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이 넘는 큰돈을 들여 영빈관을 새로 짓겠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멀쩡한 기존의 영빈관을 놓아두고 왜 그 큰돈을 들여가며 새로 영빈관을 지어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입을 열 때마다 전 정부의 예산 낭비를 비판하고 정권을 잡은 현 정부로서는 더욱 생뚱맞은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여론의 질타가 극심해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만에 그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20%대의 낮은 지지율의 수렁에서 허덕이는 판에 또 하나의 심각한 악재가 터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겠지요.
그러나 전면 철회 지시에도 불구하고 불과 하루만에 철회할 계획을 뜬금없이 내놓은 현 정부의 체면은 이미 깎일 대로 깎여 버렸습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설익은 계획을 불쑥 내밀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뒷걸음질 친 것이 이번 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는 교육부 장관의 뚱딴지같은 발언이었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요?
그 발언이 나오기 전 초등학교 입학 연령 조정에 관한 공론이 단 한 번이라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것도 잘 기억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똑같은 맥락에서 SKY 대학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거나 외국어고교를 폐지하겠다는 발언도 생뚱맞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계획이 과연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 의문을 떠나,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진지하게 물어보지도 않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불쑥 내밀었다는 사실이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듭니다.
문제에 대해 과연 진지하고 심도 있는 고민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니 말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설익은 계획을 불쑥 내밀고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면 미련없이 그 계획을 철회해 버리는 현 정부의 행태입니다.
새 영빈관을 짓겠다고 하면서 그 명분으로 “국익을 높이고 국격에 걸맞게 내외빈을 영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구실을 내걸었지요.
하루 사이에 그 명분이 갑자기 사라질 리가 없다면 계속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하루만에 그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는 것은 자신들조차 그 명분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뜻합니다.

내가 전에도 지적했듯, 윤석열 정부는 아마추어의 냄새를 강하게 풍깁니다.
대통령 자신이 정치 초년병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도 정치의 프로다운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설익은 계획을 무모하게 꺼내들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바로 철회해 버리는 어설픈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지요.

정부가 이렇게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다면 어느 누가 그런 정부를 신뢰하겠습니까?
현 정부의 이런 무책임한 행태가 영빈관 신축처럼 비교적 덜 중요한 국정과제와 관련해 나타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 수 있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국정과제를 충분한 여론수렴과 공론과정 없이 자기네 생각만으로 무모하게 추진한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빈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 자리를 빌어 현 정부에게 또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청와대를 수리해 미술공간으로 활용한다든가 혹은 다른 용도로 활용한다는 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청와대를 일단 현 상태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순리라고 믿습니다.

솔직히 말해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 대통령의 집무실을 만든다는 것도 대통령 자신의 공약일 뿐 국민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결론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그 어떤 토론회조차 한 번 열리지 않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아무리 공약이 그랬다 해도, 일단 대통령으로 선출된 다음에는 다시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의견을 묻는 것이 순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이렇게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람의 마음대로 결정될 수 있다면, 다음 번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람이 “나는 예전의 청와대로 돌아가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고 믿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별로 크지 않다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수백억원이란 큰돈을 들여 다른 용도의 공간으로 바꿔놓은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청와대로 되돌아가려면 또 다시 아까운 큰돈을 들여야 합니다.
이거야 말로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예산 낭비 아닙니까?
그러니까 일단은 청와대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고작 반 년 정도가 지났을 뿐입니다.
역대 정부 치고 이렇게 출범 초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정부의 예가 별로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와 같은 시행착오는 비단 정부의 체면을 깎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듭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현 정부가 하루빨리 아마추어의 모습을 탈피해 노련하게 국정을 운영해 가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양종훈

2022/09/17

청와대를 이전하면 GDP가 3.3조 높아진다고 그렇게 떠들어대지 않았습니까?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새나가는지 궁금합니다.

판다독

2022/09/17

회사에서 시설투자를 할 때 꼭 묻는 항목 있습니다
"기존 장비 혹은 시설을 대체할 수 있거나 빌려올 수 있느냐"
이거 대답 못하면 위에서 결재 짤립니다

본인이 위니까 막 나가네요

진나라 시황은 국가 상황이 어려울 때 막댜한 비용을 들여서 아방궁을 지었는데 그 때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이준구

2022/09/17

민간부문의 회사도 그런 숙고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국정이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지 않지요.

Jeondori

2022/09/18

정식으로 취임하기도 전.... 당선인 신분으로서 대통령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다고 말할 때부터 단추는 잘 못 끼워 진 듯 합니다. 오죽하면 윤대통령을 찍은 사람조차 취임도 하기전 국민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였으니까요.. 코로나시국은 기본으로 깔고 경기침체에 ,폭우에, 태풍에....지칠 대로 지쳐 있는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민심을 어루만지면서 챙겨야 할 시점임에도 뒷감당도 안되는 터무니없는 일을 벌리기만 하는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석기

2022/09/18

국민들은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개방하라고 요구하지 읺았습니다. ^^

잠탱이

2022/09/19

교수님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대통령실을 그럴싸한 명분도 없이. 이전할 곳에 대한 대책도 없이 옮겨 버리고,
기존 청와대는 준비기간도 없이 대중에 공개해 버린 건 매우 잘못된 처리였습니다.
직전 대통령에게도 그렇고 그보다 더 불손하고 무례하고 폭력적인 처사는 전무후무한 거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청와대를 폐쇄하고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다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새벽사자

2022/09/19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유체이탈, 후안무치라는
말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아마추어도 안되는거
같습니다.

넋두리

2022/09/20

그냥 아무생각이 없는듯요,,,,,,아무것도 하지말고,,,,5년을 조용히 보냈으면

킁킁탐정

2022/09/20

2년안에 내려와야 되는데

애그

2022/09/27

본인이 청와대로 들어가기 싫은 것에 대한 명분이 "국민에게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은 청와대를 돌려 달라고 한적 없고 왜 청와대에 안 들어가는지에 대한 설명 또한 없습니다. (추측만 난무할뿐...) 청와대를 폐쇄하는건 그 명분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청와대를 폐쇄하면 필연적으로 "왜 청와대에서 나왔냐?"는 질문에 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변은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에 청와대 폐쇄는 있을 수 없고 관광지화는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있어야할 곳에 있지 않고 나옴으로써 명시적, 암묵적으로 드는 비용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서 국민과 더 가까워졌나요? 소통이 더 잘되나요?(잘 된다면 그게 청와대에서 나와서 인가요?) 참으로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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