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로그인
회원가입 | ID/PW찾기
Home > 게시판

2020/03/18 11:03    조회수 : 10884    추천수 : 41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어느 나라가 방역모범국가인지를 따지는 것은 낭비적 논쟁일 뿐이다


요즈음 미국과 유럽에서 들려오는 코로나 19 소식에 접하면서 그래도 우리는 이 정도의 선에서 막고 있는 것이 큰 다행이라고 느낍니다.
사실 나도 하루 수백 명씩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던 때는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70%까지 감염될 수 있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 사로잡히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 요즈음은 하루 확진자 증가세가 두 자리 숫자로 줄어들어 한숨을 놓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콜센터, 요양원, 개신교 교회 같은 집단감염 발생의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같은 팬데믹 상황은 피해갈 수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루 빨리 확진자 증가수가 0을 찍어 우리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신천지 교단에서 수천 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자 보수언론과 보수야당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이 난리를 떨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신문을 펴들면 “방역체계 대붕괴“니 ”팬데믹 상황“이니 하는 선정적 제목이 대문짝만하게 지면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허물은 중국 사람들의 입국을 막지 않은 정부에 뒤집어씌우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그 무시무시하던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이 모두 정부가 잘해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우수하고 헌신적인 전문인력, 그리고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 덕분에 가까스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태여 보수언론이 그 점을 지적하지 않아도 그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초기단계에서 우리 정부가 몇 가지 뼈아픈 실책을 저지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이 주장하듯 그것이 정부의 무능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그렇게 전지전능한 정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겁니다.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조자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적으로 생각해 보면 긴급상황에서 오류 0의 판단과 대처를 할 수 있는 자신이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탄핵’이란 말을 참 쉽게 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뭐 하나 사소한 잘못이 있으면 그걸 트집 잡아 탄핵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으니까요.
이번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서도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이탈리아에서는 확진자가 3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 수도 2천 명 선을 넘었습니다.
며칠 안에 사망자 수가 중국을 앞지르고, 결국 확진자 수도 더 많아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이탈리아 정부가 방역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손을 놓고 있다가 사태가 긴박해지자 어느 지역을 봉쇄한다 뭐다 하다가 이젠 전 국토를 봉쇄상태로 묶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의 정부 대응은 비록 이탈리아뿐 아니라,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도 똑같습니다.
심지어 미국조차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본이 아직은 확진자 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버티는 모습이지만, 거기도 이들의 뒤를 따를 날이 멀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우리 정부가 이렇게 대응해 전국이 봉쇄상태에 들어가 가게와 식당이 모두 문을 닫고 사람들이 거리에서 사라졌다고 해봅시다.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탄핵해야 마땅하다고 목청을 높이지 않았겠습니까?
단지 탄핵을 해야 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대통령을 위시한 책임자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느 지역을 봉쇄하지도 않고 그 어떤 사람에게도 강압적 조처를 취하지 않고서도 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의 주역 중 하나였던 정부에게 그 동안 수고했다고 위로를 해주지는 못할망정 “무능의 극치”니 뭐니 하는 말로 상처를 주는 것은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이 만점은 아니었지만 다른 나라 정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어야 마땅한 일입니다.

해외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자 보수세력의 프레임이 묘하게 변화하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정부가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순전히 민간부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는 논리로 물타기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며칠 동안 보수언론의 기사와 사설은 모두 이런 논조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가장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방역 모범국이 아니라는 것으로 교묘하게 프레임이 바뀌더군요.
여러분도 읽으셨을지 모르지만 최근 나온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의 코로나 19 관련 기사를 퍼나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방역 모범국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지 한국이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해외 언론이 한국 관련 기사를 많이 싣고 있는 편인데, 그 중에는 한국을 칭찬하는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Time지도 그 중 하나일 뿐인데, 사람들이 유독 그 기사만 퍼나르는 저의가 무언가 의심이 되더군요.
오늘 아침 한 보수언론의 사설을 보고는 그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 사설의 제목은 “방역 모범은 대만과 싱가포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Time지의 기사도 그렇고 이 신문의 사설도 그렇지만, 이 말에 틀림이 있는 건 결코 아닙니다.
통계수치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듯, 대만, 싱가포르, 홍콩의 상황이 우리보다 훨씬 더 좋습니다.
이처럼 뻔한 사실을 구태여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 정부에게 공이 돌아가는 것을 막아보자는 저의 아니겠습니까?
무슨 수를 쓰든 정부에게 공이 돌아가는 것만은 막아보자는 그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안스럽기까지 하네요.

그러나 그 나라들에는 어두운 곳에 숨어 바이러스의 공장 역할을 한 신천지 교단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예배를 제발 온라인으로 대체해 달라는 당국의 간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배를 강행해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개신교 교회들도 없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이 크게 다른데 이들을 일대일로 비교해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 아닙니까?

만약 우리나라가 경찰국가라면 신천지 교단에 스파이를 대량으로 잠입시켜 발병 초기에 대응을 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일요일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에 어떤 강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민주적인 정부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민주적인 방식으로 대응한 우리 정부에 오히려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허베이성 전체를 봉쇄하고 심지어 공중에 드론을 띄워 행인의 체온까지 잰 중국정부의 강압적 방식은 배울 점이 없다고 봅니다.
또한 아무 일도 않고 손 놓고 있다가 사태가 급박해지자 시민들의 자유를 박탈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유럽과 미국의 정부도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의 게임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닙니다.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제2의 신천지 사태가 터져 나올지 속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중국이나 이탈리아 같은 최악의 상태만은 피한 것이 분명하다고 봅니다.
마지막 승리를 거둘 때까지 정부와 국민이 모두 힘을 합쳐 싸워 나가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나라가 방역모범국가인지를 따지는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행태입니다.
설사 우리가 아닌 타이완, 싱가포르, 홍콩이 방역모범국가라는 데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합시다.
도대체 그것이 지금의 사태 해결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설사 그들의 성공 비결이 중국에 철저히 자물쇠를 걸어잠근 데 있었음이 100% 사실로 입증된다 해도 지금 우리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때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니까요.
지금은 내편, 네편으로 갈려 한가하게 그런 낭비적 논쟁이나 벌이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머리를 맞대고 사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건설적 방법을 찾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Wooney
(2020/03/18 17:17)

대한민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우리나라 민족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근데 내용을 읽을수록 화부터 나는건 어쩔수 없네요. 이 시국에 쓸데 없는 짓거리나 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나라를 위기 속에서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 응원할 자격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준구
(2020/03/18 17:45)

오늘 정교모라는 교수 모임에서 정부를 향해 의료진의 헌신을 도둑질하지 말라는 성명 냈다는 기사 봤어요?
그걸 보고 정말로 한심해서 장탄식을 했어요.
뭐가 할 일이 없어 그런 쓰잘것 없는 성명이나 내는가 해서요.

 
beatrice
(2020/03/18 18:20)

저는 사태가 커지고 각 나라, 국민마다 다른 대응. 반응을 보며 결국 각 국가가 최선을 다해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역 모범 국가를 따지는 것이 아닌, 각 국가와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프랑스에 있다보니 이곳 사람들의 반응과 정부 조치가 처음에는 황당하고 염려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 보니 이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반응과 조치가 황당한 방식인 것입니다.
이는 국가와 국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이 중요한 이곳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내가 걸리지도 않았고 걸렸더라도 증상없이 멀쩡한데 남을 위해 내 자유를 제한한다 ?’는 생각을 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또한, ‘내가 확진자가 되면 정부가 나의 동선을 공개한다?’ 는 점에 대해 굉장히 놀랍게 반응합니다.
심지어 현재 한국 시스템이 파시즘사회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팬더믹상황에서 전염병 차단을 가장 잘 하는 국가는 독재 국가임이 영화에서도 소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영화에서는 팬더믹을 잘 막아낸 국가가 북한으로 묘사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위에 언급하신 중국의 강압적 방식을 두고 이들의 눈에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내 자신을 위해서도 조심하지만 타인을 위해서도 주의를 합니다.
그리고 현재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확진자 동선 공개 및 위험 국가에서 오는 사람들 관리 및 감시 시스템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저를 비롯한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 곳에서 자가격리대상자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사실에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개인자가격리대상자들은 국가가 통제. 감시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공권력으로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일이 불가능하므로 개인 권고가 이들의 대처방식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 정부가 진작부터 국민 정서. 국가 상황에 맞게 개인에게 통보.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 개인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개인성이 이 사태를 키웠습니다. 대부분의 서양국가들이 이런 성향이다보니 이태리. 프랑스 등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현 사태가 커지고 있어 보입니다.

각각의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한국이 잘한다, 프랑스가 잘한다…라는 생각보다 각자 문화.정서에 따라 적절하게 잘 대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각 정부가 취했던 대응 방식에서 우리가 몇가지 점들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의 모습을 보면, 아무리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더라도 타인 및 사회를 생각하는 자세가 개인에게 요구되어 집니다.
반면, 한국의 모습을 보면 아무리 집단과 사회의 안정이 중요하더라도 우리가 존중해야할 개인의 영역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 둘을 통틀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떠올리면,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고, 개인은 사회의 안정을 위해 너무 개인주의로 빠지지 않는 시민의식을 지녀야한다는 결론이 납니다. 물론, 이 결론이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것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이곳은 모두에게 이동제한이 걸린 상항인데 이것이 시민들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사생활을 공권력으로 통제하고 공개하는 것이 자유를 박탈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만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사태 초기에 신천지 사건이 안타깝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로고 다양한 사례들을 보니, 한국에서 이 전염병이 확산된 것을 너무 특정종교인 신천지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곳에서도 종교 집회를 갔다가 감염된 시민이 있었고, 정부의 권고에도 단체 집회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위험국가를 다녀와 자가 격리 대상자임에도 마음대로 시내를 활보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팬더믹은 불특정한 방식으로 다수에게 퍼지는 것이 그 특징인데, 이러다 보니 이것이 기성종교든 사이비든 혹은 다른 집회 단체든…어디서나 퍼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단체의 위법활동은 엄밀히 따져야 겠습니다만 특정 종교에게 본 사태의 원인을 몰아 비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각 국가와 국민들이 이 시기를 잘 대처하여 여러가지 방면에서 좀더 성숙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beatrice
(2020/03/18 18:26)

정교모 교수모임 성명서는 정말 황당하군요. 참고로 이 곳은 이동제한이 내려진 어제부터 매일 저녁 7시. 8시에 시민들이 발코니로 나와 박수세례 세레모니를 합니다. 이는 현재 가장 수고하고있는 의료진을 생각하며 격려.지지하는 의미의 세레모니입니다. ^^

정교모교수모임이 도둑질을 한다는 성명서를 내는 대신 의료진을 격려. 지지 하는 성명을 냈다면 더 멋있었을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이준구
(2020/03/18 19:28)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그렇게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마땅한 일이지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 그런 사람이 아주 드물어

 
양종훈
(2020/03/19 20:39)

메르스때 낙타고기, 낙타유를 주의하라고 하던 걸 생각하면 참....

 
앵무쥐
(2020/03/20 03:17)

저도 beatrice님 댓글에 구구절절 동의합니다ㅠㅠ 저는 또 한편으로 "전 세계가 방역 선진국인 한국에 무임 승차를 한다"는 국뽕=국가주의적 반응들이 격양되는 걸 보면서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었는데요. beatrice님 댓글을 보니 안심(?)이 되기까지 하네요.

 
윗글 끔찍한 이태리 부고 기사(펌)
아랫글 현실인식이 안된 내부의 적과 싸우는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