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미국 IEC의 한국 근로자 단속 사건을 바라보며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기네 나라에 투자하러 간 외국 근로자들을 이런식으로 대우하는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동맹이라는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건이었지요.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의외로 여러가지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았습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 한국 근로자들의 우수성, 특히 보수언론과 경제계가 그토록 찬양해 마지않는 노동유연성의 치명적 약점 같은것 말이지요.

한국은 수출과 제조업으로 먹고사는 국가라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제조업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것이 뭐라고들 생각하십니까? 제조업에 종사하는 몸으로서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숙련된 노동력이라 봅니다.

숙련이라는건, 단순히 돈만 들인다고 해결되는게 아닙니다. 최소 몇 년을 자기 분야에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게 아무리 단순해보이는 일(나사를 조거나 부품을 교체하는 등) 이라도도 숙련자와 비숙련자 사이에는 분명한 격차가 존재합니다. 물론 비숙련자가 자기 역량을 키워나갈순 있지만, 그 차이를 해결해주는건 시간입니다.

현재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게 숙련공들의 가르침입니다. 미국에선 제조업 숙련공이 씨가 마르다시피 해서 되려 한국 기술자들에게 배워야 할 지경이라니 참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그럼 왜 미국엔 숙련공이 적은가 보니 그것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고용유연성이 극단적으로 높습니다. 그만큼 쉽게 해고하고 쉽게 채용하는게 일상화되었단 뜻입니다. 과연 그들이 회사에 애사심을 가지고 정성껏 일을 배우려고 할까 의문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업무에 열의도 없을뿐더러 좀 가르쳤다 싶으면 몇 달 만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67430?sid1=001

반면 한국은 미국과 달리 노동경직성이 심하단 평가를 받습니다. 한국에 숙련공이 많은 이유는, 보수언론과 재계가 그토록 혐오하는 그 경직성 때문임을 부인할수 있겠습니까?

이 나라가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면, 숙련공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합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숙련공은 하루아침에 양성할수도 없습니다.

헌데 재계와 보수세력의 주장대로 노동을 극단적으로 유연화시키고 사용자 권한만 키워준다면 제조업을 포기하는 꼴이 될겁니다. 아무도 제조업에 종사하려 하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