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라 해서 기준을 달리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요
나 같으면 그런 요청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버립니다

예전에 수학과에 있는 내 친구가 수학과 학생과 경제학과 학생을 다른 기준으로 학점 부여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렇게 구분하지 않으면 경제학과 학생들이 A를 모두 가져갈 거라는 이유에서요
경제학과 학생들이 그만큼 수학을 잘했다는 얘기인데, 그건 이제 아주 먼 옛날 얘기가 되었어요
경제학과의 영광은 과거의 일로 묻혀 버린거지요

경제학과 학생이 수학을 잘 했던건 이과 문과 구분이 없던 시절이었을겁니다.

요즘은 수학을 잘하면 이과, 못하면 문과를 가는 시대가 되었죠. 그러다보니 경제학과에입학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수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고, 경제학과가 수학을 잘하는 건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오죽했으면 서울대 경제학과가 24년인가 25년에는 심화 미적분 '이수'를 해야 경제학과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을까요...
수능선택이 아니라 이수입니다. 그 말은 경제학과에 입학하는 사람들이 심화미적분을 모르고 간다는 말이니....

여담인데, 최근 들어서 수학 교육과정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행렬을 안 배우고 벡터가 선택과목이 되었습니다.
데이터 처리를 위한 배경지식인 선형대수학내용을 배워도 모자를 판에, 이런 내용들이 빠졌습니다.

앞으로 이공계와 경제학과에 입학하는 사람들의 수학 수준이 걱정됩니다

복수전공이든 아니면 교양 대신 듣던 간에(서울대의 학사정책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모교인 아주대학교에서는 타 전공의 과목을 교양과목 대신으로 들을 수 있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자기 원 전공이 무엇이든 컴퓨터공학 전공과목에서 컴퓨터공학 전공자들만큼의 기본이 없으면 그만큼 자기가 더 노력해서 점수를 더 잘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아야지, 본인의 '원래' 백그라운드가 컴퓨터가 아니니 점수를 더 잘 줘야 한다는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합니다. 실력이 부족한 본인을 탓하고 부끄러워하지는 못할망정, 지식을 탐구하는 상아탑인 대학에서 저런 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본말이 전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원 전공 공부하기도 모자란데 언제 타 전공까지 그렇게 공부하냐고요? 전 현재 소프트웨어 회사의 개발팀장이며, 지금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들었고, 지금은 백엔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발언어는 사람들이 어렵다고 다들 회피하는 C++이고요.

그리고 이런 저의 전공은 경영학입니다. 부족하지만 요약재무재표가 있으면 회사의 재무건전성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고, 제가 학창시절 심화과정으로 디립다 판(......) 마케팅 전략이나 포지셔닝 분석 능력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IT의 경우 제품 광고와 시연 정도만 보면 이 제품의 STP(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정도는 바로 말할 수 있어요.

백그라운드가 부족하니 학점에 가산점을 받아야 한다?
웃기지도 않는 소립니다. 그건 그냥 노력이 부족한 겁니다.

TRobin님// 와 존경스럽습니다
그 그지같은 C++이 주력이시라니...ㅠㅠ파이썬도 못해서 빌빌대는 저는 웁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