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로그인
회원가입 | ID/PW찾기
Home > 게시판

2019/01/30 15:00    조회수 : 3006    추천수 : 27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예비타당성 조사의무 면제는 납득하기 어려운 무리수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부문이 주머니를 여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앞날이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어느 누가 감히 주머니를 열겠습니까?
따라서 이럴 때는 정부가 과감하게 주머니를 열고 돈을 풀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돈을 푸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자주 쓰이는 것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입니다.
쉽게 말해 정부 주도로 여러 가지 토목사업을 벌여 돈을 푼다는 뜻입니다.
케인즈(J. M. Keynes)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주장한 이래 가장 흔하게 쓰인 방식이 바로 이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 우리 경제의 상황하에서는 정부가 SOC 투자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모릅니다.
솔직히 말해 정부에게 적극적으로 SOC 투자 확대를 모색해 보라는 충고를 해준 적도 있습니다.
그 동안 현 정부는 SOC 투자에 대해 그다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터져 나온 2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의무 면제 소식은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문제될 것이 너무나도 뻔한 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두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SOC 투자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 큰 규모의 공공사업들에 대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예타 의무를 면제시켜 준 데 있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었기에 이런 무리수를 두었는지 도대체 내 머리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구태여 감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문재인 정부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나 같은 지지자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이 정부가 MB,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를 듣는 것입니다.
절차적 정의를 밥 먹듯 무시했던 그 두 정부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거북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조치는 그 두 정부와의 구별을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을 제공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 조치가 나오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MB 정부의 그 악명 높은 ‘4대강사업’을 새삼 떠올리더군.
예타 면제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문제되는 점도 비슷하고, 낭비될지도 모르는 국가의 돈 규모도 거의 비슷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까요.

전 국토를 파괴한 망국적 4대강사업과 비교되는 것이 지극히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정부가 이런 결과를 자초한 셈이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내 예상에 앞으로 두고두고 이 일이 현 정부의 발목을 잡게 될 악재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원칙을 얘기할 때마다 이 일을 예로 들어 반박하고 나서는 사람이 줄을 설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예타 면제의 근거로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궁색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지역균형발전이 예타 면제 이유 중 하나니까 법률적으로만 보면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대규모 사업을 동시에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 하나로 정당화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정치적 의도가 그 배경에 깔려 있었지 않느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닙니까?.

문재인 정부가 MB, 박근혜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고집스럽게 절차적 정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또한 그래야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적폐청산이 더욱 강력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가 급하다는 이유로 이번 일처럼 적당히 넘어가려 한다면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무리수가 절대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목적지에 조금 늦게 도달한다 하더라도, 모든 일을 합리적이고 올바른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합니다.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다는 조바심에 사로잡혀 무리수를 거듭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성실맨
(2019/01/30 15:57)

교수님 말씀, 절대 공감합니다.
이전과 다르게, 새롭게 하겠다고 그렇게 큰 소리쳤는데 이런 방식이라면.. 저도 이 정부를 지지하는 한 사람으로 무슨 속사정이 있겠거니 아무리 생각하려해도 찜찜한 맘이 가시지 않습니다. 앞 일이 적잖이 걱정입니다. ㅠ

 
안병길
(2019/01/30 19:20)

선생님 말씀대로 경제 펀드멘틀에 더 주력하는 게 정도인데, 뭔가 조급증이 있는 것 같습니다.

 
pds5183
(2019/01/31 01:55)

전 이미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희망을 잃었습니다. 민주당의 경제 인력지원이 이렇게도 무능했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말하는 경제는 자유한국당이라고 말하는게 사실이었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너구리
(2019/02/01 21:53)

.

 
너구리
(2019/02/01 21:53)

.

 
너구리
(2019/02/01 21:54)

.

 
너구리
(2019/02/01 21:54)

.

 
중상모략의 달인
(2019/02/04 10:17)

사회 간접 자본 투자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지금 우리 나라 경제의 문제는 김영삼 정부 이후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져 왔는데 무대책으로 있었고...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투자 부진이 누적되어 와서 우리나라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지라 이것은 케인즈 식의 대응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케인즈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다룬 것이 아니라 단기적인 경기 변동을 다루었으니까요... 사람이 병 들어 있는데 진통제, 그것도 잘 듣지도 않는 진통제만 놓는 격입니다... 이런 것은 안 박사님 말씀대로 조급증에서 나온 것이고... 경제 펀드멘틀에 주력하는 것이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가 박상인 교수님이 말씀하시는대로 재벌 개혁을 통해서 경제 구조를 하는 것이구요... 애초에 이 정부가 내세웠던 것이 토목 공사를 통한 경기 부양은 지양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정부는 재벌 개혁 같은 강한 상대를 대상으로 하지만 우리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은 손도 못 대면서... 2030대 남성 같은 힘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한 온갖 페미질을 하면서... 개혁가 코스프레를 하고 있습니다...

 
중상모략의 달인
(2019/02/05 10:45)

거기다가 4대강 사업하고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내세운 논리도 웃깁니다... 4대강 사업은 top down이지만 이 사업들은 bottom up이라니...

bottom up 방식이라고 예타 면제하는 것이 합리화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정부는 행정학, 정치학에 나오는 고객 정치(client politics), PIMFY(Please in My Front Yard)라는 개념도 모르나요? 저런 사업들은 편익은 특정 지역같은 소수에게 돌아가지만 비용은 다수가 짊어지는 전형적인 고객 정치 상황입니다... 그러니 자기네가 돈 안 내니까(내봤자 극히 일부) 해당 사업이 말이 되든 안 되든 온갖 요구를 다 하고... 그래서 핌피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런 온갖 요구를 걸러내는 장치가 바로 예타이구요... 그런데 그런 장치를 면제하다니요?

 
학문의즐거움
(2019/02/07 22:57)

.

 
학문의즐거움
(2019/02/07 22:58)

.

 
학문의즐거움
(2019/02/07 22:58)

.

 
윗글 안병길 교수님 군인 같아요 ㄷㄷㄷ
아랫글 이 정부도 어지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