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오타니가 한국을 무지 좋아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요

앗 선생님 갑자기 존댓말을 하시다니요 ㅎㅎ;;

오타니고 그렇고 다르빗 슈도 그렇고 일본 출신의 MLB 탑급 선수들이 한국에 대해서 상당히 매너가 좋은 경우가 많더라구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애정이라고 느껴질 정도로요.

다르빗 슈의 경우 강정호나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일본 타자들과는 달리 파워가 있는 선수들"이라고 하며, 이 선수들과 겨루어보고 싶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국인 타자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은 투수이니 그런 타자들과 겨루어 이겨보고 싶다는 탑급 운동선수 다운 승부욕을 드러낸 셈입니다. 실제로 누구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한국인 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니 상당히 아쉬워하더라구요.

누가 쓴 글인지 모르고 써서 그랬지

네 선생님 ㅎㅎㅎ

약간 여담을 덧붙이면.......

1. 제가 학위 마치고 귀국한 뒤 야구학회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야구 선수들은 아니지만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름 대면 알만한 야구인 분들과 좀 교분이 생겼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야구 잘 모르시는 분들조차 이름을 알만한 정말 유명한 야구 해설위원 출신의 한국 야구계 최고위층 인사 한 분에게도 인사를 드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 분은 바로 그 사모님께서 저희 연구원 대선배님이신지라.......... LG 트윈스가 29년만의 우승을 했던 작년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잠실야구장 (암표가 절대 아니라 광클로 구했던) VIP석에서 제 뒷자리에 앉아계시길래(그 옆자리는 박찬호), 명함을 드리니까 보시더니 "아!!" 하시고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그 뒤에도 야구장 가면 계시는 경우가 있으셔서 인사를 계속 드리는데, 얼굴을 알아보시더라구요. 연구원 대선배님의 부군이시고 아버지 연배의 어른이시니, 당연히 뵐 때마다 은사님뻘 연구원 선배님들 뵐 때처럼 폴더 인사 드리고는 합니다.

저런 분들이랑 저런 인연이 생기고 인사 나누는 사이가 될 거라는 거는 옛날에는 상상도 못한지라, 세상 정말 좁다고 느꼈습니다........ 대인 관계의 스펙트럼이 교수님들 아니면 친구들 식으로 좁았던 학생 시절과 다르게, 선생님 옛 친구분이나 이런 분들부터 20대 연구원 여직원들까지 학위 따고 나서 대인 관계의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어져서 이게 사회생활인가 싶었습니다 ㅎㅎㅎ ㅡㅡ;;;;; 좀 신기하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학생 시절에도 선생님과 점심 먹고 있다 보면 선생님과 친분이 있으시고 최고위직을 역임한 적도 있으신 서울대 다른 과 교수님들 구경(?)할 일이 자주 있었어서, 자연스러운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2. 그리고 저 야구인 분들 중 한 분 통해서 정운찬 선생님께 제 이야기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 분께서 정운찬 선생님께 저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이준구 교수님이랑 김영식 교수님 제자라고 하더라"는 말씀을 드리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정운찬 선생님께서 "과는?"이라고 물으시더라고 합니다. 아마도 정운찬 선생님께서 들으시더니 "어? 우리 과 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셨던 듯 합니다.

그래서 그 분께 "학생 시절에 이준구 선생님 연구실 하도 들락거려서, 정운찬 선생님께서 제 얼굴 아실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쿨럭 ㅡㅡ;;;;;;;

아 그리고 저 친분이 좀 생긴 야구인 분들께 오타니 쇼헤이를 가리켜

"경제학으로 치면 Paul Samuelson이 다시 나타났다"

고 말했습니다.

경제학도 그렇고 야구도 그렇고, 고도화가 되면서 분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죠. 경제학은 세부 분야별로 분화가 되어서, 요즘 나오는 논문들 보면 진짜 교수나 박사들도 다른 세부 전공 논문들은 서론이나 결론은 이해할 수 있어도 본론은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으로 어렵구요. (옛날 학생 시절에 한순구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길래 "응??"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면 당연한 말씀.) 다만 현대경제학의 초창기에 있었던 Paul Samuelson과 같은 거장들은 세부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제학 그 자체"를 연구했다고 그러구요. 야구도 현대로 올수록 투수와 타자 간의 분화가 나타납니다. 저 야구학회에서 만났던 야구 기자 한 분께서 통계를 보여주신 적이 있는데, 얼마 전까지도 지명타자 없이 투수도 타격을 했던 MLB의 National League에서 현대로 올수록 투수들의 타격 성적이 안 좋아지더라구요.

그런데 오타니 쇼헤이는 이 큰 흐름을 완전히 거스른 선수입니다. 경제학에서는 Paul Samuelson의 재림인 셈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