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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6:29    조회수 : 2950    추천수 : 24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이런 것을 "공정한 보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제 C일보의 인터넷판을 열자 지금 열리고 있는 한국경제학회의 연례학회에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F학점의 평가가 내려졌다는 대문짝만한 기사가 뜨더군요.
자세히 읽어보면 서강대의 두 경제학자가 발표한 논문의 요지를 요약한 것이지만, 자칫하면 마치 한국경제학회 전체가 그런 평가를 내린 것처럼 오해하기 십상이었습니다.

사실 요즈음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소득주도성장이 호의적인 평가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고용 감소라든가 최저소득계층의 소득 감소 등 정책의 부작용들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두 경제학자의 평가가 그리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한국의 경제학자 집단을 대표하는 견해인가라는 데 있습니다.
그 기사 말미에 잠깐 언급되긴 했지만, 그 논문에 대한 토론을 맡은 경제학자는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신문의 보도를 보면 그 논문과 상충되는 맥락의 논문이 같은 시간에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사진에서 보듯, 그 기사의 제목은 분명하게 "(한국)경제학회"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 기사를 읽으면 그것이 한국경제학회가 내린 결론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 말을 달리 어떻게 해석하겠습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와 같은 평가는 연구자 두 사람의 개인적 평가에 그칠 뿐 한국경제학계의 중론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경제학계의 중론으로 인정 받으려면 더욱 많은 연구자들이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일종의 의견일치를 이루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몰라도 아직은 경제학계의 중론을 얘기하기에 이른 시점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오늘 C일보를 보니 더욱 황당한 왜곡 보도가 하나 더 올라왔더군요.
두 번째 사진에서 보듯, 이 기사의 제목은 서울대학교 연구진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작년에 소득주도성장정책(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25-65세 고용이 27%나 줄었다고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결과에 대해 이미 들은 바가 있는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보도였습니다.

본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에는 2018년 고용 감소폭의 27%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는 말이 있더군요.
이것이 내가 예전에 그 연구결과에 대해 들었던 것이고, 제목이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와는 천양지판으로 다른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간단한 예를 보면 그 제목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왜곡보도인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5-65세의 연령에 속하는 노동자가 1천만 명 있다고 가정해 보기로 하지요.
그 기사의 제목대로 그 연령대의 고용이 27% 감소했다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27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이런 규모의 대량실업이 발생했다면 우리 사회는 이미 폭동으로 마비가 되었을 게 분명합니다.

만약 2018년에 새로 발생한 실업자가 50만 명이고 이 중 27%가 최저임금 상승 탓이라면 13만 5천 명이 바로 그 영향을 받은 셈입니다.
제목과 기사의 내용이 이렇듯 천양지판의 차이가 나는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기사를 쓴 사람은 단순한 실수였다고 변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신문의 자존심에 크게 먹칠을 하는 중대한 실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퍼센트(%)를 얘기할 때 그냥 "몇 퍼센트 줄었다."라는 표현과 "몇 퍼센트 포인트(% point) 줄어들었다."라는 표현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통계수치를 인용할 때는 지극히 조심해서 양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걸 구분하지 않고 쓰면 어마어마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의 제목은 감소분의 몇 퍼센트인가를 집단 전체에 대한 감소폭인 양 보도하는 어불성설의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이건 누가 봐도 어처구니 없는 왜곡보도 아닙니까?
어느 누구라도 그 제목을 읽는 순간 "우리 경제에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게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을 볼 때 제목만 읽고 대충 넘어가는 버릇을 갖고 있습니다.
기사 한줄 한줄까지 꼼꼼하게 읽을 시간이나 정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을 뽑을 때 기사의 전반적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표현으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두 기사의 경우에는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자극적 표현을 제목으로 뽑고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된 실수인지는 기사를 쓴 본인들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요.

공정 언론을 지향한다면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공정하게 보도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난 마음만 먹는다면 이것이 특별하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그게 엄청나게 힘든 일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독일잠수함
(2019/02/15 21:09)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 "신문 믿지 말라…한미동맹 어느 때보다 깊어"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90214_0000558923

외국 대사가 이런 말 할 정도인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기자들이겠죠?

오죽하면 기레기 라는 말이 세상에 퍼졌을까 싶기도 하고...

 
애그
(2019/02/16 16:53)

저는 마지막 문단의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c일보는 공정언론을 지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정부터 틀리셨습니다.

 
학문의즐거움
(2019/02/18 17:33)

신문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주타겟 소비층의 입맛에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금수저나 특출난 능력인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소신껏 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자유로운영혼
(2019/02/19 00:53)

조선일보가 언론이라면
파리도 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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