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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9 14:23    조회수 : 398    추천수 : 4
 글쓴이   양종훈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세금이 집값을 끌어올린다는건 주객이 전도된 주장이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가격 급등이 임대차 3법의 부작용 때문이라며 보유세, 양도세, 종부세를 낮추라고 앵무새처럼 떠들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세 안정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발언하자 보수야당과 언론들은 아주 신이 나서 춤을 추더군요.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과연 이 나라에 집값 안정을 바라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면 좋겠는가?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그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십중팔구 공급 확대라고 대답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해서 공급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권이 교체되지 않는 한 집값안정은 없다고 못박는 인터뷰가 절대다수입니다. 어느 신문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시장안정에 도움이 되는가? 라고 물었을때 90%가 부정했다고 들었습니다.

부동산에 대한 징벌적인 과세가 부당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특히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어느 야당 의원은 무책임을 넘어 무능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집에 무거운 세금이 부과될수록 집주인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떠넘기게 되어 집값은 안정되기는 커녕 급증하기만 할 것이고 일부에서 말하는 거품이나 폰지게임 같은 것은 집값 폭락론자들의 정신승리에 불과하답니다.

심지어 전세값이 너무 올라 결혼을 포기했다, 고령 1주택자가 종부세를 내려고 아르바이트를 뛴다, 내 집인데 내가 못 들어간다, 절세를 위해 이혼을 한다 등의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런 부분이 없잖아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실제로 좋은 취지로 시행된 수많은 정책들이 가져왔던 부작용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어떠한 정책이라도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다는건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그게 종부세, 양도세, 거래세 등등을 포함한 부동산 세부담을 완화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세금은 소득이 있어야 메기는 것입니다. 때문에 고액연봉자들은 저소득층보다 세율이 높습니다. 여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값비싼 자동차나 골동품, 미술품에 부과되는 세금이 부당하다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데 왜 주택은 그 기준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되려 주택은 의식주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엄정하고 깐깐하게 규제하는것이 옳지 않습니까?

최근 집값이 너무 올라 허리가 휜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주택자들이 그렇게 주장한다면 또 모르겠는데 다주택자들이 그런 소리를 하는데도 언론들은 그걸 그대로 베껴쓰고 있습니다. 다주택자들은 임대차 3법은 위헌이고 악법이라며 세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시키겠다면서 사실상 협박을 하는데도 그들을 비판하는 지식인들은 찾아볼수 없습니다. 되려 이런저런 편법을 대놓고 알려주면서 이러저러한 수법으로 '영끌' 을 하거나 돈을 벌라고 부추기기까지 합니다. 좌우를 떠나서 이게 인간이 할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그들의 말대로라면, 종부세를 받지 않았던 정부에서는 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던 것입니까? MB 정부 시절에 집값이 내려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따진다면 적어도 종부세를 받지 않았던 시절까지는 내려갔어야 하지 않습니까?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보면 왜 초이노믹스로 인해 집값이 올랐는지를 설명할수가 없습니다.

세금이 올라서 집값이 오른다고 주장하기는 쉽지만 왜 세금이 적거나 낮을 때도 집값이 오른 것이냐고 물어보면 기껏해야 시장의 법칙, 수요와 공급의 원리 외에는 마땅한 해답이 없습니다. 거기서 좀 더 나가면 정부가 시장을 존중하고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상폭이 작았다고 하는 주장도 있긴 합니다.

얼마 전에 집값을 잡으려면 다주택자부터 살리라는 기사 제목을 봤습니다. 다주택자를 살리는 방법으론 역시나 세금을 낮추라는 건데요, 다주택자를 죄인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다주택자의 숨통을 트이는 것과 세금 감면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저소득층을 위해 부자의 세금을 감면해주라는 신자유주의적 논리 그 자체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고 임금피크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청년실업이 티끌만큼이라도 개선되었습니까? 그렇다고 정년이 안정되기는 했습니까? 하다못해 비정규직이라도 사라졌습니까?

다주택자들의 세금을 감해주면 집주인들이 전, 월세가를 대폭 인하해줄것이라는 보장은 대체 어디 있는 누가 해 주는 것입니까?

해외의 사례를 가져와서 한국의 부동산세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한국의 임차인 보호제도가 외국에 비해 형편없다고 하면 그건 한국 주택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라며 감싸기 급급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고들면 지구상에 특수성을 가지지 않은 나라는 하나도 없을겁니다.

현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당장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그러나 집이 있으면 보수주의자가 되니 서민이 집을 못 가지게 만든다는 식의 선동을 벌이며 정부 정책에 훼방을 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집값 급등이 다주택자들만의 잘못은 아니라지만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고 자신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정말 아무 효과가 없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8월 24일자 SBS 보도에 의하면 정부에서 부동산 허위매물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불과 1주만에 매물 1만 건이 증발했다고 합니다. 1/4 에 달하는 매물이 허위였던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전년/전달 대비 거래량으로 거래절벽을 운운하는건 무리라고 봅니다.

거래절벽이 심하다는 한편 호가는 고공행진중이라는 기사도 동시에 나오는데요, 거래건수가 줄어드는데 실거래가가 폭등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법원에서 발표한 2020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부동산 강제경매는 16.8% 증가했습니다. 15년만에 최고폭이라는데, 이것은 경기불황과 대출규제 강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 위축이 위축된 결과라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 위축과 과열이 동시에 온다는건 어불성설이지요. 저는 이것을 집주인들이 하우스푸어가 되어간다는 전조라고 봅니다.

세금 때문에 죽을 맛이라면 집을 팔면 됩니다. 세입자한테 부담을 떠넘기면 그만이라는데 그게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일본 이상으로 빠르며 가계부채가 1600조에 달합니다. 청년실업률은 나아질 기미가 없는데 그나마 내후년부터는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할 인구 20만명이 증발합니다. 부담을 떠넘길 세입자 자체가 없어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도 서울 부동산이 절대 안전자산이라 생각한다면 더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렇다면 세금이라도 성실히 납부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주택자들이 모두 투기꾼이고 부자는 아니라 하겠지만 공시지가나 종부세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이 그만한 세부담도 지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나라가 니꺼냐는 팻말을 들고 대정부투쟁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 나라는 정부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주택자들의 것이 될 순 없습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블랙코미디를 세입자가 만들었습니까, 건물주/다주택자들이 만들었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판다독
(2020/11/09 20:50)

집값이 높으니까 세금이 많은거지, 세금이 많으니 집값이 높아진단 말을 한다니... 무주택자 울고갑니다

 
윗글 선생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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