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오늘 본 C일보의 인터넷판 기사의 제목입니다.
하루 확진자 수가 1천 명이 넘는 수준으로 뛰어 올라 큰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이 빚어진 이유를 부족한 백신 탓으로 돌려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그 동안 보수언론은 외국의 사례를 들어 우리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해 어깃장을 놓고는 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초기 단계에서 보수언론의 단골 메뉴는 대만과의 비교였습니다.
대만은 국경을 철저히 봉쇄해서 코로나 유행을 막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는 주장이지요.
뿐만 아니라 대만은 마스크 배급제를 실시해 마스크 부족 상태를 겪지 않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보수언론의 단골 메뉴였습니다.
(최근 대만도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합니다.)

그 당시 대만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대응을 잘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외국과 비교를 하는데 유독 대만만을 예를 들어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건 균형감각을 상실한 처사 아닐까요?
대만을 제외한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우리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에 있었는데 그 사실은 왜 깡그리 무시해 버렸는지 묻고 싶군요.

최근에는 보수언론의 단골 메뉴가 이스라엘로 옮겨간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스라엘에서는 모두가 마스크 다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생활을 누린다는 기사가 보수언론을 도배하고 있었지요.
이게 다 이스라엘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해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덕이라는 칭찬의 말이 반드시 덧붙여지게 마련이었구요.

그런데 최근 보수언론이 입을 모아 칭찬한 백신 모범국 이스라엘의 하루 확진자 수가 3백 명 대로 다시 늘어났습니다.
감염력이 어마어마하게 큰 델타 변이종의 확산이 백신의 방어망을 무너뜨린 데 그 원인이 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는 백신만으로는 델타 변이종의 대유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보수언론이 즐겨 드는 또 하나의 사례는 영국입니다.
백신 접종률이 60% 내지 70%대로 높아져서 사람들이 생활의 자유를 되찾게 되었다는 거죠.
그런데 백신 접종률이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인 영국에서 하루 확진자 수가 아직도 2만 명이 넘는 수준입니다.

이스라엘과 영국의 사례를 보면 백신 접종률과 최근의 확진자 급증 현상 사이에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보수언론은 이 엄연한 통계적 진실에 대해 무슨 말을 할지 자못 궁금하네요.
지금의 우리 상황에서 백신 부족이 결국 화를 키웠다는 결론이 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과연 무엇인지 의아스러울 따름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최근의 급격한 코로나 확산세가 델타 변이종의 대유행과 관련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이 단계에서는 델타 변이종의 유행을 어느 정도로 차단할 수 있는지가 확진자 수 억제의 관건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 확산세가 바로 잠잠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우리는 천 명대의 확진자 수에 놀라 자빠지는데, 영국 정부는 2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도 방역망을 완화하겠다는 태도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 정부들도 마찬가지로 확진자 수가 별로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정부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보수언론뿐 아니라 온 사회가 나라 망하게 만든다고 비난을 퍼부었을 겁니다.

어제 확진자 수가 천 명대로 늘어나니 바로 나오는 것이 때 이르게 방역망을 느슨하게 만들어서 그랬다는 지적입니다.
오늘 C일보의 기사도 바로 그런 논조로 정부를 비판하고 있었구요.
우리 정부가 방역망을 어느 정도 느슨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 정부에 비하면 그 정도가 새발의 피에도 못 미치는 게 사실 아닙니까?

어느 나라의 정부라 할지라도 완벽 그 자체일 수 없습니다.
때로는 실책을 저지르기도 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저지르게 마련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의 경우에서도 각국 정부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저지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태가 조금 진정된다 싶으면 방역망을 약간 풀었다가 사태가 다시 심각해지면 방역망을 바로 조이는 식의 시행착오 말입니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를 리 없습니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는 인류가 처음 직면하는 위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필연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어떤 시행착오를 저지르면 이를 방역대책의 완전한 실패로 몰아가는 경우를 그 동안 숱하게 보아 왔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국회의원을 지낸 한 인사가 우리나라를 가리켜 "코로나 전체주의"라고 비난한 일입니다.
뉴욕에서는 통관에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는 칭찬과 더불어서 말이지요.
우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엄격한 대응을 전체주의라고 비난한 배짱이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지금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엉뚱한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확진자 수의 급증으로 인해 방역망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할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이 더욱 한심합니다.

사리를 분명하게 따질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지금 우리 정부가 코로나 방역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주리라고 믿습니다.
백신 확보가 약간 늦었고 조금 이르게 방역망을 풀은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큰 그림을 보면 아직까지는 잘 대응해 왔다는 결론이 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처럼 소위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들이 코로나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우리는 선방해 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보수언론이나 보수야당이 정부의 잘못을 비난하는 건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 요인들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망을 유지하는 데는 잠을 설쳐가며 일선에서 헌신하는 수많은 실무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하는 일을 시시콜콜 트집 잡아 비난하면 바로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가 빚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판다독

2021/07/07

C일보: 와 저나라 진짜 잘한다~
저 나라 확진자 폭증
C일보: 아 이런... 어 저기 잘하네?
저 나라도 확진자 폭증

이쯤되면 펠레네요

허공에의질주

2021/07/07

머리를 맞대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먼지만한 흠결이라도 찾아내서 저주를 퍼붓고 있는 사람들. 그것을 말리기는커녕 선봉에 서 있는 언론. 참담한 현실입니다.

이준구

2021/07/07

맞는 말씀입니다

양종훈

2021/07/09

제가 저번에 소개해드린 C일보 기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뤘던걸로 기억합니다. 백신덕분에 영국인들이 일상을 되찾았다는데, 도통 믿어지지가 않아 구글 검색창을 두드렸더니 어렵지 않게 사실여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 기자들은 어째서 인터넷 검색조차 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걸까요?

애그

2021/07/09

백신관련해서는 저도 정부비난하는게 좀 동의가 안됐습니다. 백신 개발국이 미국이랑 영국이었고 그 나라들의 접종률이 높았던거 아니었던가요? 이스라엘은... 이런 말이 동의를 얻을지 모르겠지만 화이자 CEO가 그리스계 유대인이더군요;;; 유대인들의 유난(?)을 생각하면 그 나라에 왜 백신이 우선공급되었는지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짐작합니다.

또 정부가 AZ백신 위주로 확보를 하니 AZ백신 맞으면 큰부작용이 날 것처럼 비난하고 왜 화이자나 모더나 확보 못했냐고 비난하고...전문가들이 AZ백신이라고 특별히 위험한건 아니고 백신뿐만 아니라 모든 의약품이 효능과 부작용간의 확률문제라고 해도 AZ백신을 완전 사약수준으로 만들더라구요 ㅡㅡ;;

대부분 AZ백신을 맞은 영국국민들은 어쩌라고...

암튼 최고로 잘한다고 정부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은 없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래도 어느정도 인정해야할텐데... 아마도 박근혜 정부나 이랬으면 이보다 훨씬 못하고 상황이 심각해도 우리나라가 방역모범국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난리겠죠...

이준구

2021/07/09

애그 군 오랜만이네.
본인도 가족도 모두 잘 지내고 있겠지?
이젠 학위과정도 거의 끝나갈 것 같은데.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번 수상인 네타냐후가 부정 사건 등으로 정치적 곤경에 처했을 때 백신으로나마 인기를 만회하려는 작전을 썼다고 하더군.
그래서 가격이 얼마든 간에 무조건 다량의 백신을 확보하라고 지시를 했대.
우리나라 같으면 그런 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가 없지 않겠어?
나랏 돈 술술 샌다고 얼마나 난리법석을 치겠나.

애그

2021/07/09

네 선생님! 저희는 잘 있습니다.
슬이 복직이 다가오고 있어서 온 가족이 다음주에 귀국(저는 한달간 머물다가 다시 나갑니다.)하는데 귀국을 앞두고 한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 마음이 너무 심란합니다. ㅠㅠ

선생님은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
코로나 상황이 괜찮아지면 한국에 있는 동안 슬이랑 꼭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런 정치적 이슈가 있었는줄 몰랐네요.

에휴...이놈의 코로나 정말 지긋지긋합니다.ㅠㅠ 백신이 나와서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건가 싶었는데...델타변이다 머다...정말 끝이 없네요. ㅠㅠ

참고로 저 학위과정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 2~3년 정도 남았습니다. ㅠㅠ

선생님 건강하시고 꼭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구

2021/07/09

어이 이 친구 미국보단 한국이 훨씬 더 안전하다네
난 미국에서 어떻게 사나 싶던데

한국 오면 꼭 한번 놀러오고

애그

2021/07/09

그건 정말 맞습니다. 진짜 미국 시골(?)에서 3년 살면서 정말 깜짝 놀랍도록 미국에대해서 많을 것을 느꼈습니다. ㅋ 할 말이 많은데 이 나라는 정말.... 하아... 선생님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Jeondori

2021/07/09

교수님 , 애그님 .... 미국이라는 나라의 어떤면을 말씀하시는지...미국에 대해 생면부지인 저로서는 궁금하네요. 그리고 애그님 오랜만이세요... 사실 오랜기간 홈피에 안보이시길래 궁금했습니다.

이준구

2021/07/09

나는 코로나의 측면에서 한국이 더 안전하다는 뜻으로 말했어요
그런데 애그 군은 좀더 포괄적으로 한국이 더 살기 좋은 나라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Jeondori

2021/07/09

제가 아는 미군 장성출신 미국인이 노후를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 하길래 물어 봤습니다.

그리고 교수님 한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미국에 있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서울대학으로 입학하거나 전입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이준구

2021/07/09

한국사람이냐 아니면 미국사람이냐에 따라 다르고, 한국사람들 중에도 미국에 어떤 이유로 얼마 동안 거주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난 자격요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합니다.

Jeondori

2021/07/09

네 .. 교수님 알겠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

애그

2021/07/10

안냥하세요. jeondori님.
(물론 한국보다 좋은 점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안좋은 점, 어두운 점 위주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느낀점 위주기 때문에 주관적이라는 것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의료시스템 이런건 말할 것도 없구요.
제가 느낀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머랄까..."미국은 극히 소수의 천재들이 이끌어가는 나라입니다." 밖에서 보는 미국은 주로 그런 엘리트들의 미국이기 때문에 세계 최강 선진국인데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레스토랑이나 관공서, 우체국, 병원, 학교 등등에서 일하는 사람들 보면 놀랍도록 일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중에서도 하급(?) 취급받는 맥도날드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드라이브 스루하시면 주문한대로 안나올 확률이 진짜 아무리 양보해도 80프로는 됩니다.(저는 사실 한번도 제대로 나온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영어를 못해서 그러려니 했는데...한번도 제대로 나온적이 없고, 미국에 오래 사신 분들도 그러더군요. "걔들은 주문한걸 제대로 주는걸 본적이 없어")

관공서같은데서 일하는 공무원들도 놀랍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 욕하면 안됩니다. 굉장히 일 잘합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 화이팅!!!

그나마 상태 좋은데가 스벅인데...거기도 일하는 사람 수대비 한국기준으로 보면 한숨 나옵니다. 업무분장도 안되서 일하는 사람은 많은데 자기들끼리 동선 꼬이고 부딛히고 난리도 아닙니다. ㅋㅋㅋㅋ 서울시내에서 직장인들 점심시간의 스벅을 이 사람들 절대 감당 못합니다. 한국 스벅직원들 만세!!

무튼 극히 소수의 엘리트들이 거의 모든것을 이끌어가는 나라라는 것에는 말도 못하게 극심한 빈부격차도 포함됩니다. 제가 보고 경악했던건 유리창이 다 날아간 차에 비닐을 테이프로 붙이고 다니는 차도 있고, 본네트쪽이 다 박살이 나서 내부 구조가 다 보이는데도 그냥 도로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생활에서 차는 필수이기 때문에 차는 있지만 그걸 수리조차 못하고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거 아닐까요? 반면 좀 잘사는 동네 가보면 앞마당 정원에 분수대도 있고 영화에서나 볼법한 저택들이 즐비합니다.(집이라기 보다는 저택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범죄율, 치안 문제도 말할 것도 없습니다. 빈부격차가 심하다보니 조금만 우범지역으로 빠지면 대낮에 강도를 만날 수도 있고, 지역뉴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총기사건이 보도됩니다.(사망자가 있든없든 어디서 총격이 발생했다 이런거...) 놀라운 것은 그런 총기사건의 (조금 과장된 것일 수도 있는데) 20~30퍼센트는 경찰이 범인이든 시민이든 누군가를 죽였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 경찰차만 봐도 괜히 겁납니다.

코로나 관련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겠죠.

결론은 미국이라는 나라는 밖에서 볼 때와는 정말 다르다고 느낍니다. 초엘리트들이 워싱턴이나 뉴욕에 모여서 미디어를 타고 외부에 보여지고 학계나 산업계에서 슈퍼천재들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놀랍게도 어두운 면이 큰 나라 같습니다. 지구상에서 인간을 달에 보낸 유일한 나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기도 한 나라라고 할까요?ㅋ;;;

근데 안좋은 면만 말씀드린거구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한국보다 좋은 점도 많습니다. ^^

이준구

2021/07/10

나 있을 때보다 사정이 더 안 좋은 것 같군.
그래도 나는 맥도날드에서 주문한 것 100% 제대로 받고 살았는데.
은행이나 정부에서 일하는 친구들 무능하다는 건 완전 동감일세.

애그

2021/07/10

네 선생님. 놀라운 것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픽업해서 집에서 열어보면 잘 못 들어 있는 경우도 몇번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저의 영어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ㅠㅠ

이준구

2021/07/10

당연히 아니지
근데 나 때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졌어

Jeondori

2021/07/10

애그님 ..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 만만세 !!! ㅎㅎ

앱클론

2021/07/10

1인당 GDP 6만 5천 달러가 넘는 미국의 빈부격차가 그렇게나 크다니;;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 보면 할렘가나 빈민가층들(주로 흑인들) 빼고 그냥 저냥 집 한채씩 다 있고 한국보다 훨씬 잘 사는 줄 알았습니다.

미국 의료시스템이 말도 안되는 걸 알곤 있었지만, 공무원이나 은행원의 직무능력이 형편없다는 게 참 놀랍네요. 뭐랄까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모든 것이 뛰어난 선진국이며 우리나라의 롤모델로 삼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군요. “Thank you for America”를 입에 달고 살았던 제가 참 한심하네요... 이 사례를 통해 소득의 공평과 재분배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경험담 감사합니다!!

abs

2021/07/12

이준구 교수님 홈피를 거의 눈팅만 하는, 얼마 전에 졸업한 경제학 박사 유학생입니다.

위에 에그님 말씀 중에 "미국은 극히 소수의 천재들이 이끌어가는 나라입니다." 라는 코멘트에 정말 크게 공감이 되어, 저도 맨날 저 소리를 주위 사람들에게 했기에, 감히 눈팅하는 사람임에도 몇마디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미국의 모 주립대 경제학과에서 6년간 TA 및 강사를 했는데, 학생들을 보면 정말 이 친구들이 같은 학교 다니는 학생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편차가 크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얘가 왜 (하버드나 예일이 아닌) 이 학교에 있지?' 하는 느낌을 받는 한 편 어떤 친구들은 '얘가 왜, 어떻게, 뭐하러 대학에 왔지?' 하게 됩니다.
전자들은 정말 엄청난 포텐셜을 보이다가 뛰어난 퍼포먼스로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잡거나, 좋은 학교의 대학원으로 갑니다. (제가 입학했을때 저희 학과의 학부생 중 한명이 17세에 최우등 졸업하고 UC버클리 박사과정으로 갔습니다. 17세에 졸업입니다.)
반면 후자인 학생들은 '30%와 0.3이 왜 같은거냐?' '3/5이 왜 0.6임?' 하는 식의 사람 난감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분모-분자를 뒤집어 써서 비엔나소시지 마냥 줄줄이 문제 틀리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이 흔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경제학' 수업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불행히도 후자인 친구들은 대개 졸업에 실패합니다. (이러한 큰 교육에 있어서의 편차 및 불평등이 어떻게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지는지는 이미 스티글리츠 교수가 많이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

마트에 가면 캐셔들이 암산이 안되는 것이야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생년월일을 알려달라해서 알려주면, 예컨대 April이라고 하면 그게 4월인지 8월인지 헷갈리는 친구들도 종종 봅니다. September, October, November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시험치는데 계산기 사용 안된다고, 전자기기 가방에 넣으라 하면 학생들이 꼭 따갑게 노려봅니다, 그리고 강의평가에 적습니다. (영어도 못하는) 강사 나쁜 XX가 계산기 못쓰게 해서 시험 망쳤다고. 물론 저는 시험에 사칙연산 이상의 복잡한 계산 같은것은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시험감독하고 집에 가는 길 등골이 서늘합니다. 한 선배님이 어느 날 차에 기스가 나 학교 경찰에 신고 했더니 첫 질문이 '너 혹시 TA냐?'라고 했다는 도시전설이 떠오릅니다.

반면, 이런 것도 꽤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분명 박사 1년차 때 까지만 해도 그리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연구-논문 단계로 가면서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제 코호트에서 가장 훌륭한 논문을 썼다고 평가 받은 친구는, 1년차 첫 미시 퀄을 떨어진 친구였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미국은 이런 소수의 괴물같은 친구들이 멱살잡고 끌고가는 나라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은 소수 엘리트들이 이끌어가는 사회라는데에 100% 공감입니다.

그 밖에 에그님이 말씀하신 에피소드들 다 공감이 갑니다.
(다만 맥도날드 드라이브쓰루는 저는 주문한대로 대개 받았기에...제가 좀 운이 좋았거나 저희 동네 맥도날드가 좋았나 봅니다. 어쩌면 이것도 지역별 편차가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이니까요!)

이준구

2021/07/12

abs씨 정말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나도 미국에서 가르칠 때 3 나누기 0.1이 왜 0.3이 아니고 30이냐고 캐묻는 학생 때문에 진땀을 뺀 적이 있습니다.

지금 Yale대학 교수이며 세계 300대 경제학자 중 하나인 내 친구는 대학원 들어올 때 친 수학시험에서 eigenvalue를 구할 줄 몰라 내가 가르쳐 주기도 했지요.
그런 사람이 학위과정 그리고 그 뒤에 쭉쭉 커가는 걸 보면서 한국 교육과 미국 교육 사이의 차이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고만고만한 똑똑이들을 양산하고 천재는 하나도 키워내지 못하는 교육이지요.
이에 비해 미국은 소수의 천재를 키워내지만 대부분은 간단한 덧셈 뺄셈도 못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이구요.

따라서 우리는 후발주자로서 남의 것 배우고 따라가고 베끼는 데 능하지만 앞에서 기술진보를 선도할 인재가 없는 거죠.
내가 우리 교육과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애그

2021/07/12

abs님 글에 정말 공감합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한국교육과 미국교육의 장단이 있는데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도 평소에 자주 했던 말 중에 "삼성이 스마트폰 스펙 올리는건 애플보다 잘할지 몰라도 스마트폰이라는걸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지는 못한다."였습니다. 선생님의 취지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은데...하지만 그런식의 미국교육이 극심한 빈부격차의 한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문제까지 감안하면 미국의 교육과 빈부격차 등 너무나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얽히고 섥힌거 같습니다.

맥도날드 관련해서는 ... 흠... 좀 당혹스럽네요. ㅋㅋㅋㅋ;;;
아마도 제가 애들이 있어서 메뉴를 이것저것 시켜서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
솔직히 말씀드려 장거리 여행하면서 들렸던 맥도날드에서 맥머핀 4개 달라고 한거는 제대로 받은적 딱 한번 있습니다. ㅋ
아무튼 그래서 저는 맥도날드 잘 가지 않습니다. ㅡ,.ㅡ

이준구

2021/07/12

꼭 한번 보기로 해요

abs

2021/07/12

교수님/ 네, 예전에 자서전 연재하실 때 교수님과 Joseph Altonji 교수님 일화를 적으셨던 거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가 노동경제학 들을 때 강의하시던 교수님이 내 지도교수는 Altonji고, 그 지도교수가 Ashenfelter이고 우리과에 누구는 지도교수가 누구니까 나랑 그 사람은 사촌지간ㅋㅋ 하면서 막 노동경제학 계보도를 그리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저 사실 교수님께서 조금 아시는 학생입니다. 졸업하고 한국 들어왔는데, 연락드리겠습니다.

에그님/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그래서 박사과정 동안 과연 저런 소수의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는) 괴물들은 어떻게 나오는걸까...를 나름대로 찾아보려 애썼는데 (답의 파편들은 좀 얻은 것 같아도) 정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냥 한국에서도 한국의 교육/훈련 시스템과 상관없이 김연아 같은 아웃라이어들이 나오듯 미국도 그렇게 나오는데 인구가 한국보다 월등히 많고 기본적인 사회적 백그라운드도 좋다보니 아웃라이어도 많이 나오는구나 (+그리고 걔들이 미국을 이끄는구나) 정도로 정리했습니다.

abs

2021/07/12

네 교수님, 메일 드렸습니다..
(댓글을 수정하니 순서가 흐트러지는군요ㅠㅠ)

이준구

2021/07/12

이 게시판에 그런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김연아나 조성진 혹은 손열음 같은 아웃라이어는 우리 사회가 최고로 잘 만들어내지 않겠어요?
학문적인 아웃라이어와는 생성과정이 판이하게 다르니까요

허공에의질주

2021/07/12

국력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고 집단적/개인적 문화 차이도 차치할 수 없지만 일단 교육 현장만 놓고 보면 문과 쪽에서 천재가 나오려면 어렸을 때부터 수업과 평가 방식 자체가 암기하기라 아니라 수준높은 책읽기, 쓰기, 토론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수학 등 전공과 무관한 과목 부담은 대폭 낮추고 전공과 관련된 과목은 대학교 1, 2학년 수준으로 높여야 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어렵겠지요.

이준구

2021/07/12

일리가 있는 지적입니다

홍선생

2021/07/13

백신 배급 순위가
1. 개발국
2. 투자국
3. 백신 배급이 되지 않으면 위험한 치안상태의 나라
4. 그 외
이렇게 되어 우리나라는 사실 4순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백신을 보유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