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로그인
회원가입 | ID/PW찾기
Home > 게시판

2019/07/21 17:23    조회수 : 681    추천수 : 9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알프스(The Alps)를 걷다(2) - 마터호른(Matterhorn)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스위스를 대표하는 산은 융프라우가 아니라 마터호른(Matterhorn)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스위스 제품 포장을 보면 스위스의 상징으로 마터호른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도 스위스제 초콜릿에서 중간이 꺾여져 있는 듯한 엉거주춤한 모양의 산 모습을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마터호른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난 예전부터 왜 그 산이 그런 독특한 모양을 갖고 있는지 궁금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큰 산 치고 마터호른과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는 것들을 찾기는 매우 힘든 독특한 모습이니까요.
이번에 마터호른에 직접 올라가 보고 나의 그 오랜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알프스는 오래 전 아프리카 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충돌해 바다 밑의 퇴적암이 솟아올라 만들어진 것이지요.
그런데 그 바위가 퇴적암이기 때문에 결따라 부서지기 쉬운 성격을 갖고 있나 봅니다.
마터호른 정상 부근에서 내려오면서 길다랗게 부서진 독특한 모양의 돌덩어리들을 숱하게 봤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은 아직도 빙하가 상당히 많이 남아 있을 정도의 역사 오랜 빙하지역이고 따라서 빙하에 의한 침식이 아주 활발하게 벌어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래 전 빙하가 아주 두껍게 덮여 있을 때는 빙하에 의한 침식이 대규모로 일어났을 것이고, 그때 마터호른의 거의 반쪽에 해당하는 부분이 싹둑 잘려나갔나 봅니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 거의 절반 정도가 크게 잘라져 나가 평평해진 모습이 생생하게 보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두 번째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마터호른 특유의 구부정한 모습이 된다는 것을 이번에 발견했습니다.
잘라져 나간 부분을 옆에서 보면 바로 그런 모습이 되는 거지요.

이런 의미에서 마터호른은 미국 요세미테(Yosemite)국립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하프돔(Half
dome)과 형제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하프돔은 양파 반쪽을 엎어놓은 것 같은 둥그런 모양의 바위산을 절반으로 싹뚝 잘라놓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빙하에 의한 침식에 의해 그 반쪽이 잘려나갔다고 하더군요.
바로 이렇게 빙하에 의한 침식에 의해 그런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두 산이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융프라우에서 궂은 날씨 탓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경험이 있는지라 마터호른에 오를 때도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더군요.
일기예보는 아주 청명한 날이 될 것이라고 해서 이번에는 괜찮겠지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이 아주 맑아 기대를 걸만 했는데, 막상 전망대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탈 때 하늘을 보니 시커먼 구름으로 덮여 있더군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케이블카가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구름 속으로 한참 올라갔는데 갑자기 햇빛이 비치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요?
그러더니 첫 번째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새파란 하늘이 눈앞에 전개되더군요.
(이 사진은 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속에서 찍은 것입니다.)

나보다 며칠 먼저 마터호른을 찾은 지인이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만났다고 자랑하더군요.
그게 너무 부러웠는데 결국 나도 그런 행운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보니 세 번째 사진에서 보듯 높은 산들 사이의 계곡에 구름이 멋지게 깔려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그 두꺼운 구름을 뚫고 올라온 셈이었지요.

해발 3,800미터나 되는 글레이시어 파라다이스(Glacier Paradise)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숨이 멎을 듯 멋졌습니다.
네 번째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빙하가 드넓게 펼쳐 있고 알프스의 연봉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전망대 부근에는 눈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이 여름 한 가운데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즐기고 있더군요.
멀리 일본에서 어린애들까지 와서 스키를 타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가 마터호른 정상을 보니 평소에 우리가 보던 여느 산의 모습과 아주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빙하에 의해 깎여 나간 부분은 뒤로 숨고 온전한 부분만 보았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산을 보는 각도에 따라 수없이 많은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새감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전망대의 높이가 며칠 전 갔던 융프라우요흐의 높이보다 400미터 정도 더 높은데도 고산증세가 별로 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가이드 말로는 우리가 그 동안 고산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나는 쾌청하게 개인 날씨와 융프라우요흐 같은 소란이 없는 조용한 분위기 때문이었을 걸로 짐작하지만요.

우리 일행은 정상 조금 아래에 위치해 있는 전망대에서 하이킹을 시작해 고도 1,500미터 정도를 내려와 결국 체르마트(Zermatt) 마을까지 걸어내려 왔습니다.
이번 일정 중 가장 어려운 코스였지만, 숨 막힐 듯 멋진 풍경과 길가에 있는 수많은 야생화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 유명한 에델바이스(edenweiss)를 현장에서 직접 발견하는 큰 수확을 거두기도 했구요.
(이 연재 마지막에 야생화 보여 드릴 때 그 에델바이스 사진 올릴게요.)

마지막 사진은 이번 여행에서 거둔 최대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입니다.
이른 아침 햇빛이 마터호른의 절반만을 비추고 있을 때를 포착해 사진을 찍어야 이런 모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늘 늦잠 자는 버릇을 갖고 있는 내가 6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 샤워도 하지 못한 상태로 뛰어나간 덕분에 이 '인생샷'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낑깡
(2019/07/21 23:18)

우와..! 사진 하나하나가 정말 예술이네요
특히 마지막 사진은 정말 최고로 멋집니다. 아무리 훌륭한 포토샵 기술자라도 저런 사진은 못 만들어내지 않을까요 ㄷㄷ..

 
노루
(2019/07/22 17:29)

교수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마지막 사진은 마치 쇠뭉치를 벼르기 위해 달군 모습이네요...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하시기를 빕니다.

 
이준구
(2019/07/22 19:33)

노루씨 오랜만이요.
난 벌써 스위스 여행에서 돌아와 있어요.

 
사처포
(2019/07/22 20:34)

경이로운 자연입니다.
기억에 남을 여행하셨군요.

 
HONey
(2019/07/22 23:31)

기념품 사오셨죠?

 
안병길
(2019/07/23 13:25)

멋집니다!
새벽 6시에 움직이셨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이준구
(2019/07/23 22:25)

그렇게 일찍 일어났다니 나 답지 않지요?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게 무지 힘들었어요.

 
동훈학생..
(2019/08/03 12:23)

절경이 따로 없습니다.
너무나 멋진 사진들 입니다.

 
윗글 규범, 실증경제의 차이에 관해 질문이 있습니다.
아랫글 알프스(The Alps)를 걷다(1) - 융프라우(Jungfr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