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로그인
회원가입 | ID/PW찾기
Home > 게시판

2019/09/30 06:31    조회수 : 458    추천수 : 6
 글쓴이   beatrice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파리통신>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 국민에 대한 예우







오랜만에 소식을 남깁니다.
인상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며칠전에 자크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 별세하였습니다.
저는 이곳 정치나 정치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자크 시라크에 대해서는 좋은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종종 가는 케브랑리박물관 덕분입니다. (사진1)

이 박물관은 자크시라크 전 대통령의 노력으로 2006년에 개관하였습니다.
300,000만점의 비서구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아닌지역) 국가들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박물관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문화 예술품을 소개하는 장소입니다.
예술의 역사가 서구 강대국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집중이 되는 것에 대해 “예술간에는 위계서열이란 없다”라는 시라크 전 대통령의 생각을 담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박물관에 갈 때마다 접하는 비서구권 문화를 보면서 자크 시라크 전대통령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프랑스 친구들과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부분이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호불호가 강합니다.
반면 자크시라크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문화에 대한 소양이 깊었던 특별한 대통령이였다는 점에 대해 모두가 의견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며칠전 시라크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해도 저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와 시민들이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방식이 굉장히 인상적이였습니다.

먼저,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은 별세 소식이 공식 발표되던 당일 저녁부터 대통령이 머무르는 (그리고 시라크가 머물렀던)
엘리제 궁을 시민들에게 예외적으로 개방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를 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엘리제궁을 방문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그 분위기도 보고 싶었지만 길게 늘어진 시민들의 줄을 보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밤 늦은 시간에(밤 10시가 가까운 시각) 사람이 좀 줄었겠지…하는 마음으로 가보았습니다. 금요일 밤 늦은시간에다가 날도 추웠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 접했을 때보다는 기다리는 줄이 짧았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1시간을 기다리고 엘리제궁 안에 들어갔고 1시간을 더 기다리고 추모메시지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사진2)

엘리제궁은 1년에 한번 문화유산의 날에만 대중에게 오픈을 하는데 이때 다녀왔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5시간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2시간이면 꽤 시간을 벌었구나…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아무튼, 이날 갔더니 엘리제궁 밖에도 안에도 사람들이 추모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제 앞뒤에, 주변에 있던 프랑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이들의 유머와 여유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시라크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특별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지겨워질 때 쯤에는 저 멀리 글을 남기는 사람들 뒷모습을 보며 ‘미래의 프루스트가 와서 소설을 쓰나봐!’ 하며 농담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시민들은 차례로 추모 메시지를 남겼고 또, 기념 촬영도 하였습니다. 추모메시지를 남긴 노트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찍지 못했지만 길게 남기거나 짧게 남기거나 간단한 그림을 그리는 등 여러 형식의 메시지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문화예술을 위해 애써주신 노력에 감사합니다. 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사진4)

다음으로 인상적이였던 것은 파리 시청사 앞 장면이였습니다.
엘리제궁을 가기 위해 파리 시청사로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시청사 앞 광장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고 자크 시라크의 삶을 보여주는 여러 이미지들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을 멈추고 그 이미지들을 보며 관련 이야기를 하거나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사진5)

저는 처음에 이러한 장면들을 보면서 전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참 좋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엘리제궁을 예외적으로 개방하여 시민들이 방문하고 추모 메시지를 남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직접 현장을 다녀와보니 이런식으로 추모와 애도를 하는 것이 전대통령에 대한 예우일 뿐만 아니라 국민에 대한 예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민의 슬품과 국민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역사를 존중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안병길
(2019/09/30 09:53)

회장님을 오랜만에 뵈니 참 좋네요.^^

유익한 파리 통신 고맙게 잘 봤습니다.

늘 건승하시길 빕니다.

 
이준구
(2019/09/30 10:11)

결국 가봤구나.
잘했다.
내가 일본에서 그저그런 장어덥밥 먹으려고 두 시간 줄을 선 것에 비하면 정말로 보람 있는 두 시간이다.

 
이준구
(2019/09/30 10:12)

전 대통령을 그렇게 극진하게 예우할 수 있는 프랑스의 정치문화가 부럽군.
당장 나만 해도 전 대통령 중 그런 존경을 보낼 사람이 별로 없다고 느껴.

 
jackdawson
(2019/09/30 11:59)

부러운 문화입니다. 저는 문재인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퇴임 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퇴임이후에도 불행사태가 일어나기만 하니 안타깝지요.

 
beatrice
(2019/10/02 16:30)

이 곳에서도 퇴임 후 몇몇 전직 대통령들의 불미스러운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시라크 대통령도 그랬었고 최근에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재직시절의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잘못에 대해서는 엄격히 평가해야하듯이, 공을 세운 업적에 대해서 충분히 예우해주고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한 국가의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것이니 지지 여부를 떠나, 대통령을 국민의 대표로서 존중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박사님 감사합니다.^^

 
윗글 독감...
아랫글 조국 장관하고 사법개혁하고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