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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 11:41    조회수 : 4871    추천수 : 15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의 한국경제 평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블룸버그 경제분석팀(Bloomberg Economics’)은 최근 114개국을 대상으로 각 나라의 장기성장 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Drivers and Disrupters”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요인들과 애로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의 측면에서 여러 나라들을 비교,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이 평가대상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내리고 있는 전반적 평가는 우리 언론이 그리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실과 아주 크게 달라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이 보고서에서의 ‘drivers’는 전통적으로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교육, 거시안정성, 개방도, 금융시장 발전도, 혁신, 기업환경 등의 요인들을 뜻합니다.
이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동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평가의 결과는 맨 위의 표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예상대로 이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중국입니다.
그 뒤를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이 뒤따르고, 바로 그 뒤에 독일과 한국이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우리 경제를 폄하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되어 있지만, 외국의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의외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disrupters’는 성장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수용해야 할 중요한 변화의 추세를 뜻합니다.
이 과제들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따라 세계적 차원에서의 승자와 패자의 판도가 새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보호주의의 위험, 로봇의 확산, 디지털 격차, 포퓰리즘 정치, 기후변화 등이 이 범주에 속하는 요인들입니다.

이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으로 성장이 진행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두 번째 표에서 볼 수 있듯, 이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입니다.
2위인 독일에 비해 현저한 점수차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순위가 근소한 차이로 바로 한국입니다.
이 측면에서도 역시 미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순위가 처집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장의 발목을 잡는 포퓰리즘 정치의 위협에 관한 항목입니다.
요즈음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은 입만 열면 현 정부의 포퓰리즘을 헐뜯기에 여념이 없지 않습니까?
이러다가 베네주엘라 꼴 날지 모른다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구요.

포퓰리즘 정치의 위험성이란 측면에서 여러 나라를 비교한 세 번째 표를 보십시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 한국이 이 표의 밑바닥에 위치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스트레일리아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네요.
포퓰리즘 정책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선진국들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는 말 아닙니까?

블룸버그의 경제전문가들이 한국 경제를 두둔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을 리 없습니다.
가능하면 한국 경제를 장밋빛으로 그리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을 리도 없습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이 왜 그런 일을 한답니까?
그 사람들은 아무런 편견 없이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서 평가를 했을 뿐입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주변 여건과 경기 국면의 영향으로 단기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과 펀다멘탈이 무너져 버렸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우리 경제의 펀다멘탈은 지난 몇 십 년 동안의 성장과정에서 장기적으로 확립된 것입니다.

2, 3년 동안의 경제정책에 의해 탄탄했던 펀다멘탈이 갑자기 붕괴해 버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이 결과적으로는 도움을 주려던 계층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펀다멘탈의 문제는 결코 아닙니다.
우리 경제가 지금 단기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펀다멘탈이 무너져 다시 도약할 기회조차 잃어버렸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실 경제의 펀다멘탈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부문의 기업입니다.
우리 중견 기업들이 종전과 다름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펀다멘탈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뜻합니다.
지금 소개한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의 분석 결과는 다른 나라들과의 상대적 관점에서 볼 때 아직 우리 경제의 펀다멘탈이 탄탄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해 주고 있습니다.

ps. 나는 그 보고서를 요약, 보도한 Bloomberg Businessweek 2019년 11월 4일자 잡지를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Cer.
(2019/11/29 17:58)

흥미로운 연구네요. 그런데 저런 걸 수치화 하는 것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포퓰리즘 정치 위협 같은 것은 대체 어떻게 계량화하는지 궁금하고요.

 
Wooney
(2019/11/29 19:04)

정부의 많은 정책입안자들께서 꼭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올바른 정책결정을 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적어도 허위 혹은 왜곡 기사와 이를 근거로 제기하는 주장들에 의해 판단이 흐려지지 않아야 될 텐데요..그리고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들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찾아봐야한다는 이 현실이 너무 아이러니하고 안타깝습니다.

 
양종훈
(2019/11/29 20:53)

질문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몇달전에 문재인의 사회주의 정책으로 한국경제가 호랑이굴에서 개집이 됐다고 혹평하지 않았습니까?

 
Wooney
(2019/11/30 11:22)

객관적 데이터 분석과 특정 성향을 가진 개인의 의견이 다를수 있는 법이죠. 더욱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 점검과 현 시점의 정부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평가는 서로 다른 주제이기도 하구요.

이 글의 주제를 파악하셨다고 전제하면,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지출 확대를 사회주의라고 규정하는 그 의견에 암묵적으로 동의하시는거 보니 위 글을 그냥 부정하고 싶으신 거네요.

최저임금의 인상은 그동안 계속 진행됐고 단지 급격한 인상이 오히려 독을 키운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아무런 이견도 없고 정부가 사과까지 했습니다. 설마 최저임금인상 자체를 사회주의정책이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복지확대의 경우 재정건전성이 아주 양호한 상태에서는 공공지출의 확대(재정적자)가 당장 경제성장의 큰 폭의 하락을 막는 긴급처방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보수정권에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저 수단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감세가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젠 허상에 불과하고 부동산, 건설업 띄우기는 이득을 볼 타겟이 제한되어 있을 뿐입니다. 저는 현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점에서 공공지출확대(재정적자)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방향과는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복지확대가 소득주도성장의 메인으로 자리잡혀있기에 정부정책에 부정적인 생각을 충분히 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현재로선 마찬가지구요.

다만, 정부의 정책기조를 소위 재벌때리기가 메인으로 규정된 그 ‘사회주의’라고 미리 규정하시는 분들은 보통 정부가 최근 삼성의 공장건설로 몇번 찾아간 모습을 보면 함구하거나 그냥 근거없이 매도만 하시더라구요. 겉으로만 편드는 척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네요. 신생기업의 진출을 막는 규제를 풀지 않는 모습도 그저 자유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사회주의로 매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념은 무수히 많은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편리한 잣대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자칫하면 정상적인 것들도 부정적으로 매도해버리는 심각한 왜곡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건지 이해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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