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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8 16:38    조회수 : 1112    추천수 : 19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책 추천] 신경란, <풍운의 도시, 난징>



중국에서는 수많은 왕조들이 등장했다 사라져 각 왕조가 수도로 삼았던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그들 중 대표적인 곳이 난징(南京)으로, 10개 나라의 수도로서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으로는 공산당이 집권하기 이전 국민당 정부의 수도가 바로 이 난징이었습니다.

나는 난징을 그저 스쳐가듯 두 번 지나갔지만, 이 책의 저자인 신경란 씨의 안내 덕분에 다른 도시에 비해 더 큰 친근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난징의 역사, 문화, 예술, 그리고 우리나라와의 인연을 소상하게 얘기해 주고 있는 이 책을 받았을 때의 기쁨이 너무 컸습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난징에 거주하면서 이 도시의 ‘광팬’이 되다시피 한 저자의 난징사랑이 그대로 녹아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 도시의 팬이 되어감을 느꼈습니다.

난징의 역사가 유구한 만큼 이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된 중국 정치 얘기만 해도 거의 중국역사라고 할 만큼 방대한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춘추시대, 전국시대, 육조시대, 남북조시대 등 태초부터 늘 중국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게 바로 이 도시였습니다.
근래에 이르러서는 명의 첫 수도로 출발해 태평천국의 수도로서, 그리고 신해혁명 후 공화국 정부의 수도로서 난징은 중국 근세사의 주역이었습니다.

또한 난징과 깊은 관련이 있는 왕희지, 도연명, 이태백 등 중국 문화의 중심인물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도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책 초반에 너무나 많은 왕조와 너무나 많은 유명인사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상당히 헛갈릴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난징의 배경이 화려하다는 뜻이겠지요.

또 한 가지 매우 흥미로운 점은 난징이 우리와도 매우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책 첫 머리의 제목이 “최치원이 다스린 고을”인데, 당나라 과거에 합격한 최치원의 첫 직장이 바로 이곳이었다는 설명입니다.
과거에 합격한 최치원은 율수 현위로 부임했는데, 그 율수가 지금 난징시 율수구가 되었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백제의 사신이 그려져 있는 <양직공도>라는 그림도 바로 여기에서 그려졌다고 합니다.
천 오백 년 난징을 찾은 백제와 고구려의 사신이 머물던 객관의 위치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또한 고려와 조선에서도 자주 사신이 왔는데, 그들이 난징의 어디서 묵었는지 기록에 자세히 나와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와의 인연을 설명한 대목에서 제일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원나라의 내전에 우리 고려군이 참전해 난징 부근에서 전투를 벌인 사실입니다.
내 역사 지식이 짧은지라 그 동안 우리 역사에서 해외 파병의 기록은 기껏해야 명나라 요청으로 청과 싸우기 위해 파병한 것 정도에 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 당시 2만 3천 명이나 되는 대군이 원나라 내전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100만 대군의 선봉에 서서 말입니다.
그 유명한 최영 장군도 이 파병 대열에 합류했다고 하는군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대목은 제5부 <한국 항일운동의 본거지> 부분이었습니다.
김구, 김원봉 등 항일운동의 주역들이 바로 이 난징을 주무대로 활약하셨더군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하나인 이육사(李陸史) 선생도 거기서 활동한 항일무장투사 중 한 분이셨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구요.

조국의 해방을 위해 자신의 한 몸을 초개같이 던진 수많은 애국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나중에 이 부분만을 따로 모아 책 한 권을 써도 좋을 만큼 이 책에는 중국에서 벌어진 항일운동의 다양한 역사가 꼼꼼하게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저자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이 작업을 꼭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6부 <피눈물을 흘린 땅>에서는 난징대학살을 비롯한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는데, 슬프면서도 후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잔인한 죽음을 당한 수십 만 명의 죄없는 중국인들을 생각하면 슬프기 짝이 없었지만, 일제의 짐승만도 못한 만행을 명백한 역사적 증거 위에서 준열하게 고발한 데 대해 말할 수 없는 통쾌함을 느꼈던 것입니다.

여기에 욘 라베(John Rabe)라는 독일 기업가가 등장하는데, 폴란드의 유태인들을 구한 독일 기업가 쉰들러를 연상케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일본군의 만행을 피해 자기 집에 숨어들은 수많은 중국인들을 보호해 줬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그가 나치스당 당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일본과 독일 나치스당은 밀월관계에 있었을 텐데, 그런데도 휴머니즘을 발휘해 그런 일을 감행한 것입니다.

그밖에도 세균전을 주도한 난징 주재 일본군 1644부대, 짐승 같은 삶을 산 위안부 등 일제의 만행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나중에 하나의 독립된 책으로 써주기를 저자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특히 최근 일제통치와 관련해 학문의 객관성을 빙자한 왜곡된 역사의식이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따끔한 경종을 울려준다는 차원에서도 그와 같은 책이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의 저자 신경란 씨는 나와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농담 삼아 그 분을 내 팬클럽 중국지부장이라고 부른 거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아 더 중요한 건 메이데이라는 필명으로 이 게시판의 명예고정논객으로 활동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중국의 역사,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 막힘없는 해박한 지식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후기를 보니 책 쓰려고 공부도 무지 많이 하셨더라구요.

중국에서 잊지 않고 재미있는 소식 보내주는 신경란 씨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 분이 직접 보내주신 책을 받아들고 반가운 마음에서 내쳐 읽고 서둘러 이 추천사를 씁니다.

 

독일잠수함
(2019/10/28 20:35)

메이데이님 책이신 거죠?
우어 제가 꼭 읽겠습니다
언제일런지는 모르겠지만요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동훈학생..
(2019/10/29 20:37)

다음 독서 목록에 추가 하였습니다.

너무 기대 됩니다.

 
메이데이
(2019/10/30 07:58)

울컥하게 만드시는 선샘님, 감사합니다.

 
메이데이
(2019/11/01 16:18)

선생님, 덕분에 저 오늘 낮 비행기 편으로 무사히 난징에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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