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을 하기 전에는

KTX 전용 경부선 대구-부산이 개통이 되지 않아서 낙동강 주변을 보면서 왔다갔다해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부산-대구 구간에서 KTX는 울산과 경주로 가기 때문에 사실상 낙동강을 볼 기회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을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부선을 타고 가야 하는데 열차 안에서 보면서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원래 이곳은 습지와 버드나무, 잡목 등이 가득한 지역입니다. 적어도 갈대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갈대도 없는 자그마한 잡풀만 가득한 채, 그 사이로 자전거 도로와 어디선가 구매한 나무 몇 그루가 버티고 있을 뿐입니다.

이걸 업적이라고 자랑하는 인간이나. 이것을 칭송하는 인간이나 제 눈에는 똑같이 멍청이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멍청함을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듯

준설토를 퍼올리기 위한 선박과
오탁 방지막은 여기저기 흩어져있습니다.

토요일 오후
많은 사람들이 물금-삼랑진 사이의 자전거 도로를 거닐던데

"야~ 좋다~"라고 말을 한다면 더더욱 씁쓸할 듯 싶습니다.

"당신이 있는 그곳은 '탁 트인 시원함'이 아닌 가득한 생명의 격전지였다"라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몇몇 철새들은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도 모른 채 낙동강 주변을 어슬렁거렸습니다.

은신처가 없으니 당연히 번식하기 어렵고, 먹이사슬의 하부부터 상부까지 모조리 박살내버렸습니다.

저게 아름다운지 되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