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여러 권의 책들 중 이 책처럼 흥미롭고 인상 깊은 책은 없었습니다.
처음 책을 잡는 순간부터 읽기를 끝낼 때까지 정말로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습니다.
역시 저널리스트가 쓴 책답게 너무나도 술술 읽힌 나머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의 삶에서 대학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를 파헤친 이 책은 당연히 미국 사회를 그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도 미국과 너무나 닮아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학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미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에 기초해 이 책을 썼기 때문에 그만큼 생생함이 더 큽니다.
인터뷰 대상이 된 사람들은 아주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그 역경을 뚫고 미국 사회의 주류에 진입하게 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보면 그들이 역경을 돌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운도 많이 작용했습니다.
동시에 훌륭한 교육자들이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준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같은 교육자로서 이 책에 등장하는 훌륭한 교육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접하고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의 교육자로서의 내 삶을 반성하기도 했구요.

대학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일종의 투자 행위에 해당합니다.
경제학자들은 교육을 사람 그 자체에 대한 투자, 즉 인적투자(human investment)라고 봅니다.
문제는 과연 그 투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얼마나 큰지에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학교육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상당히 크며 랭킹이 높은 대학에 다닐수록 수익이 한층 더 커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 대학의 혹스비(C. Hoxby)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랭킹이 비교적 높은 대학 졸업생은 낮은 랭킹의 대학에 다닌 사람에 비해 평생소득이 2백만 달러가량 더 높다고 합니다.
랭킹이 아주 높은 명문대에 다닌 사람의 경우에는 그 프리미엄이 3백만 달러에 이른다는 것이구요.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만 명문대니 뭐니 따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대학 사이에 차별을 둔다는 사실이 의심의 나위 없이 밝혀져 있으니까요.
저자는 소위 아비비리그(Ivy League)라고 불리는 대학들, 그리고 스탠포드, MIT, 시카고 같은 명문대 출신과 다른 대학 나온 사람들은 확실하게 다른 대접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이런 대학을 통틀어 “아이비 플러스”(Ivy Plus)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하버드 대학의 체티(R. Chetty)에 따르면 아이비플러스 대학 출신은 30대 중반에 연봉이 63만 달러를 넘어 최상위 1%의 소득자가 될 확률이 대략 20%나 된다고 합니다.
반면에 상당히 랭킹이 높지만 그 아래에 속하는 대학 출신의 경우 그 확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을 다니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는 그 확률이 0.1%에도 미치지 못하구요.

흥미로운 점은 이 아이비리그 플러스 대학들 중에서도 최고에 속하는 대학과 다른 대학들 졸업생을 차별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최고의 로펌이나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주로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스탠포드 출신만 면접을 본다는군요.
그 외의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은 면접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다고 하구요.

이렇게 서열화가 심한 미국 사회에서 명문대에 들어간다는 것은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사임이 분명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의 경우 명문대 입학을 꿈꿀 수도 없다는 현실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린스턴 대학생들 중 72%가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가정 출신인데 비해, 하위 20% 가정 출신은 2.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부모의 소득도 문제려니와 부모의 학력도 문제가 됩니다.
부모가 대학을 나온 경우에는 자식이 대학을 갈 확률도 높고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도 더 높아집니다.
말하자면 소득뿐 아니라 학력도 대물림을 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대학교육은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라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이와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구요.
이 책은 왜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의 해결책은 과연 무엇인가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학들이 가난한 가정 출신의 학생을 의도적으로 차별대우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요?
재정상황이 아주 좋은 최고 명문대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오히려 표면적으로는 다양성을 증대시킨다는 명목으로 가난한 학생들을 가능한 한 많이 포용하려는 제스추어를 쓴다는 겁니다.

반면에 재정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중위권 대학의 경우에는 자비로 등록금을 부담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입학허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다른 데서 돈을 끌어다 쓰기 힘든 상황에서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 결과 가난한 가정 출신의 학생이 차별대우를 받는 결과가 나타나구요.

저자는 저소득층 차별의 결정적인 원인이 입학전형 과정에서 SAT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SAT는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성격의 시험입니다.
(엄밀하게 말해 우리나라가 SAT를 본따서 수학능력시험 제도를 도입했다는 말이 맞는 말이지요.)
미국 대학의 서열은 대체로 신입생의 SAT 평균점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만큼 입학전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SAT 시험을 주관하는 College Board는 이 시험이 적성검사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코치를 받는다 해서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고소득층 자제라 해서 특별히 유리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부모의 소득과 점수 사이에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현실의 생생한 예를 들어 이 주장들이 아무런 설득력이 없음을 입증했습니다.

저자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적절한 코치를 통해 SAT 성적이 확실하게 올라갈 수 있으며 따라서 SAT 점수와 소득수준 사이에는 명백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SAT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이나 미국의 SAT가 모두 부잣집 자제에게 유리한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SAT와 경쟁관계에 있는 ACT 시험 성적을 입시 전형에 반영하는 학교도 많아졌으나 이 시험 역시 부잣집 자제가 더욱 좋은 성적을 얻는다는 점은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이 책에는 학생들의 SAT 성적을 올려주는 능력을 널리 인정 받은 한 사교육 전문가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시험은 학생의 수학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 아니라 시험을 치는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를 테스트하는 시험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시험 치는 기술을 가르쳐 줌으로써 쉽게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의 경우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말 아닐까요?)

저자가 이 대목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소위 ‘test optional admissions’라는 전형방식입니다.
SAT나 ACT 성적 제출을 지원자 임의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든 제도로서, 최근 많은 대학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는 시카고 대학 같은 명문대학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제도하에서 어떤 지원자가 SAT나 ACT 성적을 제출하고 어떤 지원자가 제출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이 시험 성적이 나쁜 사람들이 성적을 제출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테지요.
그들도 보아서는 고등학교 성적(GPA), 즉 내신성적으로 평가 받는 쪽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 이 옵션을 선택했을 게 분명합니다.

저자는 가난한 가정 출신의 학생 입장에서 볼 때 내신성적으로 평가 받는 쪽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비슷한 배경의 학생들이 경쟁상대가 되는 상황에서 성실히 공부하기만 하면 매우 좋은 GPA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test optional admissions 전형방식을 채택하는 대학에는 가난한 가정의 자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입학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와 같은 전형방식의 개혁을 통해 대학이 다시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게끔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형방식에서 덕을 봐 빈곤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수많은 학생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경험담을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난한 가정 출신의 학생이 명문대에 입학한다 해도 거기에서 또 다시 적응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에는 키키(KIki Gilbert)라는 가난한 집안의 학생이 운과 눈물겨운 노력 덕분으로 프린스턴 대학 입학에 성공했지만 주변의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광경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나는 거기서 대학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지만, 학부생이라면 그런 문제가 매우 심각했을 게 분명합니다.
(이 대목에서 같은 프린스턴 출신인 미셸 오바마가 생각나더군요. 그도 회고록에서 이와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 현재 미국 대학은 절대로 평평한 운동장이 아니며 가난한 소수인종 출신의 학생들에게는 거의 수직으로 기울어져 있는 불공정한 운동장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100% 공감이 가는 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미국의 대학 시스템은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라 장애물 역할을 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와 같은 미국 사회의 상황은 우리나라의 상황과 어떻게 비교될 수 있을까요?
너무나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부유층의 자제일수록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더 좋고 그 결과 명문대에 더 많이 입학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요.
그 결과 대학교육이 수행하는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구요.

빈곤층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본구도를 바꾸려면 SAT나 ACT의 반영비율을 줄이고 내신성적의 반영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일부 인사들은 그런 선발방식의 경우 수학능력이 모자라는 학생들을 대거 선발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우려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합니다.
SAT나 ACT 성적이 나쁘더라도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이 대학생활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와 같은 개혁방향이 미국 사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수시전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정부는 정시모집 비중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그 문제를 풀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정시모집은 부유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 지적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정시모집 비중 확대는 적절한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은 수시모집의 방식을 대폭 수정한 후 수시모집의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입니다.
수시모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비교과부문의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소위 ‘스펙쌓기’라는 낭비적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부유층 자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교과부문의 반영비율을 오래 전처럼 0으로 만들면 이 또한 문제겠지요.
따라서 어느 정도 반영은 하되 이것이 합격과 불합격의 결정적 요인이 되지 못하도록 반영비율을 크게 낮추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교과부문의 성적 반영비율이 크게 높아지면 서울 그리고 특히 강남지역이 누리고 있는 이점도 사라지게 되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우리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역균형선발과 비슷한 방식의 선발비중을 크게 높이자는 겁니다.
이 방법만이 엄청나게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을 다시 평평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고 믿습니다.
대학교육이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beatrice

2021/05/27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정보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er.

2021/05/27

수능 시험을 자주 치르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1년에 딱 한번 치는 것도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요.

이준구

2021/05/27

미안하지만 그게 해결책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다고 해서 부유층 자제의 어드밴티지가 사라지지는 않을 테니까요

앱클론

2021/05/27

저는 오히려 정시 100%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시는 학교 선생님들의 눈 밖에 난 학생들은 공평하게 내신 점수를 받기 힘들 뿐더러, 학교는 특정 학생들에게만 봉사활동 및 대외활동 등 명문대학 합격을 위한 스펙 몰아주기를 할 유인이 생길 것이라 믿습니다.

요즘 학생 수도 인구 감소에 의해 줄어드는 데다가 학교는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을 유치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명문대 배출을 잘 하는 학교를 학부모들이 원할텐데 그러한 학교들은 또 자립형사립고등학교(특목고)입니다. 일반고등학교와 자사고의 대입 내신 점수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실상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입학이 나뉘는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오히려 정시 100% 수능을 통해 경쟁하는 것이 가난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EBS로 하여금 사교육 못지 않은 최고 수준의 교사를 고용하여 전국의 모든 아이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제공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교수님의 SNUON을 보고 수준 높은 양질의 경제학 원론을 배웠듯이, 정부가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그런 수준 높은 강의를 무료로 접할 수 있게 한다면 그나마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등교육 과정은 고2 때까지만 배우고 고3 때는 수능공부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자율 학습 공간을 만들어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허공에의질주

2021/05/27

개인적으로 내신 전형 45%, 수능 전형 45%, 학생부 종합 전형[저소득층, 장애인 등만 대상] 10%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양종훈

2021/05/28

일단 대학교 숫자부터 대폭 정리해내야 합니다. 부실대학, 좀비대학 너무 많아요

econstudent

2021/05/29

교수님 책 추천 글 감사합니다. 저자 이름이 Tough 라니 상당히 놀랐는데요, 이와 별개로 책의 내용 또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글 말미에 제안하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는 저는 이견이 있습니다. 저는 어느 대입선발방식을 택하든 그 주체들(입시생)에게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예컨대 현행처럼 수시모집에 전체 정원의 80% 이상을 할당하고, 정시모집 및 기타모집에 20% 이하를 할당하는 것보다는 수시모집 60% 정시모집 40% 등으로 비교적 고르게 하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를 기준으로 하면, 수시모집 60% 중 지역균형선발모집을 30%, 수시일반전형(구 특기자 전형)을 30%, 정시모집을 40% 로 총 100%를 선발하는 것이 한 예일 것입니다.(구체적인 비율은 다소 다를 수 있음)

이와는 별개로 교육정책, 특히 대입정책이라는 게 워낙 그간 자주 변화하여 오히려 사람들에게 혼란을 많이 끼친 측면이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결과와 데이터가 축적됐을텐데도 수 십년에 걸쳐 갑론을박이 계속된다는 것은, 그만큼 입시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것과, Tough의 말대로 대학 그 자체가 사람의 인생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혹은 근본적으로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저런 주장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논외로,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어차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대입선발을 어떤 방식으로 하든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점차 끊어지는 것은 방지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오히려 대입 선발에 집중하는 것보다, 조세제도나 다른 교육 분야(평생학습, 산학협력)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양극화 완화 측면에선 더 생산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이런 맥락에서 위정자들이 재정학을 잘 알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사회는 (어차피 자주 바뀌게 되고 정답도 없는) 대학입시에 너무나도 큰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Jeondori

2021/05/30

아니면..... 우리도 프랑스처럼 대학의 평준화를 이루면 어떨까요? 현재 서울대, 연고대 기타서울소재대학, 지방대 식으로 서열화되어 있는 대학의 서열화를 없애고 프랑스의 " 파리 제1대학 , 파리 제 2대학 , 파리 제 3대학 ............. 파리 제 10대학 " 식으로 말이얘요 . 언젠가 이 홈페이지에서도 누군가 언급한 내용이긴 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구가 1억정도 되어야 효과가 더욱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이 어서 되어야 하구요 통일이 된 이후라면 어느정도 실효성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저 또한 무리가 없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하기사 현재 한국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통일의지가 있는지도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제2제이

2021/05/31

읽으면서 든 의문입니다.

수능과 내신의 수준(?)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를 들어 어떤 학교에 재학중인 특정 학생의 내신등급은 2등급인데, 수능등급은 3등급이 나오는 경우 (혹은 반대로 내신 등급이 3이나 4등급인데 수능등급이 2등급인 경우)와 같이요...
개개인의 학생들은 다 다를테지만.. 어떤 경향은 보이게 되거든요.. (일반고의 경우 내신등급에 비해 수능성적이 낮게 나옵니다.. 특목고나 자사고는 반대로 나오구요)

내신을 반영하는 대입제도의 확대를 바란다는 것은 학생의 능력(잠재력을 포함하여서요)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서의 신뢰도가 내신이 더 높다는 것이 전제가 되는 것일텐데요. 개별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시행되는 평가를 국가적 차원에서 재원과 노력을 투입해서 시행되는 평가에 비해 더 높은 가치를 둔다는 것이 언듯,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준구

2021/05/31

내신의 신뢰도가 분명히 더 높다고 생각해 그런 제안한 거 아니예요
사회적 약자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그런 거지요

또한 수능성적이 이름 그대로 수학능력의 정확한 척도라는 데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있다고 봐요
이 책의 저자가 SAT에 대해 말한 것처럼 수능성적도 시험을 치는 스킬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부유층들이 과외를 통해 성적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거구요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평평하게 만들려는 의미에서 내신성적을 중시하는 선발방식을 제안한 겁니다

이준구

2021/05/31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일까요?
특히 서울대처럼 국가의 엄청난 지원을 받는 대학요
지원자중 가장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만 골라 뽑는 것일까요?
아니면 좀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관점에서 선발을 하는 걸까요?

파이팅.

2021/05/31

2000년대 초반 까지는 수시모집이 없어서
수능으로 한 줄 세우기를 해서 신입생을 선발했는데
그래서 성적으로 한 줄 세우기라는 비판은 받아도
공정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초중반 부터 수시모집이 생겨서
온갖 별의별 희귀한 제도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수능성적으로는 지방대도 못 갈 학생이
영어특기자 등 온갖 이상한 전형으로
서울대 연고대 의치대 등에 가는 경우도 부지기 수 입니다.

솔직히 이런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는
교수님들 자녀들 입니다.

이제 수시모집 제도가 20년 가까이 되니까
온갖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처럼
수능으로 한줄 세워 신입생을 뽑는 제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능으로 한줄 세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맞는 것 같습니다.

이준구

2021/05/31

나도 현재의 이런 선발방식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어요
교수를 포함한 기득권층의 잔치판이 벌어졌다는 점에서요
공정성은 땅에 떨어지구요

83눈팅

2021/05/31

저도 교수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만,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시험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가장 공평하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준구

2021/05/31

내신성적 역시 시험 성적 아닌가요?
왜 수능 성적만 중시해야 하나요?
내신 성적 관리가 부실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충분히 따로 해결할 수 있는

Cer.

2021/05/31

각 학교마다 수준이 달라서 그런 건 아닐까요?
강남 8학군에서 1등급 받은 학생과 시골 학교에서 1등급 받은 학생이 똑같이 1등급 받았다고 해도 그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저 개인적으로 내신, 수능 비율이 50:50을 기본으로 하는 입시제도가 괜찮은 거 같긴 합니다.

제2제이

2021/06/04

여러 댓글이 달렸네요. 제 댓글에도 답변을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댓글을 제가 잘 읽은 게 맞다면. 내신과 수능은 둘다 시험성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한편, 내신 성적 관리의 부실이나 수능 시험의 능력측정 정확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별개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내신과 수능 중에서 더 나은 방식을 고른다면 사회적 약자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있는(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내신을 활용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특히 정부 지원을 많이 받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되는 것일까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수능이나 내신이나 저는 비슷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결부되어 사회적 약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를 생각한다면 수능보다는 내신을 활용하는 것이 맞는다고 보고요. 내신을 주로 활용하는 서울대 지역균형 전형을 생각하면 어쨌든 모든 학교에서 한명씩은 서울대에 지원/합격하고 경쟁하는 지원자 풀이 제한될 여지가 생기니까요. 수능으로만 전형을 치른다고 생각하면 많은 일반고에서 한명도 서울대에 못가는 일이 더 많이 생길겁니다.

이번에 읽고 쓰면서 인식하게 된 것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더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한 기여'는 교육 기회를 열어 주는 것도 해당될 수 있겠지만, 학문을 할 수 있는 능력(잠재력)을 가진 사람을 적절히 선발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교육하는 것도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적인 교육기회 확대는 복지의 차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입시제도나 전형을 통한 접근보다는 다른 복지제도를 통해 이루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대학이 같은 수준의 교육이 가능하지 않은 현실 때문입니다.
반면에 인재 양성을 위한 선발과 교육은 입시제도(전형)의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학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수능이 최선이 아닐 수 있기에 다른 방법을 찾는다면 저도 동의가 되지만, 기회의 확대 측면을 강조하게 된다면 자칫 수학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게다가 이미 기회균등 전형이라는 방식도 있는데, 이것을 확대하면 앞의 문제에 대한 보완이 될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저는 각 학교급에서 운영되는 내신 성적 보다는 국가차원에서 운영되는 수능 성적이 더 많은 사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쪽이라서 공정성 측면에서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면 할수록 어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