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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10:34    조회수 : 3011    추천수 : 27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옷차림이 첫 인상을 크게 좌우한다


얼마 전 Economist지에 흥미로운 심리학 분석 결과가 하나 소개되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상대방이 어떤 옷을 입고 나타났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내용이었습니다.
그건 우리도 평소 경험하는 바라고 생각하지만, 엄밀한 심리학적 분석 결과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사람들은 상대방의 옷차림을 보고 그의 경제적 지위를 판단한다고 합니다.
명품으로 휘감고 나타난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은 가난할 거라고 짐작하는 일은 드물겠지요.
반면에 싸구려 옷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나온 사람이 부자일 거라고 짐작하는 경우도 없을 테구요.

예전에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 씨가 신고 있던 낡은 신발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재벌이 낡은 신발, 싸구려 옷차림으로 등장했다고 그를 무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정주영 씨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그 헌 구두를 보고 가난한 사람일 거라고 짐작하기 십상이었을 테지요.

그 심리학자가 발견한 사실 중 한 가지 웃기는 것은 하와이 셔츠를 입고 나타난 사람은 가난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내가 하와이 대학교에 교환교수로 가있을 때 가끔 입었지만, 하와이 사람들은 "알로하 셔츠"(Aloha shirts)라는 걸 자주 입습니다.
하와이 셔츠란 건 바로 이 꽃무늬로 장식된 비교적 값싼 천으로 만들어진 알로하 셔츠를 뜻하는 겁니다.

하와이에선 이 알로하 셔츠가 일종의 정장 취급을 받습니다.
예컨대 음악회나 디너파티에 갈 때도 구태여 정장이 아니더라도 이걸 입고 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 알로하 셔츠를 입은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그는 가난할 거라고 짐작한다는 게 웃기지 않습니까?
그 기사에도 단서를 달았지만 이게 본토에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불과하긴 합니다만.

그 연구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은 처음 만남에서의 옷차림을 보고 그 사람의 능력까지도 평가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똑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옷을 입고 나타나느냐에 따라 능력에 대한 짐작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피실험자에게 여러 가지 옷을 입은 한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고 능력에 대한 짐작을 하도록 만든 실험에서 이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응시자가 입고 온 옷이 정확한 능력의 평가를 가로막는 걸림돌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멋진 옷을 입고 나타난 경우에는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런 실수를 막으려면 응시자들에게 모두 똑같은 유니폼을 입혀서 면접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합니다.
그렇지만 면접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는 기업은 별로 없겠지요.
그러니까 혹시 여러분이 면접 가는 경우에는 옷차림에 최대한으로 신경을 쓰는 게 우월전략입니다.
그 심리학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그렇게 함으로써 합격의 확률이 유의미하게 올라간다는 거니까요.

소개팅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 인상이 좋아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최대한 빼입고 가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지요.
어떤 사람 보면 소개팅 나갈 때 일부러 허름하게 차려입고 나가는데 그런 심술 부리다가는 딱지 맞기 십상입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경험하는 바지만,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위에서 아래까지 스캔하듯 훑어보곤 합니다.
그냥 훑어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옷차림을 보고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옷차림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는 게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명품으로 휘감고 면접이나 소개팅 나간다 해도 상대방이 명품인지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요?
나도 아주 드물게 조금 비싼 양복을 사본 적이 있는데, 주위 사람들이 전혀 알아채지 못하니까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사실 그래서 세상이 공평한 건지도 모르지요.
모든 사람이 명품 알아채는 능력을 가졌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비록 가격은 그리 높지 않아도 세련된 멋을 풍기는 옷이 많습니다.
그리고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옷을 잘 골라서 멋스럽게 입고 다닙니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진정한 능력자인 셈이지요.

내가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명품이랍시고 희한한 로고를 촌스럽게 덕지덕지 붙인 옷으로 휘감고 다니는 사람은 한없이 경멸하구요.
내가 부자가 아니라서 공연히 심술을 부리는 거라구요?
판단은 자유입니다. 하하하.

 

넋두리
(2020/04/01 11:37)

쉬운거 같지만 무척 어려운 문제네요,,,,,,ㅠㅠ

늘 건강하십시오

 
wunderhorn
(2020/04/02 02:20)

예전에 영국에서 상사 주재원으로 30년 넘게 근무한 분의 책을 읽었는데, 영국 진짜 부유층은 우리나라에서 시쳇말로 ‘명품’(luxury, 저 학교 다닐땐 교과서에서 이걸 ‘사치재(품)’이라고 배웠는데 어느 순간 ‘명품’으로 번역돼 통용되더군요. 작명의 전환, 인식의 개선으로 소비가 는 것인지, 소비가 늘어서 이름이 바뀐 것인지?^^)으로 치는 C사, L사처럼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대문짝만하게 로고가 박힌 옷은 입고 다니지 않고, 영화 <킹스맨 클럽>에 주인공들이 가는 옷 매장처럼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클럽식의 단골 매장에 가서 옷을 사 입는다 하더군요.(근데 <킹스맨 클럽>에서는 콜린 퍼스 등 주연급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초반 동네에서 말썽을 피운 주인공을 취조하는 단역급 형사도 옷 맵시가 보통이 아니어서 엄청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일명 ‘청담동 며느리’ 룩이라고 전문직 여성들이 몸에 딱 붙는 매끈한 투피스 정장을 정복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영국 상류층에서는 이걸 부르주아룩으로 좀 낮게 본다고 하더군요. 영국에선 드라이어로 머리를 남김없이 가지런히 뒤로 날려 정리한 마거릿 대처가 대표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선호했지요.

반면 더 여유있는 계층에서는 1960년대 후반 해롤드 윌슨 노동당 내각에서 여성으로 각료가 돼서 당시 야당이었던 보수당의 당수 히쓰가 그림자내각에 무명 여성의원이었던 마거릿 대처를 올리게 하고 대처보다 먼저 첫 여성 영국총리가 될 것이라는 신망을 받았던 셜리 윌리암스(Shirley Williams) 스타일을 더 높이 친다고 하더군요. 셜리 윌리엄스는 머리가 약간 흐트러지고 옷도 여유있게 입는 스타일이라 합니다. 영국 상류층에서는 대처보다 윌리엄스 스타일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런다 한다 합니다.

지금 영국 수상 보리스 존슨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인 같으면 단정해야 할 머리가 중간 중간에 삐져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데 무스를 발라서 억지로 단정히 하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내 버려두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처는 경제위기를 들어 칼같이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한 반면 보리스 존슨은 코로나 경제위기에 재난소득지원을 포함한 500조원 넘는 경기부양책을 내놔 스키델스키가 ‘케인즈주의의 회귀’라고 찬탄했다는데! 헤어스타일에도 인생관이 묻어나는 듯 한다면 억측인가요?^^

 
Jeondori
(2020/04/02 13:08)

옷차림새가 경제적 지위까지 나타내주는 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엔지니어니까 청바지에 T셔츠를 입고 다니게 되는데요...
젊은 시절 ( 30대때 ) 꿈은 먼지 뒤범벅인 작업복차림새의 무리들속에서 빛이 나는 사람이었습니다

예복은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옷을 구매하는 계기는 지갑에 30000원 정도만 있으면 이재용씨도 안부러울 정도로 마음이 프리해지구요 그리고 쇼핑도 스트레스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다들 공감하실테지요

지나가다가 덤핑으로 파는 옷들중에 긴급처분하는 옷들을 즐겨 사입습니다.그리고 백화점도 그 안으로 들어가서 사입는 일은 거의 없구요 입구쪽 좌판대에서 주로 사입습니다.그런 옷들중에는 패쇼너블하면서도 싸고 고급스런 멋을 즐길수 있기 때문이구요 ( 그 옷들중에는 이태리제 옷도 있습니다. )

별로 없지만 ... 있어보인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해 왔지요.. 아무튼 옷차림새가 여러가지 면모를 반영한다는 것에는 공감해요

그런데 그걸 사람들은 " 허세 "라고 비꼬는 경우도 있지요. 최근에 친척이(30대) 하는 말이 삼촌 ~ 허세도 필요해~ 하더군요

 
이준구
(2020/04/02 17:18)

좌판대에서 멋스런 옷을 골라 사입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멋쟁이지요.

 
독일잠수함
(2020/04/02 18:30)

.

 
Jeondori
(2020/04/02 19:14)

교수님 고맙습니다. 구벅^^

독일잠수함님 .. 미국이라는 나라의 그런 것 ( 스텐포드대학 설립동기 )은 우리나라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겉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건 안좋다고 생각되네요
중년이후가 되면 허름하게 옷입은 부자들이 눈에 들어와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어요 ^^

 
양종훈
(2020/04/04 20:52)

전 패션에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Jeondori
(2020/04/05 21:33)

저도 관심 없을땐 관심없어요.. 서두에 청바지에 T셔츠차림으로 일한다고 말했구요 하지만 곳에 따라 신경써야 할 곳이 있지 않을까요? 패션은 자신을 자기아닌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그것은 곧 그 사람의 능력이라는 결과물인 플러스@로 산출된다고 생각하구요

직종에 따라 다르기도 하네요 아마도 써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한 능력이 요구된다고 생각하구요

어느 곳에 가든지.....그 장소나 분위기에 맞는 옷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뭘 그런 것까지
감안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면 할말은 없습니다. 그냥 개념없이 프리하게 입고 다녀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네요 하지만 교수님도 말씀 하셨지만 복장이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도 복장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면접보러 갔다가 낭패를 본 기억이 있어서요

솔직히 말해서 Y-shirts와 Neck-tie 차림의 여름 업무환경은 최악이라고 생각되요 그런업무가 적성에 맞는 분도 있겠지만... 해봤는데 곤혹스럽더라구요(특히 여름에요)

교수님 글처럼 나라는 존재를 가장 처음 표현하는 것이 복장임에는 저도 적극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중년이후로 나이대가 너머가면 몇몇의 직종을 제외하고는 큰 의미가 없이 퇴색하기 쉽죠. 무의미해지기 쉬운 거죠

하지만 양종훈님이 여친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겠죠? 그런 것도 평소 훈련된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연출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이러니까 제가 뭐 패션전문가처럼 말하는 거 같은데요..

그냥 자신의 가치에 Plus@시키는 것이 패션 아닐까 싶네요 이런건 교수님 나이대에도 감안하실거라 생각되네요

 
purejungs
(2020/05/01 13:25)

안녕하세요? 샘~~ 흥미로운 글입니다. 걍 옷도 제 표현인데 맘대로 입을래요 ㅋㅋㅋ 남 신경안쓰고 내멋대로 입는게 속편한 전략인것 같습니다 ㅋㅋ 저는 때와 장소에 맞게 잘 입는 사람이 멋쟁이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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