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 공간이 좁아 저학년 학생들은 거의 모두 이부제 수업을 했습니다.
한 학년을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교육을 시켰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학년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지 않고 집에서 점심을 먹었던 거죠.
그때는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는 고학년 학생들이 은근 부럽더군요.
4학년이 되자 이제부터는 도시락을 싸갖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쁘던지요.
어머니께 한 걸음에 달려가 내일부터 도시락을 싸갖고 가니 계란 반찬을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흔쾌히 그러겠노라는 대답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우리 형편에 계란 반찬을 어떻게 만들어 주겠느냐고 말씀하시더군요.
사실 누나나 형은 이미 도시락을 싸갖고 다녔지만 계란 반찬을 갖고 간 적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막내였던 나는 어머니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심하게 떼를 쓰니 견디다 못한 어머니께서 항복을 하시더군요.
아마 그 계란 값 부담 때문에 어머니의 살림에 큰 차질이 생겼을 겁니다.
어머님의 눈물 겨운 절약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금 와서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얼마나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요.
아무리 어린 녀석이라 하더라도 어머님 심정을 그렇게 모를 수가 있었는지 너무나 후회가 큽니다.
그런데 내 불효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도시락 반찬 투정을 늘 입에 달고 사는 바람에 두고두고 어머님 속을 썩여 드렸거든요.
맛 있는 반찬 싸주지 못해 미안해 하시는 어머님의 심정은 헤아리지도 못하구요.
며칠 전 어묵을 간장에 졸인 반찬을 먹다가 불현듯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다시 내 머릿속을 꽉 채웠습니다.
그때 어머님이 제일 많이 싸주신 반찬이 바로 그 어묵 졸임이었거든요.
그 다음으로 콩자반과 오징어채였는데, 늘 불만스러웠지요.
그래도 어머님께서 "오늘 반찬 어땠니?"라고 물으시면 "맛 있었어요."라고 대답해야 마땅한 일이었는데, 그런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불효한 녀석이었지요.
제일 부러웠던 게 장졸임을 반찬으로 싸오는 친구였습니다.
부친이 은행원인 것으로 알고 있던 내 친구 하나가 늘 장졸임을 싸오더군요.
그때는 친구끼리 반찬을 나눠 먹는 경우가 흔해 친구들이 모두 그 애 도시락으로 몰려 장졸임 한 조각씩 가져가는 바람에 막상 주인은 별로 먹지 못했던 일도 기억이 나는군요.
나중에 중, 고등학교 갔을 때는 아예 커피병에 김치를 담아가는 걸로 반찬이 통일되었습니다.
내 친구들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점심 시간만 되면 교실이 김치 냄새로 가득했지요.
초등학교 시절 점심과 관련해 가장 추억에 남는 것은 난로에 도시락 올려 덥혀 먹던 일입니다.
당시에는 교실 중앙에 있는 난로 하나로 난방을 했었는데, 거기에 우리 도시락 100개을 모두 올려 놓고 점심시간이 오기를 기다렸던 거지요.
선생님이 가끔씩 난로에 가서 도시락들을 위, 아래로 섞어 고루 덥혀지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도시락은 아랫쪽에 오래 있는 바람에 누룽지가 앉을 때가 있었습니다.
내 도시락에 누룽지가 앉으면 그 날은 횡재를 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치가 도시락 속에 있었던 경우에는 김치찜이 되더군요.
생각해 보면 비록 맛있는 반찬은 없더라도 즐거운 시절이었습니다.
다만 부모님께 불효를 한 것이 두고두고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젠 "죄송합니다"라고 말씀 드릴 수도 없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지요.
누구나 어릴 때는 부모님 고마운 줄 모르고 많은 불효를 저지릅니다.
자기도 애를 키워 봐야 부모님 은혜를 뒤늦게 알게 된다는 말을 하잖아요?
살다 보면 그 말에 하나도 틀림이 없습니다.
맛 있는 거 있으면 당신이 드시지 않고 남겨 두었다가 자식 먹이는 부모님의 속정을 어린 자식이 알기는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부모님 은혜 늘 마음속에 담고 사시기 바랍니다.
잔소리 하시는 부모님을 원망하지 말고 나를 위해 그러신다는 걸 생각하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합니다.
한 학년을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교육을 시켰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학년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지 않고 집에서 점심을 먹었던 거죠.
그때는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는 고학년 학생들이 은근 부럽더군요.
4학년이 되자 이제부터는 도시락을 싸갖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쁘던지요.
어머니께 한 걸음에 달려가 내일부터 도시락을 싸갖고 가니 계란 반찬을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흔쾌히 그러겠노라는 대답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우리 형편에 계란 반찬을 어떻게 만들어 주겠느냐고 말씀하시더군요.
사실 누나나 형은 이미 도시락을 싸갖고 다녔지만 계란 반찬을 갖고 간 적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막내였던 나는 어머니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심하게 떼를 쓰니 견디다 못한 어머니께서 항복을 하시더군요.
아마 그 계란 값 부담 때문에 어머니의 살림에 큰 차질이 생겼을 겁니다.
어머님의 눈물 겨운 절약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금 와서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얼마나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요.
아무리 어린 녀석이라 하더라도 어머님 심정을 그렇게 모를 수가 있었는지 너무나 후회가 큽니다.
그런데 내 불효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도시락 반찬 투정을 늘 입에 달고 사는 바람에 두고두고 어머님 속을 썩여 드렸거든요.
맛 있는 반찬 싸주지 못해 미안해 하시는 어머님의 심정은 헤아리지도 못하구요.
며칠 전 어묵을 간장에 졸인 반찬을 먹다가 불현듯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다시 내 머릿속을 꽉 채웠습니다.
그때 어머님이 제일 많이 싸주신 반찬이 바로 그 어묵 졸임이었거든요.
그 다음으로 콩자반과 오징어채였는데, 늘 불만스러웠지요.
그래도 어머님께서 "오늘 반찬 어땠니?"라고 물으시면 "맛 있었어요."라고 대답해야 마땅한 일이었는데, 그런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불효한 녀석이었지요.
제일 부러웠던 게 장졸임을 반찬으로 싸오는 친구였습니다.
부친이 은행원인 것으로 알고 있던 내 친구 하나가 늘 장졸임을 싸오더군요.
그때는 친구끼리 반찬을 나눠 먹는 경우가 흔해 친구들이 모두 그 애 도시락으로 몰려 장졸임 한 조각씩 가져가는 바람에 막상 주인은 별로 먹지 못했던 일도 기억이 나는군요.
나중에 중, 고등학교 갔을 때는 아예 커피병에 김치를 담아가는 걸로 반찬이 통일되었습니다.
내 친구들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점심 시간만 되면 교실이 김치 냄새로 가득했지요.
초등학교 시절 점심과 관련해 가장 추억에 남는 것은 난로에 도시락 올려 덥혀 먹던 일입니다.
당시에는 교실 중앙에 있는 난로 하나로 난방을 했었는데, 거기에 우리 도시락 100개을 모두 올려 놓고 점심시간이 오기를 기다렸던 거지요.
선생님이 가끔씩 난로에 가서 도시락들을 위, 아래로 섞어 고루 덥혀지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도시락은 아랫쪽에 오래 있는 바람에 누룽지가 앉을 때가 있었습니다.
내 도시락에 누룽지가 앉으면 그 날은 횡재를 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치가 도시락 속에 있었던 경우에는 김치찜이 되더군요.
생각해 보면 비록 맛있는 반찬은 없더라도 즐거운 시절이었습니다.
다만 부모님께 불효를 한 것이 두고두고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젠 "죄송합니다"라고 말씀 드릴 수도 없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지요.
누구나 어릴 때는 부모님 고마운 줄 모르고 많은 불효를 저지릅니다.
자기도 애를 키워 봐야 부모님 은혜를 뒤늦게 알게 된다는 말을 하잖아요?
살다 보면 그 말에 하나도 틀림이 없습니다.
맛 있는 거 있으면 당신이 드시지 않고 남겨 두었다가 자식 먹이는 부모님의 속정을 어린 자식이 알기는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부모님 은혜 늘 마음속에 담고 사시기 바랍니다.
잔소리 하시는 부모님을 원망하지 말고 나를 위해 그러신다는 걸 생각하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