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하버드 대학의 체티(Raj Chetty) 교수 등 5명이 함께 쓴 논문의 제목입니다.
(이 논문은 2019년 Journal of European Economic Association에 발표되었습니다.)
제목이 흥미로워 한 번 읽어 보았는데, 어린 세대를 기술혁신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데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다섯 경제학자는 비슷한 시기에 이 문제와 관련된 또 다른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것의 제목은 “Who Becomes an Inventor in America?: The Importance of Exposure to Innovation”입니다.
이 논문에서 그들은 중요 특허를 갖고 있는 (미국 내) 120만 명의 발명가를 대상으로 누가 성장해 발명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지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 두 논문을 함께 읽어 보면 어린 세대를 기술혁신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언급한 논문에서 그들은 기술혁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에서 성장한 사람이 나중에 커서 발명가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합니다.
주변에서 발명 혹은 기술혁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례들을 접하면서 나중에 발명가로 성장할 기질이 형성된다는 말이지요.
어린 시절 가족 또는 이웃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향이 롤 모델(role model)이나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s)를 통해 성장 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그들은 이와 같은 효과를 ‘노출효과’(exposure effect)라고 부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어릴 때 거주한 지역이 어떤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지가 성장해서 발명을 하는 분야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보스턴이나 실리콘 밸리에서 성장한 사람은 나중에 컴퓨터 분야에서 특허를 얻을 가능성이 크답니다.
한편 의료기구 산업이 발달한 미네아폴리스 지역에서 성장한 사람은 의료기구 방면에서 특허를 얻을 가능성이 크구요.

이처럼 어린 시절 발명 혹은 기술혁신의 분위기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 그들의 결론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학업 성취도와 별 관계가 없고, 특히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수학 성적이 우수한 사람이 발명가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을 하겠다고 부르짖기만 하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 일인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기초해 조세정책이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데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평가한 것이 바로 첫 번째 논문입니다.
이들의 지적에 따르면 그 동안 조세정책의 효과를 연구한 논문들은 주로 기업의 차원에서 조세상의 혁신 촉진정책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이 연구결과들은 그런 정책이 상당한 효과를 가져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구요.

그렇지만 이와 같은 연구는 기업의 테두리 밖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초기단계의 혁신에 관한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입니다.
예컨대 애플, 페이스북, 구글, 머이크로소프트 같은 IT 거대기업은 소위 '차고발명가'(garage innovator)들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기업 차원에서의 분석은 이들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책이 개인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중요한 분석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노출효과이며 발명가에게 지급되는 조세상의 금전적 유인은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입니다.
즉 조세감면이 더 많은 아인슈타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결론이지요.
그들은 그와 같은 결론의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고 있습니다.

첫째로 발명가에 적용되는 세율을 낮춰주는 것은 이미 노출효과의 영향을 받아 발명가가 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발명가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둘째로 금전적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어떤 사람을 발명가의 길로 유도하는 것은 스타 발명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빌게이츠나 저커버그 같은 스타 발명가는 작은 금전적 유인에 별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조세상의 금전적 유인으로는 더 많은 스타 발명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조세감면이 더 많은 아인슈타인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NO’라는 대답을 찾은 셈이지요.
조세감면이 무슨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는 세상을 향해 “조금 냉정해져라.”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더 많은 어린이들을 발명과 기술혁신의 분위기에 노출시키는 것이 한층 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한 어린이를 발명가가 별로 살지 않는 지역에서 발명가가 많이 사는 지역으로 이사가게 함으로써 그가 발명가의 길을 선택할 확률을 현저하게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미국의 예에 기초해 쓴 논문이라 우리로서는 약간의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논문은 우리의 조세정책이나 교육정책에 대해 뭔가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무조건 공부만을 외치는 교육으로선 빌게이츠나 저커버그의 출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PS. 이 두 논문의 저자가 다섯 명으로 되어 있지만 저자들의 면면을 보면 체티 교수가 주역을 담당하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여기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는 체티 교수는 인도 태생으로 9살 때 미국으로 이민 와 경제학자로 대성한 천재입니다.
이제 겨우 41살밖에 안 된 그는 경제학자로서 최고의 명예라고 할 수 있는 클라크메달(J.B. Clark medal)을 받아 앞으로 노벨상을 예약해 놓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대 최고의 젊은 경제학자로 그를 꼽는 사람이 많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들어가서 그의 화려한 경력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양종훈

2021/06/11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싫어할 논문이네요. 자율형 사립학교나 특수목적고등학교에 미련을 못 버린 사람 아직도 많아요.

이준구

2021/06/11

입시 준비 교육에 매달리는 한 창의적 인재는 길러질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