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성격상 답이 15란 숫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것은 뻔합니다.
예컨대 하필이면 3이나 7이라는 숫자가 답과 관계를 가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문제는 그 15란 숫자를 답으로 도출하는 논리적 과정입니다.

힌트로 드린 흰 단추를 단 모자가 하나인 경우를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첫 날 100명의 포로가 한 방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검은 단추를 단 모자를 쓴 99명의 사람들은 어떤 것을 보았을까요.
오직 한 명의 포로가 흰 단추를 단 모자를 쓰고 있는 광경을 보지 않았겠어요?
이 사실만으로 자신의 모자에 무슨 색의 단추가 달렸는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차마 왕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흰 단추가 달린 모자를 쓴 한 명의 포로의 입장이 되어 보기로 하지요.
주위를 둘러보니 99명의 포로가 모두 검은 단추를 단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왕은 사전에 흰 단추를 단 모자가 최소한 하나가 있다고 공표했습니다.
그렇다면 흰 단추를 단 모자를 쓴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른 99명의 포로는 내 모자에 달린 흰 단추를 보고 그대로 자리를 지킨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의 답은 "첫 날 흰 단추가 달리 모자를 쓴 포로 한 사람이 자유의 몸이 된다."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흰 단추가 달린 모자가 두 개인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첫 날 모였을 때 98명의 검은 단추 달린 모자를 쓴 사람은 흰 단추 달린 모자를 쓴 두 명의 포로를 보게 됩니다.
한편 흰 단추가 달린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은 한 명의 포로가 흰 단추를 단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 상황에서 자신 있게 내 모자에는 흰 단추가 달려 있다고 짐작할 수 없습니다.
흰 단추를 단 모자의 갯수는 최소 하나라는 사실만 알 뿐 그 이상의 정보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무도 왕 앞으로 걸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첫 날의 게임이 끝납니다.

그 다음날 또 100명의 포로가 모였습니다.
이때 흰 단추가 달린 모자를 쓴 포로는 다른 한 사람이 흰 단추가 달린 모자를 쓴 모습을 봅니다.
"저 친구가 왜 어제 왕 앞으로 나가지 못했지?"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무릎을 칩니다.
그리고 이런 결론에 이릅니다.
"아, 내가 흰 단추를 쓴 모자를 쓴 모습을 보고 그것만으로는 자신을 가질 수 없어 그대로 앉아 있었구나."

흰 단추를 쓴 두 사람의 포로는 동시에 이런 결론에 이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두 번째 날에 두 사람의 포로가 동시에 왕 앞으로 걸어나가 자유의 몸이 된다."는 것이
답이 됩니다.

이번에는 흰 단추가 달릴 모자가 세 개인 경우를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흰 단추 달린 모자를 쓴 사람은 그런 모자를 쓴 다른 두 사람의 포로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정보만으로는 자신이 무슨 모자를 썼는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
첫 날도 그렇고 두 번째 날도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셋째 날이 되었습니다.
흰 단추가 달린 모자를 쓴 포로는 똑같은 모자를 쓴 다른 두 포로를 보고 왜 지난 이틀 동안
이들이 왕 앞으로 나가지 않았을까 의문을 품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아, 저 친구들이 내가 흰 단추 달린 모자를 쓴 걸 보고 아무것도 자신할 수 없어 이틀 동안 그냥 앉아 있었구나."

세 명의 포로가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왕 앞으로 걸어나갑니다.
따라서 이 경우의 답은 "세 번 째 날에 세 명의 포로가 동시에 자유의 몸이 된다."가 됩니다.
귀납(induction)의 원리에 따라 이와 같은 논리는 n번째의 경우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래 출제된 문제의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15번째 되는 날 흰 단추를 단 모자를 쓴 15명의 포로가 동시에 왕 앞으로 걸어나가 자유의 몸이 된다."

메이데이

2020/12/31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시기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소설처럼 쓰셨습니다.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해설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준구

2020/12/31

골치 아프지는 않으셨어요?
즐겁게 읽으셨다니 고마워요

메이데이

2020/12/31

연말에 재미있는 소설 한 편 읽게 해주셨습니다. 공포 속에 시작했지만 해피엔딩이라 연말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