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가 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현재의 저출산을 속칭 '젊은 것' 들의 문제라면서 일침을 놓았답니다. 젊은이들이 애를 안 낳고 개를 키우는게 문제라는 겁니다.

지난해 9월 21일 대구 중구 행복기숙사에서 열린 청년 ‘경청’ 콘서트에서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없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애를 안 낳는다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 젊음은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다. 애를 낳아서 키울 줄 알아야지 개를 안고 다니는 것이 어떻게 행복일 수 있나”

라는 일장연설을 늘어놨다더군요.

이어 “청춘남녀가 사랑하고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워야 미래가 있다” 고 마무리지었습니다.

왜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야 저 사건이보도가 되는지 황당하다고나 할까요. 아니, 그것보다 저 발언들 하나하나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솔직히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청춘남녀가 사랑을 하지 않는다.. 사랑을 안 하니까 개를 키운다.. 개를 키우는 사람은 행복할수가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사라져간다... 청춘은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고 개가 아니라 애를 낳아야 행복해질수 있다..

대충 정리하면 청춘들이 사람을 사랑해서 자식을 많이 보면 나라가 유지된다, 개보다 사람을, 자녀를 사랑해라.. 뭐 그런 결론이 나오기는 하네요.

저는 되도록 꼰대라는 단어를 잘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분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김문수씨는 옛날 세상에 갇혀서 현실감각이라곤 도저히 찾아볼수 없는 퇴물이요, 극한의 꼰대입니다.

젊음이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라고 어느 책에 쓰여 있답니까? 개를 키워선 행복할수 없다고 누가 그럽니까? 애를 낳아야 행복해질수 있다는 근거는 어디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남이야 애를 가지건 개를 키우던 왜 상관을 하는건지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제가 생각하는 저출산의 원인은 국민들, 특히 청년들이 행복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삶이 불행한데 누구를 사랑하고 평생 책임지라? 어불성설입니다.

실제로 현 청년층은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거기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만 3억이 든다는데, 청년층에게 그럴 여유가 있을리 없잖습니까?

그리고 한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고아 수출국입니다. 되도 않은 다산 타령을 하기 전에 이미 있는 애들부터 챙기는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김문수씨 본인은 '어른으로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거기 동조하는 연세 지긋한 분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허나 세상은 변했고, 옛날엔 통했을 상식일지라도 현대에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자식이 많은 것이 복이던 시절은 지나갔으며 국민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던 시절도 끝났습니다.

국가를 위해 출산을 하라? 그게 인생의 기쁨이다?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세스쿠가 그런 발상으로 인구 정책을 폈습니다.
https://info2091.tistory.com/m/6

그런 식으로 훈계나 늘어놓을바엔, 차라리 본인이 자식을 더 보는게 어떤지요? 건강상, 나이상 어렵다면 입양이란 방법도 존재합니다. 애를 가질수록 행복하다면 본인에게도 절대 손해가 아닐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