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는 두 방법 사이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네
아무 쪽이나 편리한 것을 선택하면 되리라고 생각하네

그런데 거시원론 가르치는 교수가 누구길래 그리 유명한지?
호기심에서 묻는 것일세

박선영 교수님이라고 계십니다. 박 교수님도 서울대 경제학부 출신이셔서, 교수님께서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저희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강의력 좋으시기로 유명하십니다..ㅋㅋ

그리고 혹시 다음 학기에 미시원론을 듣는다면 학점교류를 통해 교수님의 경제원론수업을 들어도 괜찮을까요?

박 교수 내가 잘 알지
나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더 이상 강의를 하지 않네
서울대학교의 온라인 강의는 들을 수 있을걸세

(저도 선생님의 또 다른 제자인 경제학 박사이기에) 선생님의 말씀에 첨언을 약간 하면,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학생께서 말씀하신 수강 순서보다는 오히려 학부 2학년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을 완전히 숙지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시원론 안 듣고도 중급 미시경제학 바로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 2학년이면 아직 취업 준비 같은 것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방학 때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최소 3회독씩은 하면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아마 3학년 때부터 각론 들을 때 수업을 아주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이건 제가 학부생일 때도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신신당부 하셨던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PS. 그리고 이건 제가 제 경력상의 경험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기업에서 일한 적은 없어서 기업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정부에서는 지금 배우시는 경제학 다 쓰입니다. 오히려 이걸 모르면 심각한 문제가 생겨요. 완전히 운전면허 없이 운전하는 사람 보는 느낌을 주죠. 한 예를 들면, 대학원 수준으로 가면 경제현상을 통계학을 이용해서 분석하는 실증 연구에 대해서 배웁니다. 그리고 공무원들 보고서 쓸 때 이렇게 실증 연구를 통해서 생산한 논문이나 국책연구기관 보고서 줄줄이 인용을 해서 근거를 대야 합니다. 심지어 저 같은 경우 정부 최고위직에 계신 선생님 옛 친구 분이랑 그 참모이신 차관 한 분에게 보고 드리는데, 제가 보고서에서 실증연구의 결론만 언급하고 숫자를 안 써서 차관께서 "보고서에 숫자도 넣어라"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제가 일한 곳에서는 아예 연구자료 검색용 컴퓨터를 사무실에 따로 두었었어요.

이건 제가 (지금은 수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학생들 가르치면 반드시 말을 하려는 내용입니다. 올해 야구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학생들에게 "야구 좋아하는 학생들 많지? 손 들어봐."라고 한 다음에, "요즘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 모르는 야구 지도자들 팬들이 어떻게 생각하냐? 좀 심하게 말하면 한국 야구가 세계 수준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야구판을 떠나야 하는, 공부 안 하는 지도자들로 생각하지? 공무원 등 정책 담당자가 경제학 모르면 그 세이버메트릭스 모르는 지도자들이랑 똑같은 거다."라고 하면서요. 그러니 "이거 배워서 어따 써먹어" 이런 말씀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셔라 뭐 이런...... 쿨럭 ㅡㅡ;;;;;

고견 감사합니다 박사님!

교수님 올해가 마지막 수업이라니 직접 수강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ㅠㅠ. 대신에 교수님과 이 총재님께서 남기신(?) 원론 교재와 미,거시 경제학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글 쓰시는 거 보니까 남학생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남학생 맞으시면 군대 빨리 갔다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늦어도” 2학년 1학기 마치고는 바로 갔다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 자신이 대학 1학년 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었다가 (솔직히 이런 남학생들 저 말고도 꽤 많죠), 설날 때 사촌 형님께서 “군대 빨리 갔다 와”라고 잔소리 잔소리 하시는 거 듣고 퍼뜩 했어서 말씀드립니다. 전역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군대 관련해서 말씀해주신 거 사촌 형님께 감사한 마음이기 때문에... 제 대학 생활의 경험상 군대 관련해서는 교수님들도 그렇게 지도를 해주시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