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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4 17:09    조회수 : 364    추천수 : 8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알프스(The Alps)를 걷다(3) - 몽블랑(Mont Blanc)







우리나라에서 몽불랑(Mont Blanc)이란 이름은 베이커리나 아이스크림 집 상호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몽블랑이란 이름과 친숙하게 느끼지만 실제로 그 산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높은지는 전혀 모르고 지내왔습니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은 높이가 4,807미터나 되는 그 산이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이란 사실이었습니다.

몽블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번에 몽블랑의 전망대 두 개를 올라가 봤는데 하나는 프랑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 영토 안에 있더군요.
프랑스의 샤모니(Chamonix)에서 올라가면 Aiguille du Midi 전망대가 되는데, 거기서 다시 수평이동을 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 이탈리아 안의 Pointe Helbronner 전망대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었어요.
이탈리아에서는 몽믈랑은 몬테 비앙코(Monte Bianco)라고 부른다는데, 이것도 아이스크림 집 상호로 자주 쓰이지 않습니까?

유럽에 가면 늘 느끼는 거지만 거긴 국경이란 존재가 별 의미가 없는 곳인 것 같아요.
국경이라면 철조망과 지뢰 투성이의 DMZ를 연상하는 우리로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사실이지요.
우리도 통일이 된 후 중국이든 러시아든 유럽 사람들처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샤모니 시내로 들어갔더니 첫 번째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몽믈랑의 모습이 아주 가깝게 보이더군요.
우린 점심을 먹은 다음에 Aiguille du Midi 전망대로 오르게 되어 있는데 당시의 하늘은 맑게 개어 희망을 품게 만들더군요.
그러나 불행히도 점심을 먹고 난 후의 하늘은 조금 전과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구름으로 짙게 뒤덮힌 몽블랑 정상을 바라보며 케이블카를 타는 심정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나는 며칠 전 경험한 마터호른의 기적이 재현되기만을 바라며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에 케이블카 고도가 높아지면 구름 위로 치솟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말이지요.
그러나 그 기대는 헛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800미터까지 올라갔으나 전망대의 사방이 짙은 구름에 뒤덮여 아무 것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이탈리아쪽의 Pointe Helbronner 전망대로 가면 상황이 좋아질지 모른다는 기대로 그걸 탔는데 여전히 구름 속을 헤매고 있더군요.
두 번째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케이블카 아래쪽으로 빙하체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거긴 바람도 몹시 강하게 불어 엄청나게 추울 텐데 그렇게 몸을 밧줄로 묶고 줄지어 가는 모습이 조금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아까운 돈과 시간을 써가며 구태여 그런 개고생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탈리아쪽은 하늘이 조금 개어 있어 희망을 품게 만들더군요.
막상 그 전망대에 도착하니 하늘이 반쯤 개어 있었습니다.
우린 “이게 웬떡이냐?” 싶어 계속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세 번째 사진이 그때 찍은 것인데, 이 사진에서 보는 산들과 마을은 스위스도 프랑스도 아닌 이탈리아인 것입니다.

그 전망대에서 카푸치노 두 잔과 카페라테 한 잔을 시켰는데, 7.5유로를 달라고 하더군요.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더니 그게 맞는 가격이라고 하데요.
커피 세 잔에 우리 돈 9천원정도면 너무 싼 거 아닙니까?
더군다나 평지도 아니고 고도 3천 미터가 넘은 전망대에서 그렇게 착한 가격을 부르다니요.

값이 쌌지만 커피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다른 많은 상품이 그렇지만 우리나라 커피점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이라도 벌여 압력을 가해야 바뀌겠지만 그저 좋다고 사먹으니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지요.

그러나 몽블랑쪽으로는 끝내 짙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어 결국 우리는 두 전망대를 전전하고서도 몽블랑 모습을 보지 못한 채 하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융프라우요흐에서도 구름속을 헤맸지만 다른 맑은 날에 정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몽블랑은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섭섭하더군요.

마지막 찬스가 하나 남아 있었는데 그건 여행 마지막 날 몽블랑 맞은편에 있는 수력발전용 댐에 올라가 정상을 보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댐 부근은 화창하게 개었는데, 건너편의 몽블랑은 계속 짙은 구름에 덮여 있는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점심까지 먹으면서 네 시간을 기다렸는데 몽블랑 정상은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취리히로 가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부득이 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하산길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구름이 재빨리 이동하더니 드디어 몽블랑 정상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것만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네 번째 사진이 바로 그 순간에 찍은 사진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하늘이 완전히 갠 것은 아니고 정상을 간신히 보여줄 정도로만 구름이 걷힌 거였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려 구름이 거의 걷힌 모습의 이 사진은 포토샵으로 구름을 제거한 것입니다.
너무 아쉬운 마음에 그런 모습을 한 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내가 그 말씀 드리기 전에는 포토샵 했을 거라고 짐작하지는 못하셨겠지요?
포토샵 기술이 부족해 천신만고 끝에 이 사진을 얻었습니다.
차제에 포토샵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려고 책도 한 권 샀습니다.
포토샵을 통한 보정이 사기일 수도 있지만 좀 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면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는 일 아닙니까?

마지막 다섯 번째 사진은 또 새벽 잠을 포기하고 이른 아침에 나가 찍은 몽믈랑의 모습입니다.
이른 아침에는 날씨가 대체로 맑다가 오후가 되면서 흐려지는 경향을 발견하고 일찍 나간 결과 이런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 사진은 포토샵 전혀 하지 않은 원본인데, 이걸 찍은 것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으려고 합니다.

 

동훈학생..
(2019/08/03 12:35)

어릴적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그저 만년필 이름인줄 알았던 몽블랑이 '하얀 산'을 뜻한다는 것을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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