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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4 13:50    조회수 : 6277    추천수 : 31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미국은 곧 터지기를 기다리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유럽의 코로나 19 문제가 심각한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더욱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미국입니다.
확진자 수가 이미 4만 명을 넘었고, 하루 1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니 불과 며칠 안에 중국과 이탈리아를 따라잡을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국가가 이렇게 전염병 하나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Economist지 최근호에 현재 미국의 상황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기사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것을 참고해 미국이 지금의 위급한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 생각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미국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책과 부실한 공중 보건위생 시스템,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합작품이라고 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초기단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습니다.
공개석상에서 자기에게 적대적인 정치세력과 언론이 가짜뉴스로 위기를 필요 이상으로 부풀렸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안이한 대처가 감염확산을 막는 데 긴급히 써야 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확진자가 천 명을 넘자 부랴부랴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바이러스는 미국 사회 곳곳으로 퍼진 뒤였습니다.
나중에 사태의 엄밀한 분석이 이루어지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대응 실패는 사태를 키운 핵심적 원인 중 하나로 밝혀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와 함께 신속한 대응을 막은 장애물 역할을 한 것은 미국 공중 보건위생 시스템의 부실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미국 같은 부자 나라가 제대로 된 검진키트마저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 난리를 맞은 것입니다.
검진키트의 숫자 그 자체도 모자란 데다가 어떤 것은 사용할 수 없는 부실제품이었습니다.
검진키트의 공급이 늘어나자 이번에는 샘플에서 유전물질을 추출하는 장치의 부족 문제가 생겼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0년도 예산은 127억 달러였는데, 올해의 예산은 고작 8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신자유주의적인 감세정책은 불가피하게 정부지출의 삭감을 가져오고, 이처럼 공중 보건위생에 투입되어야 할 예산까지 대폭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질병예방에 써야할 돈을 거의 40% 가량이나 난도질했으니 이런 위급한 상황에 대응할 능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검진키트의 부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검진을 회피한 것도 바이러스 확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신문보도에서 보셨겠지만, 미국에서는 한 번 검진을 받는 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듭니다.
정규직을 가져 회사가 제공해주는 건강보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검진비용이 이만저만 큰 경제적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 사회에는 적절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이런 계층의 사람들이 감염에 가장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이 검진 받는 것을 한사코 피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사이에 바이러스의 확산이 더욱 빨라지는 결과가 빚어진 것입니다.

민주당측에서 뒤늦게 검진이나 치료에 드는 비용을 무료로 만들자는 제안을 한 상태지만 당장은 실현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병들면 그냥 죽어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입만 열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부르짖으면서 변변한 사회적 건강보험제도 하나 갖춰 놓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세계 최고의 나라라고 뽐내지만 실제로는 후진적인 측면이 의외로 많은 나라입니다.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유급병가 기회를 제한하는 미국의 기업문화입니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저임 근로자의 20%만이 유급병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을 느끼면 집에서 스스로를 격리해야 하는데, 유급휴가를 얻을 수 없으니 직장에 나가야 하고 그래서 바이러스가 한층 더 빠르게 확산되는 겁니다.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노동자의 권리가 크게 쇠퇴했는데, 이것 또한 감염자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 형국입니다.

미국 사회 안에서는 아주 가까운 장래에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중환자실이 9만 5천 개, 그리고 인공호흡장치가 6만 2천 개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현재 대부분 코로나 이외의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곧 확진자 수가 10만 명 이상으로 치솟을 텐데, 며칠 안으로 중환자실과 인공호흡장치가 모자라 대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지금 미국이 처해 있는 상황은 곧 터지기를 기다리는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가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무리 부유한 나라라 할지라도 공중 보건위생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면 언젠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기 때문입니다.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이면서도 공중 보건위생 수준은 낙제점인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부러워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이 지대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느냐에 따라 우리를 위시한 세계 경제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오랫 동안 허우적거리고 있을수록 세계 경제의 앞날은 그만큼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으로는 그리 낙관적인 전망을 내리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제발 최악의 사태만은 피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사처포
(2020/03/24 19:32)

세계 최강국이라는 나라도
큰 허점을 가지고 있군요.

세계경제를 생각해서라도 큰 탈 없이 극복하기만을 바랍니다.

 
독일잠수함
(2020/03/24 20:29)

미국에서 유학한 의학관련 분들도 많을텐데... 아니 거의 의학은 미국쪽 유학 아닐까요?
거기에 예방의학이나 무슨 역학 전염병 관련 이것도 부르는 분야가 있을텐데...

제가 모릅니다 용어를 하여간

이분들이 무려 미국에서 다 배워와서 지금 한국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일텐데...

의문은

왜 미국화 되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의료도 거진 시장에 맡기고 건보도 미국식 자본주의... 에 따라가는...

요즘 시점 제 생각으로는 약간 이상합니다

보통 배워온 곳 논리나 방식 따라가기 마련인데...

전혀 다른 한국만의 방식이라고 하던데요
한국 의료는 미국식도 유럽식도 일본식도 아닌 나름 독창적인...

공공병원 과거에 깔아둔 게 지금 전용병원으로 전환해서 엄청난 역할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사병원에 미뤄두고...

거기에 아래 요양병원 경우는
노인장기 요양보험 제도 덕에 저렇게 자라날 수도 있었고...


그리고 미국 서 저런 전공하는 교수들이나 각종 미국 기관서 일하는 cdc fda 등
왜 목소리도 못 내고

그냥 미국식에 따라가고 있을까요???

결국 미국 의료식으로는 절대 해결 못할 거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하여간 한국 사는 저로서도 이해 못 하겠금 한국이 엄청난 의료강국 이었다는 걸 다시금 느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다들 그런 거 같구요



 
beatrice
(2020/03/25 00:25)

의학 분야는 저도 문외한이라 각 나라마다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의학 수준을 따질 때에는 의료 시스템, 의료 기술, 그리고 관련 학문 수준별로 각각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또 나라마다 사정도 다른데...

외국에서 살아보니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굉장히 신속하고 효율적임을 많이 느낍니다. 그러나 이것이 의료, 진료 수준까지 월등히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바로 수술이나 약을 권유하여 치료 효과를 즉시 느끼는 시스템이라면 이곳의 경우 수술이나 약을 처방받기까지가 한국처럼 신속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프랑스에서 병원을 가면 아픈데도 의사들이 다 괜찮다고 하고, 한국에서 병원을 가면 생각지 못했던 곳까지 아프다고 한답니다.

또 의료수준에는 의료인들의 근무 환경도 고려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3년전쯤 한국에서 의사이신 분이 이곳으로 단기 연수를 오셔서 국립병원에서 근무를 하셨습니다. 한국의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이곳 국립병원의 근무환경을 보고는 의사들의 칼퇴근, 무리하지 않는 수술 일정, 여유로운 근무 태도 등이 한국과 너무 달라 놀랐다는 인상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양종훈
(2020/03/26 05:00)

교수님. 질문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식으로 감세를 하여 미국 경제는 초호황 상태라고 여러 언론보도를 접하였습니다. 어느 경제지에서는 감세로 경제를 살리면 민간에 돈이 넘처나며, 형편이 좋아진 기업과 가계가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어, 재정안정성이 크게 안정된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 또한 감세로 프랑스 경제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들었는데 왜 저들 나라는 정부지출을 줄이게 되었나요? 어느 신문을 봐도 정부의 추경예산과 슈퍼몌산을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곳이 없는 걸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그들 말로는 현 정부의 재정정책은 돈낭비일 뿐, 결국 나라 살림을 거덜낼 것이고. 그리스나 아르헨티나의 뒤를 밟는다고 합니다.

 
83눈팅
(2020/03/26 09:39)

가장 부자인 나라가 전염병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준구
(2020/03/26 16:53)

레이건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은 엄청난 규모의 재정적자를 만들어 냈습니다.
감세정책이 재정안정성을 크게 높인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가짜뉴스'일 뿐입니다.

 
푸른하늘
(2020/04/01 17:44)

교수님..코로나 사태로 인한 지금 미국 정부나 연방준비위원회가 하고 있는 무제한 돈풀기? 가 향후 어떠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지(미국에 대한 영향, 세계경제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를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너무 막연한 질문이긴 하지만 간단한 의견이라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뻑~!!

 
이준구
(2020/04/06 13:19)

뒤늦게 답글을 달아 미안합니다.
지금 미국 정부와 연준이 시행하려 하는 정책은 지난 번 글로벌금융위기 때 썼던 양적완화정책의 재판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그때의 양적완화정책은 확실히 효과를 거두어 위기 이후 발생한 극심한 불황에서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양적완화처럼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는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듯 양적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는 매우 안정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지요.
또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위험성도 있었는데, 오히려 달러화에 대한 신뢰는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란 나라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별 부작용 없이 양적완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 난 셈이지요.
이번의 양적완화정책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푸른하늘
(2020/04/14 15:41)

교수님 말씀 감사합니다~^^*

 
윗글 경제 개념에 대한 질문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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