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테니스 벗인 자그마한 체구의 인문대 교수가 한 분 계십니다.
그 분은 신체검사를 받을 때 체중이 47kg으로 나왔답니다.
당시의 병역 면제 기준은 49kg이었구요.

그런데 군의관이 체중계 눈금을 보더니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너 굶고 왔지. 군대 가라."
그 분은 그걸로 바로 현역 입대를 하게 되었다고 담담히 그때를 회상합니다.

내가 군대 있을 때 한 동료는 눈이 하도 나빠 아침에 안경 찾느라 여기저기를 더듬었습니다.
그런데도 군에 들어오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더군요.
그야말로 눈이 안 보이거나 말을 못하거나 하는 명백한 장애가 없으면 모두 군대에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란 사람들 군대 면제 사유 보면 정말로 희한한 게 많더군요.
부정교합, 중이염, 두드러기 등 실로 다양한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습니다.
서민들의 경우에는 그런 사유로 면제 받을 생각도 못했을 것 같은데요.

높은 자리에 지명된 사람이 이렇게 병역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는데 왜 구태여 그런 사람들을 지명하는지 모르겠네요.
본인과 아들들이 모두 깨끗하게 군대 갔다온 사람 찾기가 그렇게 힘드나요?
그런 사람들은 모두 무능한가 보네요.

뿐만 아니라 이번 국무총리 지명자도 위장전입을 시인했습니다.
높은 자리에 지명된 사람들 중 병역 깨끗하게 마치고, 위장전입 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 의혹 없는 사람 한 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