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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10:31    조회수 : 306    추천수 : 9
 글쓴이   동훈학생,
 파일   첨부파일없음
 제목   건빵의 추억



얼마전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스낵 코너에서 건빵을 발견했습니다.


종류도 '보리건빵' 내지 ' 쌀건빵' 등 다양했고 푸짐한 양에 가격도 저렴해 보였습니다.


잠시 건빵을 지긋이 바라보니 군 시절이 생각 났습니다.


요즘도 군에서 건빵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군에 가기 전까지 어르신들로 부터 건빵 얘기를 많이 들어서 '옛날 군대 문화인가 보다' 고 생각 했는데, 실제 훈련소에서 보급 받으니 좀 놀랐습니다.


주로 유격이나 행군등 빡세게(?) 굴린 다음에 영양보충(?) 용으로 지급 했는데, 그때의 맛은 마치 미슐랭 별 백만개 갖다 붙혀도 모자랄 만큼 환상 이었지요.


여담 이지만, 훈련소 일주일째 되는 어느날, 제 관물함에 유성 사인펜으로 다음과 같은 낙서가 있었습니다.


"2007년 10월 29일 입대하는 후임들은 잘 들어라. 형아가 훈련소 팁을 알려줄게...." 하면서 시작된 낙서는 한달 먼저 입대한 훈련병이 쓴 장난 같아 보였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각종 훈련 과정의 난이도를 매겨 놓았는데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식 입니다.


제식- *
총검술 - **
태권도 - **
사격- ***
구보- ****
행군- *****
유격- ******
화생방(가스체험)- *이 무한대 (새로운 세상을 경험 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데, 그 훈련병이 철모에다 별을 4개나 그려놓고 가서 조교가 제가 한 장난인 줄 알고 기압을 주었지요.-_-;;)


재미있게도 마지막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건빵의 별사탕은 먹지마라. x력 감퇴된다"


그런데 위 소문이 군에 있는 2년 내내 돌고돌아 선 후임들 모두 별사탕만 빼고 먹었습니다. 그래서 제 동기 중에 한 녀석은 연애편지에 별사탕을 첨부해 보내기도 했습니다. ' 널 향한 내 마음이야' 하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지요.


며칠뒤 온 답장에 '이딴거 너나 먹지 왜 보내냐' 하는 힐난이 섞여 있었습니다. 배꼽잡고 웃던 전우들을 뒤로하고 의기소침해 하던 그 친구에게 면세 담배 한 보루 사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 십원 짜리를 송곳으로 갈아 금반지도 만들던 집념의 사나이라 저 또한 마음이 짠 하더군요.


암튼 제가 일병 때 까지는 건빵이 심심풀이 간식 이었습니다. 특히 장기나 바둑둘때 먹으면 집중력이 배가 되었지요. (별사탕도 잘만 씹어 넘겼습니다.) 그런데 고참이 되고 부터는 물려서 잘 안먹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말년되니 식생활(?)에도 변화가 생겨 후임들은 건빵을 우유에 말아 먹더군요. 이름도 '건 푸로스트' 라 하고요.


그런 추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자 진열대에 있는 건빵 하나를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아직 뜯지는 못했는데, 그때의 맛이 날지 사뭇 궁금합니다.


이따가 저녁에 차 한잔과 함께 먹어볼 생각 입니다.






 

This is written in Eng.
(2018/01/18 13:41)

건빵이 훈련병때가 제일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행군하다 10분 휴식때 건빵 먹었는데 엄청 행복하더군요. 그때는 전역해도 건빵 엄청 맛있게 먹을거라고 미친 생각을 했었는데 전역은커녕 자대에 오니 건빵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부식(이마저도 px 냉동에 비하면 한수 아래)이 많아서 바로 잊혀졌습니다.

군수과에선 거의 주기적으로 있었던 게 유통기한 지난 건빵 폐기 처분하는거였네요. 전 장병들한테 뿌리다시피 했는데 아무도 안 먹어서 그냥 버렸습니다. ㅋㅋ

 
동훈학생,
(2018/01/18 16:37)

확실히 자대 매점에서 전자 레인지에 돌릴 수 있는 각종 냉동 식품들(치킨 너겟, 너비아니, 만두)을 접하면 건빵의 인기가 사그러 들곤 하지요.ㅋ

 
이준구
(2018/01/19 11:18)

내가 있을 때는 군에서 지급되는 담배에도 정력감퇴제가 섞여 있다는 소문이 돌았어.

 
동훈학생,
(2018/01/19 11:54)

담배에 관한 에피소드로 휴가 나갈때 마다 윗 선임이 외제 담배 사오라고 부탁해서 한번은 복귀날 정문 헌병대 간부에게 걸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영창에 갈수도 있었는데, "우리부대는 한미 연합 훈련을 많이 하니 미군과 친해 지려면 양담배도 피울 수 있어야 합니다" 는 저의 괴상한 논리로 위기를 모면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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