던 왕은 실험 결과를 보지 못하고 암살당했습니다. 그럼에도 실험은 계속되었는데 아주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홍차를 두 잔씩 마시던 사형수 A가 83세의 나이로 먼저 사망해버렸죠.

커피를 마시던 사형수 B가 얼마를 더 살았는지는 기록이 없습니다. 그러나 83세 이상 살았다는 걸 생각하면 커피는 건강에 해롭지 않았음을 증명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물론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이 실험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83세가 현대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 실험에 딱히 조작이나 방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다는 교수 두 사람이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원자력학회 주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인 웨이드 엘리슨 옥스포드 대학교수는 희석되지 않은 오염수를 1L라도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는데요, 같이 참여한 홍서기 한양대 교수도 오염수가 딱히 인체에 해롭지 않다면서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동시에 방사능과 원자력에 대해 대중들이 너무 과도하고 비과확적인 공포를 갖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485138?sid=105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에 일본 정부는 한결같은 태도를 취했습니다. 방류해도 문제 없으니 딴지 걸지 말라는 식입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자료 공개는 일절 거부하면서요. 그런 주장을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리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을 납득할 수 있습니까?

물론 저 교수들이 각자의 학문에서 최고 경지에 올랐음을 부인하진 않습니다. 허나 반대편에 선 학자와 전문가들도 결코 적지 않으며 그 배움과 연구의 깊이가 저쪽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치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정말 인체와 자연환경에 무해한지의 여부입니다. 하나의 팩트를 가지고 진영논리에 빠져서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꿔 부르자느니 하는 논쟁은 시간낭비에 불과합니다.

현재 우리에게는 과학자, 정치인들의 갑론을박이 아니라 확실한 팩트를 증명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인간군상 중에서는 자기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아까워하지 않는 부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개개인의 자존심뿐 아니라 전 인류, 더 크게는 생태계 전체의 존망을 좌우할수도 있는 막중한 사안입니다.

그러니 정말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100% 안전하다는 확신을 갖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실시간으로 오염수를 하루 1L씩 마셔보는게 어떻습니까?

전 인류의 건강이 직결된 문제니, 찬성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들의 직계가족 모두가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몇 년 단위로 실험에 응한다면 전 세계를 설득하는 것은 물론 원자력에 다한 인식도 개선하고, 무엇보다도 반대편 학자들을 모두 장삼이사로 만들 수 있습니다.

리스크라 해 봐야 본인과 가족들의 목숨 정도인데, 전 세계인의 안녕을 담보하기 위해 충분히 감내할만 하다고 믿습니다.

커피가 몸에 해롭다고 믿었던 구스타프 3세의 실험이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줬듯이, 원전 오염수가 해롭다고 믿는 이들에게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길 희망합니다.

그런 정도의 각오도 없이 대중들이 전문가란 이름의 권위에 따르기만 바란다면, 그건 최악의 오만이자 위선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Jeondori

2023/05/18

만약에 일본에서 그렇게 제안하면.... 저 또한 동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충분히 국제적으로 객관적인 설득력이 있는 검증과정이기 때문이지요 . 무책임하게 제안만 해놓고 뒷책임을 안지려고 발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지금까지 겪어온 이웃나라로서 그들이 보여온 모습은 신뢰할 수 없기때문에 동의하기 힘들고 , 아마도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저와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잠탱이

2023/05/19

커피 :딱 좋은 사례 같습니다.
"전 세계를 설득하는 것은 물론 원자력에 다한 인식도 개선하고, 무엇보다도 반대편 학자들을 모두 장삼이사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진짜 공감합니다.

너무 화가 나는 일인데 다들 무감각해서 걱정입니다.
윤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뉴스를 안 봐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맹목적 찬양을 하니

Jeondori

2023/05/19

지금 이 시점에서 감히 윤석렬 대통령에게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결과는 모든 과정을 덮지만 과정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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