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을 보니 최근 일본에는 이렇게 '묵식'이란 공지문을 벽에 붙인 식당이 생겨나고 있다는군요.
코로나 시대에 식사를 하면서 떠들어 대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말하지 말고 식사를 하라는 권고랍니다.

그 기사를 보니 우리 대학 근방의 한 덥밥집 생각이 납니다.
일본인이 경영한다고 알려진 그 식당은 코로나가 없던 그 당시에도 묵식이 원칙이었습니다.
알본인 주인이 시끄러운 걸 몹시 싫어하기 때문이래요
듣기로는 그 원칙을 어기고 떠들다가 주인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는군요.

그 집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줄을 서서야 간신히 입장을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나도 몇 번 그 집에 가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입 다물고 먹으려니 소화가 안 될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의 고기덥밥이 특히 내 입맛에 맞는 것 같지도 않아 그 뒤로는 발을 끊었습니다.
아직도 그 덥밥집이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때는 묵식을 요구하는 식당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런 식당 있으면 일부러라도
찾아가고 싶네요.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여러 가지로 바꿔 놓았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요즘 혼밥을 하면서도 그리 주눅이 들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식당 들어가서 혼밥하는 사람이 많으면 괜히 마음이 놓이는 걸 느낍니다.
그러니 내가 혼자 들어가서 아무 말 않고 밥을 먹으면 주위 사람들도 안심을 하게 되겠지요.

요즈음에도 식당에 가면 대낮부터 소주병을 쌓아놓고 고래고래 떠들어대는 중, 노년 남자들을 꽤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게 마련이지요.
자신을 코로나의 위협에 노출시키는 것은 물론 공연히 옆 사람에도 폐를 끼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예절은 시대에 따라 바뀌게 마련입니다.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것은 어느 때나 좋은 일이겠지요.
그러나 요즈음처럼 코로나의 위협이 엄중할 때는 그런 즐거움을 약간이나마 줄이는 게 예의라고 봅니다.

하여튼 맛있는 음식 앞에 놓고 친구들과 마음 놓고 떠들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 날이 올 때까지는 서로서로 조심하는 게 최선일 겁니다.
'묵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얘기 줄이고 목소리 낮추어 그 날이 하루 빨리 오도록 노력해야 하겠지요.

앱클론

2021/02/15

교수님 설날 잘 보내셨는지요? 교수님께서 올리시는 글은 저를 하여금 항상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넋두리

2021/02/16

원했든 원치않았든,,세상은 늘 시시각각 변한다는 생각이 드는 시절입니다,,건강 유의하십시오

양종훈

2021/02/16

침묵이 금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지요

아부라카타부라

2021/02/21

혹시 지구당 말씀하시는건가요? 게시판으로 바로 이어지는 링크 주소를 북마크로 하고 있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연결이 되지 않아 교수님께 사정이 생기신줄 알았습니다. 10년 넘게 게시판을 봤기에 걱정이 많았는데 홈페이지 개편이라 다행입니다^^

83눈팅

2021/02/22

교수님 글 읽으니 얼마 전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시는데 일회용 종이컵에 인쇄되어 있던 "Keep calm and drink up"이라는 영어 문구가 생각납니다. ㅎㅎ

83눈팅

2021/02/22

아, 그리고 교수님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폴 크루그먼 교수의 칼럼을 읽어보니 코로나가 창궐하는 위사 상황에서는 재정 적자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경제학자들도 대부분 동의한다고 하며, 재무장관인 앨런도 지금 걱정해야 할 것은 재정적자가 아니고 재정적자로 인한 위험이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되는 것을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재부 관료들이나 경제학자들 주류 언론 모두 재정적자로 인한 위험성만을 주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나라는 미국과 달리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안 되는 것인지요?

이준구

2021/02/25

물론 미국과 한국의 여건이 다르다는 점은 분명하지요.
한국이 미국만큼 마음 놓고 적자재정을 운영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내가 지난 번에도 지적한 바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재정건정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저 문재인 정부를 디스하기 위해 그런 입장을 취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사실 야당이 현재 집권하고 있더라도 크게 다른 행보를 취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