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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9 11:41    조회수 : 1819    추천수 : 21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좋은 글 추천] 신연수 논설위원, "반(反)기업이란 무엇인가" 동아일보


오랜만에 신문에서 공감이 가는 좋은 글 하나를 읽었습니다.
보수언론인 동아일보의 논설위원이 이런 글을 쓴 게 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에 관해서라면 보수언론은 입만 열면 무조건 "기업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말로 일관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글에서는 그 천편일률적인 주장과는 확실하게 결이 다른 참신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보수언론은 그를 현 정부 적폐청산의 억울한 희생자로 그렸습니다.
그의 사망과 더불어 수사가 종결되어 진실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은 채 남게 되었지만, 그가 받고 있는 범법행위의 혐의는 꽤 신빙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은 묻혀지고 마치 현 정부의 괴롭힘 때문에 억을한 죽음을 맞은 것처럼 그려졌던 것입니다.

기업가든 누구든 범법행위를 하면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한 일 아닙니까?
조 회장이 야당을 공공연히 지지해 현 정부의 미움을 산 것도 아니고, 단순히 범법행위의 의혹이 있어 검찰이 조사했을 뿐인데 왜 적폐청산의 희생자라는 말이 나오는지 통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그들의 범법행위까지 눈감아 줘야 한다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건가요?
난 그게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역대 정부가 재벌들의 잘못된 것을 엄격히 처벌하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가 줬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허약체질이 되어 버렸다는 점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 신 논설위원은 흔히들 말하는 "반(反)기업이란 것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자본주의의 맏형격인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한국에서 일어난다면 "반(反)기업 공산주의 정부"라는 비난이 들끓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그 동안 내가 늘 하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에 특히 큰 공감을 느꼈습니다.

미국 정부의 "기업 혼내기"의 역사는 매우 길다는 것이 신 논설위원의 지적입니다.
석유재벌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을 반독점법으로 제소해 30여 개의 회사로 분리한 것을 위시해, AT&T의 분할 등 수많은 정부의 초강경대응 사례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집단소송의 기회를 제공한 것도 기업을 무척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가 기업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관대하기 짝이 없음을 부정하기 힘듭니다.
개발독재시대에는 정부가 마치 기업의 수호성자처럼 행동하기도 했는데, 아직도 정부의 친기업적인 기조에는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이 점에서는 현 정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신 논설위원의 글에서 특히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기존 기업들의 편을 들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게 친(親)기업은 아니다."라는 구절입니다.
기득권을 지나치게 보호하면 새로운 기업이 성장하는 것을 막고 봉건적인 세습경제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
너무나도 좋은 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기업가들의 건전한 경제활동은 얼마든지 지원해 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기를 살려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나도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그러나 기업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혹은 불법적인 행동까지 용인해 줘서는 안 됩니다.
기업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자본주의의 토대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신연수 논설위원의 글을 직접 읽으시려면 아래의 링크로 연결하시면 되겠습니다.

반기업이란 무엇인가



 

이준구
(2019/04/21 19:54)

동아일보 댓글 보면 신 논설위원에 대한 비방이 꽤 많이 올라 왔더군요.
지극히 원론적인 옳은 말을 해도 그렇게 벌떼처럼 달려드는 걸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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