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앙일보에 충격적인 기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물로 재배한 상추에서 인체에 유해한 남조류 독소가 다량 검출되었다는 기사입니다.
부경대 연구팀이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변에서 채취한 물로 재재한 상추에서 그런 분석결과를 얻었다는 겁니다.

녹조에 다량의 유독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물을 섭취하고 자란 곡식과 채소에 그 유독물질이 어느 정도 잔류하리라는 것 역시 상식에 속하구요.
식물이 무슨 정화장치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유독물질이 섞인 물을 빨아들여 성장하면 그 유독물질이 모두 없어지지 않고 남을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요?

전문가들 말에 의하면 농업용수에 포함된 남조류 독소의 최대 40% 정도가 농작물에 잔류한다고 합니다.
이 상식적인 사실을 부정하는 건 아마도 과거 4대강건설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던 세력, 그리고 이에 부화뇌동한 세력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한 가지 이해하지 못할 일은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도 이런 비상식적인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직까지도 환경부는 "녹조의 독소가 식물에 흡수되는 기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부경대 연구팀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물로 수경재배한 상추 1kg당 67.9 마이크로그램의 남조류 독소, 즉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의 독소 농도라면 체중 30kg인 어린이가 오염된 상춧잎 3장만 먹어도 하루 섭취 권고치를 초과한다니 정말 무서운 일 아니겠습니까?
체중 60kg의 성인은 상춧잎 6장을 먹으면 권고치를 초과하게 된답니다.
(이제 우리가 상춧잎으로 삽겹살 싸먹을 때 몇 장을 먹었는지 일일이 카운트해야 할 판이네요.)

이번 실험은 녹조가 낀 낙동강 물로 수경재배를 한 상추를 분석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실제로 낙동강변에서 재배된 상추의 오염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경재배한 것보다는 실제로 밭에서 자란 상추의 오염도가 더 낮게 나오겠지요.
이 점은 참작하고 그 연구결과를 해석해야 마땅한 일일 겁니다.

그러나 연구팀이 사용한 낙동강 물은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1리터당 600 마이크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녹조가 한창 심할 때는 아미크로시스틴 농도가 그 10배가 넘는 7000 마이크로그램을 넘는 수준까지 치솟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렇게 오염이 심한 물을 그대로 끌어다 농사를 지을 수 있을 테고요.
이 점을 고려해 보면 연구팀이 검출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경대 연구팀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은 3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분해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시스틴이 잔류된 쌀로 밥을 지어 먹은 사람은 그 독소를 그대로 흡수한다는 말입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이 제1급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등골이 서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MB정부 때 4대강사업의 총대를 맨 국토교통부 사람들보다 (이를 한사코 말려야 하는데도) 팔짱만 끼고 부화뇌동했던 환경부 사람들을 더 미워했습니다.
환경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언론에 나와 4대강사업으로 강물이 맑아질 거라는 헛소리를 할 때는 울화가 치밀어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환경부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느낌입니다.
얼마 전 방영된 MBC의 PD수첩 녹조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환경부 사람들이 오히려 녹조와 관련된 불편한 진실을 은폐하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몇 달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대선 때 공약한 대로 문제가 되는 4대강 보를 철거해 주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 많은 시간을 어디에 허비하고 매년 여름이면 온 강물이 녹조라테로 뒤덮이는 끔찍한 현실을 그대로 방치해 왔는지 원망스러운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그 녹조가 우리 국민의 건강에 어떤 해악을 미치고 있는지를 조사해볼 생각이나 해봤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녹조의 해악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왔는지 모릅니다.
녹조라테를 정수한다 해서 마이크로시스틴이 완전히 제거된다는 보장이 없다면 당장 식수의 안전성부터 엄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녹조라테로 재배한 농산물에 마이크로시스틴이 잔류한다면 그것이 우리의 건강에 어떤 해악을 미치는지 엄밀하게 분석해 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곡식과 채소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잔류량이 어떤 수준인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지역별, 출하시기별로 마이크로시스틴 잔류량을 분석해 소비자들이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요즈음 환경적인 측면에서 탄소감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로 더욱 시급한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는지 모릅니다.

오늘 중앙일보 기사를 직접 읽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Link : 녹조라테의 불편한 진실





양종훈

2021/10/19

좀 웃긴게... 중앙일보가 무슨 낮짝으로 저런 기사를 쓴단 말입니까? 지금도 C,D일보는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지 농민들이 반대하는데 얼치기 환경단체들이 무식하게 밀어붙인단 기사만 줄줄이 보도하고 있는데, 중앙도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잖습니까? 지난 십수년간 모르쇠로 일관하다 이제서야 목소리를 내는 의도가 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녹조의 해악이야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데 전문가란 사람들은 그걸 무지한 소리라며 일축했고,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실어준게 보수언론, 경제신문들입니다. 과학적 분석의 결과야 참고할만 하더라도 이미 수없이 제기된 문제를 무슨 특종인양 제기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준구

2021/10/19

그래도 이 기사를 쓴 강 기자는 칭찬하고 응원해 줘야 합니다.
사측의 입장이야 어떻든간에 강 기자는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진실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니까요.
난 잘 모르지만 이런 기사가 사측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중앙이 어떤 행보를 보이던간에 아직도 시치미 떼고 모른척으로 일관하는 다른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보수언론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앱클론

2021/10/19

맞습니다. 오히려 중앙일보가 보도하니 신뢰가 더 가는군요.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그때당시 옹호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자 정반대의 의견을 내는군요. 차기정부가 해결하길 기대해봅니다.

이준구

2021/10/19

선거 결과에 따라 거꾸로 갈 수도 있겠지요
하기야 여기서 더 나빠질 건덕지도 없지만요

넋두리

2021/10/21

문재인 정부가 곧 끝나가는데,, 5년이 너무 허망하게 지나가는건 아닌지,,,,참,,,,,,,,,,,어찌야 할까,,,

이준구

2021/10/21

참으로 아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