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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7 17:10    조회수 : 13165    추천수 : 35
 글쓴이   이준구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박근혜 정부 4년간 다주택자 수 급증 - "빚내서 집 사라."고 등을 떠밀었으니


오늘 경향신문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아파트를 3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기사입니다.
당연히 그런 일이 벌어졌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막상 이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보니 입맛이 매우 씁쓸하더군요.
“빚내서 집 사라.”고 등을 떠밀 때부터 불안불안 하더니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네요.

이 기사에서 인용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6년의 4년 동안 아파트를 3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6만 6,587명에서 11만 5,332명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불과 4년 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 무려 73.2%의 급증세를 보인 것입니다.
같은 기간 동안 아파트를 5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1만 7,350명에서 2만 4,789명으로 4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에게 빚내서 집 사라고 등 떠민 이유가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다주택자들에게 더 많은 집을 사라고 등을 떠밀었을 리는 없습니다.
집 없는 서민들에게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라고 등을 떠밀었다고 해야 맞는 말일 겁니다.
만약 다주택자로 하여금 더 많은 집을 사재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그 정책의 목표였다면 한 마디로 말해 “쓰레기”나 다름없는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다주택자가 그렇게 빠른 속도로 증가한 반면 무주택자였다가 아파트를 1채 사게 된 사람은 같은 기간 동안 고작 10.9% 증가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명백한 실패로 돌아갔음을 의심의 나위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 풀어놓은 대출의 끈이 부자들의 집 사재기에 활용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최근 들어 왜 주택 가격이 그렇게 미친 듯이 치솟아 올랐을까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일까요?
난 그게 아니라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의 바로 그와 같은 잘못된 정책의 후유증이 지금 터진 거라고 봅니다.
멀게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투기 조장책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구요.

아파트를 몇 채씩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사겠다고 덤비는데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고 배길 수 있겠습니까?
단기적으로 아파트의 공급은 거의 고정되어 있는데 투기수요가 몰리면 가격 급등은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공급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중얼거리는 사람이 있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투기적 수요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 아직까지도 주택 가격 급등의 원인이 과연 어디에 있었는지 잘 모르시겠습니까?
주택 투기 하라고 대출의 끈을 한껏 풀어주고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제도로 온갖 세제혜택까지 주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얼씨구나 좋다 하고 너도나도 집을 사재기한 결과 주택 가격이 미친 듯이 뛰어오른 겁니다.

현 정부에 잘못이 있다면 좀 더 이른 시점에서 부동산 투기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는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는 데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싶이 정부는 애당초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급격히 올리는 데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것이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런 미봉책으로 일관하다가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기미가 보이자 뒤늦게 던진 카드가 바로 ‘9.13조치’였습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그래도 뒤늦게나마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이 불행 중 다행입니다.
그 조처가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 주택시장은 공전의 혼란상태에 빠져들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9.13조치가 나오자 보수정치인과 보수언론은 꼬투리 잡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 중 웃기는 논리 중 하나는 투기억제책이 남발되면 시장에 내성이 생겨 정책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그런 주장을 듣고 “별 희한한 논리가 다 있구나.”라고 혼자 감탄했습니다.

정부가 이랬다저랬다 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을 때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노무현 정부의 투기억제 기조를 이명박근혜 정부가 투기조장 기조로 바꾸고 이를 문재인 정부가 다시 투기억제 기조로 바꿨습니다.
이처럼 부동산정책의 기조가 오락가락해 왔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9.13조치도 이와 같은 기본적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따라서 정책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내가 이명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기조 변경을 늘 비판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조금 떨어졌다고 호들갑스럽게 투기조장 기조로 바꿀 것이 아니라, 긴 안목에서 주택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했어야 오늘의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신뢰의 문제가 단지 과거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바로 이 순간에도 그 신뢰의 문제 때문에 9.13조처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좌초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남아 있는 한 9.13조처는 성공을 거둘 수 없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 신뢰의 문제를 심각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원초적 책임을 져야 할 야당 정치권입니다.
주택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인정한다면 야권도 투기억제 방침에 흔쾌히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러나 야권은 투기 억제책에 내성이 생겼다느니, 수요가 아닌 공급에 문제가 있다느니 하는 식의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주택 보유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겠다고 해도 왜 그들이 선뜻 집을 팔려고 나서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시라도 9.13조치가 완전 무력화되는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라는 기대 때문일 거라고 봅니다.
과거에도 그런 일이 가끔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런 기대 때문에 집을 처분하지 않고 눈치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지 않고 이런 눈치게임을 벌이는 한 9.13조처는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이 점에서 본다면 9.13조처의 성공 여부는 그 정책 자체의 내용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갈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주택정책의 기조가 다시 한 번 뒤집어진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는 회복불능의 상태로 추락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이제 주택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게는 것이구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면 반드시 투기가 일어난다는 것이 의심의 나위 없이 증명된 상황입니다.
다시는 빚내서 집 사라고 등을 떠미는 식의 졸렬하기 짝이 없는 정책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누가 집권하든 간에 집 없는 서민들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 들게 만드는 일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동훈학생,
(2018/10/13 09:28)

교수님의 저서 '쿠오바디스 한국 경제' 가 박근혜 정부의 실정 까지 담은 개정판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준구
(2018/10/13 20:29)

사실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는 MB정부의 실정 그 자체보다 실정을 예상해 비판한 부분이 많았지.

 
회원가입
(2018/10/15 06:26)

위의 글이 몇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개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개떼마냥 교수님을 물어뜯기에 혈안이 되었더군요.

부동산 (아파트)에 관해서는 집단적 광기가 우리나라 사람들만한 데가 없는 듯 합니다.

정치인들이 아파트 값 떨어뜨리는 정책을 주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준구
(2018/10/15 21:44)

나더러 폴리페서라고 디스하는 친구들 있나본데 그 친구들 폴리페서의 정의가 뭔지는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네.
폴리페서란 한 자리 차지할 욕심이 필수조건인데, 내가 자리라도 하나 차지한 다음에야 그런 말 할 수 있는 거 아냐?
사회과학을 전공한 학자라면 당연히 사회비평을 해야 하는 거고.
그 사회비평의 내용이 지 맘에 안 든다고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하면 안 되지.
하기야 그런 헛소리에 신경 쓸 이유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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