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면 워떻고 캔디면 또 워뗘서?

‘토사구팽’이란 사자성어를 유행시킨 김재순 전 국회의장을 생전에 부인과 함께 뵌 적이 있습니다. 김 전 의장이 “이 사람이 젊어서는 참 곱고 얌전했는데 지금은 아주 무서워요” 하니, 조용히 앉아 있던 노부인이 딱 한 말씀으로 평정하시더군요.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한 조순형 전 국회의원이 유일하게 꼼짝 못하는 사람도 아내인 김금지 배우였습니다.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마다 아내와 상의하는 이유가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엇길로 나갈 일이 별로 없었더라는 거죠.

일생을 민주화투쟁 하며 거리에서 산 장기표 선생도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제 아내는 사람을 아주 정확히 봅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럴 겁니다.” 그러나 본전도 못 찾은 칭찬이 되고 맙니다. “당신은 욕심을 가지고 사람을 보니까 잘 못 보는 거예요. 나처럼 마음을 비워야지.” 장기표가 아닌 조무하를 인터뷰 주어(主語)로 쓴 이유입니다.

저는 70~80대 여인들의 지혜와 뚝심, 그리고 유머를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인생에 대한 그녀들의 성찰을 켜켜이 쌓아올리면 역대 어느 석학들도 해내지 못한 거대한 지혜의 숲을 이룰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학식이나 사회 경험에서는 남편보다 한참 아래일지 모르나 “마누라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어르신들 말씀은 적어도 그 세대에서는 팩트인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반반으로 공정하고 평등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MZ세대에겐 할머니 세대의 사랑이 이해되지 않을 겁니다. 한쪽의 일방적인 헌신과 희생이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여겨지던 시절이니까요. 페미니즘 세례를 받고 자란 저희 세대만 해도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다짐하며 이를 악물었지요. 헌신으로 사랑을 증명해야 했던 우리 어머니 세대들의 공통적인 희망가도 “다시 태어나면 결혼 따위 안 한다. 혼자서, 전세계를 누비며 자유롭게 살 것이다”이니 가슴이 뭉클하고 숙연해집니다.

최근 만난 70대 여인에게서는 아주 도발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야권 유력 주자의 아내를 둘러싸고 떠도는 루머에 관한 것인데요. “대체 쥴리가 뭐요? 뭔데 그리 난리요?” 묻기에 아는 대로 설명해드렸더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쥴리면 워떻고 캔디면 또 워뗘서? 군대도 안 다녀온 것들이 요즘 군대가 형편없어졌다고 흉보고, 룸살롱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것들이 꼭 도덕군자처럼 굴더라만. 대통령 마누라는 뭐 성녀(聖女)로만 뽑는답디까?” 와르르 폭소가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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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 C일보에서 낸 사설 전문을 올려봤습니다.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가 누구인지야 세상이 다 아는 일이고, 누구를 지지할지 말지는 전적인 개인의 자유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옛 일이니 그냥 덮고 넘어가주자고 할 수 있습니까? 그것도 남의 뒷조사로 먹고사는 언론에서 말입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왜 남의 과거사에 그토록 집착했습니까?

다른 것보다도, 역대 어떤 인물이 국내 최대의 언론으로부터 이만한 비호를 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군사정권 이후로 이런 역사가 없었던걸로 아는데요.

이준구

2021/07/12

이게 정말 일간지의 사설인가요?

양종훈

2021/07/12

21년 7/10 기사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25758

판다독

2021/07/12

역시 신문이란 지면에 *을 싸는 것들이군요

허공에의질주

2021/07/12

과거 직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행적에 불법과 비리가 있다면 그건 큰 문제니 검증은 필수죠. 언론의 역할은 검증에 있지 수준낮은 옹호에 있지 않은데 우리나라 언론은 스스로 한없이 격을 낮추네요.

83눈팅

2021/07/13

쥴리인지 아닌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쥴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선생

2021/07/14

진짜 조선일보 기사네요.............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